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복지증진이 60만 전주시민 모두가 잘 사는 길입니다” > 함께 사는 세상


“저소득층의 복지증진이 60만 전주시민 모두가 잘 사는 길입니다”

- 김완주 전주시장

본문

 

흔히들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컫는 지방자치제가 부활되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남에 따라 장애우복지정책도 지역의 특색에 맞게 시행되고 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장애우복지특수시책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실현해나가고 있는 전주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진두에 서서 진정한 지자체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김완주 전주시장을 함께걸음이 만났다. 김완주 시장은 전북 전주부 상생정(현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에서 태어나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전북도청에서 내무부 지역정책과, 재정과 계장과 기획담당관으로 재직했으며, 1989년 전북 고창군수, 1992년 전북 남원시장을 거쳐 1998년엔 전주시장으로 취임했다.


─ 제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인터뷰하면서 늘상 갖는 느낌중에 하나는 지방자치 책임자가 중앙정부와의 관계나 행정제반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재정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지역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이렇게 내려왔습니다.(웃음) 최근에 시장님은 전주영화제 개최와 노인복지병원 개원 등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계시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요.

“우선 우리 전주에 깊은 관심을 가지시고, 직접 방문해주신 김정열 소장님께 60만 시민을 대표하여 감사드립니다.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루어 전주가 영화의 메카로 새롭게 부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운영상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여론과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미루어오던 전주노인복지병원도 치매로 고생하시는 분들과 가족들을 위하여 지난 6월에 개원하였습니다. 그 외에 전주 바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자전거타기 운동을 비롯, 이런 저런 행사에 참여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자전거타기 운동은 제가 좋아하는 사업 중 하나로, 저도 매주 토요일은 운동삼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건강을 지킵니다.”


소아마비장애우인 조카로 인해 장애우문제 관심가져


─ 전주시에서 주로 노인이나 장애우들에 대한 복지시책을 많이 시행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만큼 시장님께서 사회적 약자인 노인이나 장애우들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장애우나 노인들에게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저희 어머님이 노인성 치매로 수년간 많은 고생을 하시다 지난번 유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그때 가족들의 고통 또한 많았지요. 그때부터 소외되어 있는 노인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장애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훨씬 오래 전입니다. 제 조카 중 하나가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렸어요. 그때 저는 고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제가 그 애를 업고 서울에 있는 병원을 다 뒤졌습니다. 그런데도 소아마비 백신을 구할 수 없어서 조카에게 투약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 그때 실은 우리나라도 소아마비백신이 무료로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병원에서 그걸 안 팔았죠.

“저도 나중에 그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백신이 무료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몰랐어요. 아마도 몰라서 그냥 방치해둔 경우도 많이 있을 겁니다. 아무튼 그 일을 겪고 난 후, 장애문제와 복지문제는 국가의 기본인데, 우리나라가 국가의 최저기본도 못하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 사회적 차별과 편견으로 조카의 인생이 뒤틀려지는 것을 보면서 장애우문제, 이것은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그 조카를 계속 케어하면서 장애우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지금 현재 그 조카분은 어떻게 지내십니까?

“사춘기때부터 엄청난 방황을 했고, 나이가 상당히 들은 지금도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에 대해서 많이 고통스러워합니다. 장애우 편의시설이나 장애우를 대하는 태도는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소위 말하는 ‘편견’이라는 것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 모양이예요.”


─ 그래서 시장님께서 장애우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고, 장애우 관련 정책도 많이 내놓으시는군요. 그렇지 않아도 최근 컴퓨터교육이나 직업교육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전주시 장애우복지특수시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계획을 내놓게 된 배경과 그 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60만 전주시민 모두가 고르게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노인, 장애우 저소득층의 복지가 고르게 증진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장애우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직업입니다. 직업을 가짐으로써 독립심을 키우거나 경제적 자립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지체장애우 자립을 위한 기술교육, 공공시설 내 자동판매기 장애우 우선 허가, 장애우 창업교실 운영, 이동목욕차량 운영으로 복지서비스로 제공, 저소득층 노인안마 공공근로 사업 등입니다. 특히 최근에 시작한 저소득층 노인안마 공공근로 사업은 실직한 안마사 및 생활이 어려운 시각장애우들에게는 일자리창출과 재활기회를 부여하고, 외롭고 쓸쓸하게 소일하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안마 및 말벗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양쪽 모두에게 환영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복지정책 세워야


