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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권과 이동권, 시설 장애인에게도 보장하라"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생활인 한규선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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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 중에는 인권유린, 횡령, 비리 등의 문제를 일으킨 시설들이 끊이질 않았다.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그 의혹이 세상에 드러나는 결정적인 이유 중 대다수가 시설 종사자나 자원봉사자였다.

그러나 이번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이하 석암요양원) 이전 문제에 관해서는 요양원 생활인들이 직접 관할구청, 서울시청, 복지부 등에 민원을 넣고, 생활인들끼리 찬반 서명을 하고, 외부 관련 단체와 연대를 하는 등 당사자들이 나서서 행동을 취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양천구청 앞에서 당사자로써 목소리를 높였던 석암요양원 생활인 한규선 씨를  <함께걸음>이 만나봤다.


   
 
  ▲ 석암요양원 이전 문제를 직접 이슈화한 생활인 한규선 씨 ⓒ김형숙 기자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이전 과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요양원 이전에 관해서 석암재단 측은 생활인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안했다.

요양원 이전을 계획, 추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철저히 배제됐다.

생활인 몇 명이 요양원 이전 반대를 표명하고 나서자, 그 때서야 설명을 했다.

내가 생활인들에게 직접 반대 서명을 받았더니, 석암재단 측은 그것을 강제로 빼앗았다.

내가 요양원도 생활인들에게 찬성 서명을 받았는데, 왜 생활인이 추진하는 반대서명은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무조건 안된다고 했다.

이는 생활인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석암요양원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설에서 사는 장애인이 겪는 현실이다.

우리는 단지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고 싶다는 것이다. 장애인도 엄연한 국민이다. 헌법이 보장한 거주권와 이동권을 우리도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

경기도 김포시 양곡리에 있는 석암요양원이 송마리로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

요양원을 송마리로 이전하면 우리는 지역사회로 나올 수 없다.
현재 양곡리에서는 1시간에 1대 씩 있는 저상버스나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시내로 나갈 수 있지만, 송마리 이전 부지에서는 일반버스 정류장까지도 30분은 걸린다.

재단 측에서는 차량을 대겠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원할 때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못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양곡리가 재개발 되기 때문에 주거환경으로 더 안 좋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전 부지 근처에는 민가도 거의 없고 공장과 축사가 가까이 있어 더 열악한 환경이다.

석암요양원 측의 장애인수당과 피복비 지급에 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어떤 상황인가.

석암재단 측에서는 복지부가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장애인수당을 개인통장으로 직접 지급하기로 한 것을 생활인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우리는 최근에야 그 사실을 다른 경로를 통해서 알았다. 현재 지적장애가 없는 생활인들에게는 장애인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생활인들에게는 주지 않는다.

장애인수당은 장애종류와 상관없이 정부가 장애인 당사자에게 지급하는 돈인데, 왜 요양원 측은 우리에게 전달하지 않는가.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생활인들에게 쓰라고 피복비를 지원하는데 그 예산은 다 어디다 쓰고, 왜 우리에게 맨날 똑같은 싸구려 의류만 제공하는가.

더구나 석암재단 측은 장애인수당 횡령혐의로 고발된 상태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장애인 수당과 피복비를 우리에게 직접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양천구청이 감독할 의무가 있는데, 제대로 안했다.

이에 우리는 석암요양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모아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1인 시위를 할 것이다.
작성자최희정 기자  prota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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