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이사람] 4월의 신부 송희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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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아 객원사진기자 |
송희정 씨를 기억하는가. 2005년 8월호 표지모델을 했던 그가 당시 교제 중이던 사람과 드디어 결혼식을 올린 것. 이번에도 웨딩드레스는 물론 스튜디오 촬영에서 입었던 옷들도 모두 팔을 시원하게 드러낸 것들이었다.
“처음엔 신랑 부모님이 제 장애를 낯설어 하시지 않을까 싶어 신랑과 상의를 했는데, 그가 무엇이든 제 마음에 드는 드레스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신랑은 재미교포. 때문에 2년이 넘게 연애를 했지만 정작 부모님을 직접 뵌 건 결혼식 3일 전이었다. 물론 그동안 사진을 교환하고 전화 통화도 하면서 서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던 것인데, 역시 기우에 불과했다. 정작 데이빗(신랑)의 부모님이 신경 쓰신 것은 ‘한국적인 것’들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쪽을 져 올린 머리에 아름다운 비녀를 꽂은 데이빗의 어머님은 단아하고 아름다웠다. 30년 만에 고국을 찾았다는 데이빗의 이모님은 고운 빛의 한복과 비녀에 소녀처럼 즐거워하셨고, 전형적인 미국인인 데이빗의 아버지는 한복을 처음 입고는 주머니가 없다며 신기해하셨다.
결혼식은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진행됐다. 처음 데이빗을 만났을 땐 서로 말없이 눈빛만 나눴는데, 이제는 희정 씨가 영어를 배워서 별 무리 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데이빗이 한국어를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덕분에 우리도 처음 희정 씨를 만났을 때처럼 눈빛만 나눴다. ^^;;)
“내년엔 대학에 들어가려고 준비 중이에요. 데이빗과 결혼하면서 함께 다짐을 했거든요. 앞으로 50살까지는 자기개발을 열심히 하고 그 뒤엔 이를 바탕으로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로 말이에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단다. 그래서 대학도 사회복지학, 유아교육, 신학교 상담 등을 놓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지금은 어린 아이들에게 마음이 가서 아이들이 희망을 품고 제대로 교육을 받으며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은데, 그것 말고도 해야 할 것들이 떠올라 아직은 열린 마음으로 공부부터 할 예정이란다.
살짝, ‘둘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기대를 품고 있냐.’고 물었더니 희정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처럼만, 딱 지금처럼만 지냈으면 좋겠어요.”
행복이 가득한 목소리다. 아니, 봄 샘이 솟듯 퐁퐁 흘러넘쳐 주변 사람들까지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이 행복이 영원토록 지속되기를, 그리고 그 행복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그의 꿈도 이루기를 기도해 본다.
ⓒ 정선아 객원사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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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은영 기자 blank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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