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애우 핫도리 씨, 한국의 월드컵 개최도시 무장벽 여행 > 함께 사는 세상


일본 장애우 핫도리 씨, 한국의 월드컵 개최도시 무장벽 여행

[기획] 세 바퀴로 가는 월드컵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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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 일 월드컵을 맞이해 일본인 핫도리 카즈히로 씨가 월드컵 개최도시를 순화하는 무장벽여행에 나섰다. 일본 혼슈 가나가와현에 있는 도시 요코하마 출신의 38세 핫도리 씨는 오토바이 매니아인 평범한 카레가게 주인이다.
어릴적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일주하는 것을 꿈꿨던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1986년 북미대륙을 오토바이로 횡단을 하던 차에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 장애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핫도리 씨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2000년에 다시 개조된 오토바이를 타고 사고로 다이루지 못했던 북미 대륙 횡단을 마쳤다. 그리고 그의 전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월에 13일간 삼륜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 월드컵 개최도시를 달리면서편의시설 환경 개선과 무장벽공간 만듥디 운동을 펼쳤다. 그리고 5월, 그가 한, 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무장벽여행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다.

 

5월 2일 서울에서 발대식을 기점으로, 그는 한달 여 동안 한국의 월드컵 개최 도시 무장벽 여행을 하게 된다. 서울을 출발해 인천, 수원, 대전, 전주, 광주, 제주도, 부산, 대구를 종주할 계획인데 각각의 지역에서는 간담회와 토론화, 지역 인사들과의 만남이 계획되어 있고, 제주에서는 시민들과 3km 함께걷기운동을 전개해 많은 시민들에게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편의시설의 필요성을 알려냈다.

제주 일정을 마치고 온 핫도리 씨를 부산에서 만나 1박2일동안 그의 삼륜오토바이를 타고 함께 다니며 취재했다. 한국에 오자마자 여권이 든 지갑을 잃어버려 걱정이 가득했던 핫도리씨는 부산경찰서에서 가방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아서인지 부산일정 내내 밝은 모습이었다. 그가 무장벽여행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질문 : 한국의 월드컵도시 무장벽 여행을 계획하게 된 계기는?

답변 : 2000년 북미대륙을 일주할 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우연히 정립회관에서 한국을 방문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너무 기쁜 마음으로 바로 가겠다는 응답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이 열리는 곳이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행사가 아닌 여러사람이 함께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장애와 바장애, 한국과 일본을 넘어서 여러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

 

질문 : 한국의 장애우 편의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어떠한가?

답변 : 전반적으로 한국의 장애우 편의시설은 일본보다 좋지 않다. 먼저 도로인 경우 장애인이 건너가게 되어 있지 않다. 교차로도 건너가기 힘들다. 또 한국의 건물 출입구가 대부분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를 탄 장애우가 오르기 힘들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거리에서 휠체어 장애우를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질문 : 편의시설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회환경이 장애우가 거리로 나설 수 없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

답변 : 그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래 전 일본 역시 편의시설의 미비로 장애우들을 거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많은 장애우들이 거리로 나와 편의시설의 필요성을 몸소 보여줬다. 집회를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많은 장애우들이 세상으로 나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들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질문 : 현재까지 돌아본 한국의 월드컵경기장은 일본의 경기장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답변 : 일본의 경기장과 가장 큰 차이는 화장실이었다. 일본의 경우 출입문이 자동문이거나 미닫이로 되어 있는데 한국의 경우는 여닫이문으로 되어 있어 불편했다. 또 일본의 경우 거의 모든 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는데 한국에 와서는 한곳밖에 보질 못했다.

 관람석의 경우도 일본은 장애우관람석이 경기장 중간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한국의 경우는 맨 끝에 자리하고 있는데다가 앞사람이 일어서면 시야가 가려져 경기를 볼 수도 없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장애우들이 대부분의 경기장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한국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시각, 청각장애우를 위한 편의시설은 한국과 일본 모두 미비했다.

오늘 돌아본 부산경기장은 유감스럽게도 별로 좋지 않았다. 휠체어관람석에서는 앞사람이 일어서면 경기를 볼 수 없는데다가 전광판도 잘 보이지 않아 경기장에 가는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장애우엘리베이터도 하나밖에 보질 못했고, 화장실의 손잡이나 휴지걸이가 너무 멀거나 높이 있었다. 긴급한 상황시 대피하는 비상구도 비장애우 중심으로 만들어져 장애우는 위험상황속에서 자신의 목숨을 비장애우의 손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중요한 건 전반적으로 경기장을 설계한 사람들이 장애우가 혼자서 경기를 보러오는 경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질문 : 이번 우리 나라 월드컵 개최 도시 종주에 대한 기대나 소망은 무엇인가?

답변 : 이번 여행의 테마는 연대다. 내가 여행하는 동안 장애우든, 비장애우든 많은 사람이 모였으면 한다. 집에 있는 장애우들도 모두 나와서 나의 여행에 친구가 되어 동참했으면 한다. 그들과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모든 차이를 뛰어 넘어서 인간적인 친구가 되었으면 한다.

 

질문 : 한달 간 무장벽 여행이 끝난 후 앞으로의 계획은?

답변 : 5월 30일 서울에서 해단식을 한 후 6월 3일 부산으로 내려가 배를 타고 규슈에 도착 후 8일 내가 살고 있는 요코하마로 돌아가게 된다. 한국의 월드컵 도시를 방문하면서 두 장의 천에 사람들로부터 월드컵에 관한 사인을 받을 것이다. 그것으로 깃발을 만들어 월드컵 결승전이 있을 때 경기장에 가서 날리고 싶다.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경기 때 깃발을 날리고, 다시 8월에 열리는 장애인 축구대회 때도 경기장에 가서 깃발을 날릴 것이다. 이렇게 깃발을 날리는 것은 일본인과 한국인, 장애우와 비장애우의 경계를 넘어서서 하나로 연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핫도리 씨는 이번 여행을 통해 모든 경계를 허물고 연대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의 무장벽여행은 한국인과 일본인,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허물어 모두가 하나되는 월드컵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동시에 장애우에게 장벽이 없는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편의시설이 얼마나 중요한 도구인지를 알리는 일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글 사진 이나라 기자

작성자이나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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