오지석 1주기 추모,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하라"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오지석 1주기 추모,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하라"

본문

  14320_13314_149.jpg  
▲ 오지석씨를 추모하는 결의대회가 1일 보신각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호흡기 사고로 숨진 고 오지석 씨의 1주기인 1일,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권리 쟁취를 위한 집중결의대회’가 오후 2시 종로 보신각에서 열렸다.

고 오지석 씨는 지난해 4월,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오 씨의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인공호흡기에 이상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오 씨의 뇌사상태는 47일이 지난 6월 1일까지 이어졌고, 끝내 숨졌다.

오 씨는 호흡기 없이는 5분도 없이 숨을 쉴 수 없는 근육병 중증장애인이었으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는 이유로 취약가구 특례적용에서 제외됐다.

그는 활동보조서비스를 월 118시간, 하루 평균 4시간이 채 되지 않게 받고 있었다. 이에 서울시에서 월 100시간, 송파구에서 월 60시간의 추가지원을 받았으나, 하루 9시간을 제외한 15시간은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가 보조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는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여, 그들의 인간다운 삶과 자립생활을 위해 중요한 제도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공약으로 약속한 바 있다.

  14320_13315_1413.jpg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작년 4월 13일 고 송국현 씨는 집에서 홀로 있던 중 발생한 화재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화상전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4일 만인 17일에 숨을 거뒀다. 2012년 고 김주영 씨도 마찬가지로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사이 집에서 난 화재를 피하지 못해 숨졌다. 화마를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중한 장애인이었음에도, 두 사람 모두 장애등급에 따른 신청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여는 발언에서 “활동보조제도는 장애인의 삶을 마이어스에서 0(영)으로 끌어올려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생존권의 문제”라며 “제2의 고 오지석, 고 송국현 같은 사례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우려하며 포문을 열었다.

박현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최근 복지부는 이중지원과 남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예산을 줄이려고 하는데, 실제 그렇게 운영됐다면 정부는 왜 오지석 동지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최근 ‘복지재정 효율화 및 복지 군살 빼기’ 명목으로 ‘복지재정 3조 원 절감’을 목표로 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 복지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보장보다 ‘부정수급 근절’ 등 수급자들을 위축시키고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을 폐기시키는 것은 물론,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만65세 이상 장애인에게 기존 활동지원서비스 대신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수급을 강요함으로써, 서비스 시간 감소뿐만 아니라 요양 및 시설급여 중심의 서비스를 받게 되어 자립생활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14320_13317_1415.jpg  
 
  14320_13316_1414.jpg  
▲ 결의대회가 끝난 후 시위대가 청계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닫는 발언에서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활동보조 24시간은 인권과 삶의 문제”라며 “사고와 추모를 반복하는 이 상황을 멈추기 위해 더는 투쟁을 지체할 수 없다. 오늘 행사를 통해 다 함께 뜻을 전달하고, 진정으로 추모했으면 좋겠다”며 오후 추모제 행사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후 대회 참여자들은 보신각에서 출발하여 청계광장을 지나 광화문 해치마당으로 행진해, 오후 5시부터 ‘장애인 활동지원 사각지대 희생자 故오지석 동지 1주기 추모제’를 진행한다.

작성자문지숙 기자  moonichca@nate.com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