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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농어촌에 사는 장애인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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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내 한 마을에서 한 가족 4명 모두가 지적장애인인 모녀 가정이 친척과 이웃들에게 재산을 뺏기고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배경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취재했다.

 

가장 숨진 후 방치된 장애인 가정

이 사건의 개요를 보면, 지난 6월 16일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강원 양양군의 모 마을에서 이웃에 거주하는 장애인 자매를 상습 성폭행하고 임신시켜 출산하게 한 주민 2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또 자매의 아버지 사망보험금 및 장애연금 등 약 11억8천여만 원을 착복한 큰 아버지와 사촌도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구체적인 범죄 사실 적시에 따르면, 마을 주민 2명은 지적장애인 세 자 매 가운데 2명을 2년간 5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임신시켜, 성폭력 범죄의 처 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또 이들 자매의 큰 아버지 김아무개 씨와 김 씨의 아들은 자매의 부친 소유인 40억 원 상당의 부동산 을 담보로 10억8천만 원을 대출받아 자신들의 건물 구입 및 채무변제에 사용 해 착복했다는 것이다.

이어 큰아버지 등은 이들 자매의 부친이 2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받은 사망 보험금 9천만 원을 가로채고 또 자매가 받은 장애연금 1천만 원을 모아 둔 통장마저 관리해 주겠다며 가져가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게 강원지방 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다.

양양군청에 가서 장애인 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만났다. 양양군청에는 장애인 복지 담당 부처도 있었고, 저소득층 지원을 전담하는 희 망복지지원단도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양양군청의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모두, 그 동안 지적장애인 한 가족에게 일어난 인권침해 범죄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양양군의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 말을 종합해 보면, 양 양군에서 이들 지적장애인 한 가족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지난 1월 중순이라고 한다.

“당시 지역 교회 목사의 제보로 양양군 손양면에 있는 이 가정을 방문하게 됐다”며, “가서 보니까 한겨울 눈이 펑 펑 내리고 있는 추운 날이었는데, 난방도 되지 않는 방에 네 모녀가 방치되어 있었다”는 게 담당 공무원 말이었다.

“방안 벽지도 다 뜯겨져 나가 있는 상태였고, 네 모녀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제대로 씻지도 못한 비참한 상태로 방안에 사실상 감금되어 있었다”는 게 이어진 담당 공무 원 말이었다.

양양군 사회복지 담당자에 따르면, 당시 네 모녀가 놓여 있는 비참한 상태를 확인하고 군에서 긴급 사회복지 지 원 조치를 취해서 바로 거처를 옮겨 줬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양양군에서 이 가정에 대해 사례 관리를 시작했는데, 올해 3월 갑자기 세 자매 중 막내의 배가 불러왔고, 임신 사실을 확인한 양양군은 이 건을 지역 성폭력상담 소에 의뢰했다고 한다.

의뢰를 받은 성폭력상담소에서는 다시 이 사건을 경찰 에 제보해서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3개월 후 범죄 사실 전모가 밝혀졌다는 게 담당공무원 얘기였다.

그러면서 담당 공무원은 “위기에 처한 모녀 가정을 일 찍 발견 못한 잘못은 있지만, 방을 얻어 거처를 옮겨주 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해서 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모녀가정에 대한 사후 조치는 할 도리를 다했다”고 말 하고 있었다.

 

농어촌에 사는 장애인 전수조사 실시해야

사건 얘기를 덧붙이면, 이 가정에 문제가 생긴 건 작년 1월이다. 그때 가장이었던 세 자매의 부친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이 가정의 어려움이 시작됐다. 숨진 가장을 대신해서 남은 가족을 돌보겠다고 나선 큰 아버지와 사촌이 가족을 돌보기는커녕 가족을 난방도 안 되는 방에 방치하고, 사망보험금과 장애연금을 가로채는 등 해서는 안 될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여기에다 설상가상으로 가족을 돌보는 사람이 없다보니 까 자매들이 성폭력 범죄에 노출돼 급기야 2명의 자매 가 동네 주민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 중 한 명이 임신해서 아이를 출산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현재 이 가정은 양양군이 개입해서 지적장애가 심한 둘째는 강원도 내 한 거주시설에 보내졌고, 나머지 어머니 와 두 딸은 양양군에 거주하면서, 군에서 주선해 준 일자리를 얻어 일을 다니고 있다.

이 모녀 가정에 대한 사후 지원은 “빠른 시일 내에 성년 후견인을 지정해서 이 가정을 돌보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양양군청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의 얘기였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하나의 문제점은, 한 가정 4명의 지적장애인 중 어머니와 큰 딸은 그 동안 장애 등록이 안 되어 있다가 이번에 발견돼서 장애 등록을 한 경우라는 것이다.

염전 장애인 노예사건처럼, 장애가 있는데 행정 관청의 무관심으로 장애인 등록을 못하고, 그래서 노출이 되지 않은 장애인들이 농어촌에 많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문제점이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아울러 도시 지역과 달리 농어촌 외진 곳에 사는 장애인 들 경우는, 그중에서도 판단에 어려움이 있는 지적장애 인들의 경우는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인권 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책은 이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농어촌 지역에 사는 장애인들 전수조사를 실시해서 농어촌 지역에 사는 장애인들이 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 인권 피해를 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조사부터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할 수 있겠다.

작성자이태곤 편집장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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