─ 그러면 시장님께서는 그런 장애우를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세울 때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시는지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장애우, 노인 등 소외계층들이 사회적 무관심이나 편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많이 지켜봐 왔습니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이 속해있는 가정에서조차 외로움을 느낍니다. 따라서 장애우, 노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사업은 일차적으로 ‘가정살리기’에 주안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소득 서민주택 고쳐주기 사업이나, 국민기초생활법에 의한 생계비 지원 등을 통해 장애우 가족을 비롯하여 모든 시민의 최저 생활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계속 추진 중이니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 저희 단체는 한 14~5년 정도 장애문제를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는 단체인데요, 지방자치가 되면서 기대와 우려를 반반씩 했었습니다. 장애유형과 지역의 특색에 맞는 정책이 세워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지역의 일정한 힘을 가진 집단은 다분히 기득권에 가까울텐데 그런 경우 소수의 소외계층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이 되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그것이었는데요. 시장님께서는 지방자치제 이전에도 관선에서 활동을 하셨으니까 분명히 그런 것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제가 봤을때는 기득권일 경우에 훨씬 장애우를 많이 의식합니다. 이것이 전라북도만의 현상인지 전국적인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전라북도의 시민단체들이 단골로 취급하는 메뉴가 장애우 문제입니다. 또 전주시의회에는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장애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장애우단체의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해서 문제제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예전에 비해서 장애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조금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군요.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민선이 소외계층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반영할 수가 있다면 뭔가 이 지역에 맞는 특별한 복지 서비스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글쎄요…. 행정상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공무원 중에 사회복지 전문자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지수요에 대한 기본 데이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지역에 맞는 복지수요조사를 하고, 그것에 맞추어서 사회복지 중장기계획을 세웠습니다. 물론 아직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 중장기계획이라고 하면 복지5개년 계획 같은 것 말씀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워낙 예산의 규모가 크다보니 우선은 직업을 마련해주거나 직업훈련을 시키는 것, 그리고 장애우의 집을 고쳐준다든지 하는 사소한 내용부터 저희 나름대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12월부터 시행할 계획 중 하나가 장애우용 택시를 운영하는 것인데, 이 택시는 트렁크를 개조해 휠체어를 싣고, 앞좌석은 안내견을 태울 수 있어 장애우들이 이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을 최소화한 것입니다. 게다가 콜택시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평상시 일반 손님을 대상으로도 영업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시민들의 좋은 반응이 예상됩니다. 그밖에 중장기적으로 차차 시행하게 될 계획이 장애우들의 취업기회 확대와 자립능력을 키우기 위한 장애우전문복지회관 건립이라든지, 장애우복지기금 조성, 또 장애우와 노인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사거나 문화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복지카드 발행 등이 있습니다.”


─ 그러한 복지시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 조달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계신지요.

“전주시에서는 저를 비롯하여 간부들이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확보를 위해 기획예산처 등 중앙부처를 방문해 지역현안 사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한 결과, 작년에 비해 4백 32퍼센트가 증가된 1천3백42억 원의 국가예산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또 전주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 하에서도 소외계층인 저소득층, 장애우 등을 위해 전체예산 5천8백62억 원 중 8.6퍼센트인 5백2억 원을 편성하여 추진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은 상하수도 공사, 시설투자 등 도시 기본적인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기초 서비스에 상당히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거의 중앙정부에서 복지서비스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만, 차츰 자치단체가 나름대로 독특하게 복지시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 지역 자체적으로 세금을 감면한다든지, 지방세를 걷는다든지 하는 위임된 것 이상의 것들은 아직 안되는 모양이지요.

“조세법률주의로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것이 안되죠. 우리나라의 재정은 실상 중앙집권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쪽 지방자치제라고 하죠. 그래서 전국시장협회에서 줄곧 논의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재정체계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 특히 장애문제의 경우에는 너무나 서울 중심으로 정책이 세워지고, 예산도 배정이 되는 경우가 많죠. 가령, ‘지하철 요금 감면’이 장애우복지정책의 1순위가 되었을 때 지하철이 없는 다른 지역의 장애우들은 굉장히 불만이예요. 똑같은 세금내고 사는데 말이죠. 이럴때는 지역특색에 맞는 다른 정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죠. 서울의 지하철 요금을 감면하면 대신 여기는 버스에 리프트를 달아준다거나, 아니면 다른 교통수단을 마련해야죠. 말하자면 지하철 요금 감면이 장애우의 접근성 확보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대신 지하철이 없는 지방은 장애우를 위한 다른 교통수단을 마련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시장님께서 나름대로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시는 게 엿보이는데요. 그러면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전주시가 겪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바람직한 지방자치시대가 정착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얘기해 주시죠.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우리 전주시에서는 시대적 변화추세와 시민 여망을 토대로 민선 2기 시정지표를 ‘이제 전주를 바꿉시다’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시정 바꾸기’, ‘도시 바꾸기’, ‘의식 바꾸기’ 등 3대 전략을 추진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특히 민선 2기 이후 강력한 개혁을 통해 과거 위만 쳐다보는 공직 행태가 이제는 주민위주의 행정으로 시각이 바뀌고 행정서비스 수준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으며, 또한 시민들의 참여의식도 상당히 높아져 설문이나 의견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바람직한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봅니다. 먼저 지방의 자율과 창의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국가와 자치단체간의 사무배분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며,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재원도 이양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방의 행정수요는 곧 지방재정 수요로 연결되는데, 민선자치 이후 급증하고 있는 행정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현재의 지방재정이 근원적으로 매우 취약한 실정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자치단체의 발전에 따른 지역이기주의 확산으로 자치단체간 이해다툼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민선자치를 시행한 후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가운데서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발전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민선단체장, 지방공무원 등 모두가 자치역량과 지역경쟁력을 키워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전주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저희 독자들과, 시장님의 조카분을 비롯한 많은 장애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장애우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애우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좋아지고 있습니다만. 그런 면에서 전주시는 사랑이 많은 따뜻한 도시라고 자부합니다. 그 예로 전주시가 전국에서 자원활동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것입니다. 전국 자원활동 인구는 평균 5퍼센트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만, 전주는 15퍼센트이상입니다. 따라서 전주에서만큼은 장애우 분들도 혼자라는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웃음) 사회적인 시각이나 편견이 장애우들에게는 아직 많이 고통스럽고 힘들 줄로 압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여러 곳곳에 여러분을 생각하는 자원활동자를 비롯해 장애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용기 잃지 마십시오.”


─ 장애우를 비롯한 소외계층들이 그 사회에서만큼은 공동체 일원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살고 있다는 지역이 어느 한 군데라도 있으면 세상 끝까지라도 찾아가서 소개하고 싶은데, 아직은 많이 못 찾고 있습니다. 좀 더 그런 지역이 많아지길 바라면서, 내년쯤 되었을 때 전주에서만큼은 공동체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분들을 직접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담 김정열 편집주간 | 사진 김학리 | 정리 김경희 기자


작성자김경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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