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유재건, 문로무알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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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장애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
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
생방송 심야토론 진행자 유재건
유재건 경원대 학장은 교육자이기보다는 매주 토요일 밤 KBS1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생방송 심야토론"의 진행자로 낯익은 인물이다. 그는 시사문제를 다각도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이 프로에서 명사회자로 성과를 높이고 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한국장애인공동대책협의회에서 연 "지방자치시대의 장애인복지정책 과제집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정책 과제집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재건 학장은 정책과제집 출판에 대해 "장애계에서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정책과제지블 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대안을 가지고 지자제에 참여하려는 것 자체가 장애계가 성숙해 있다는 증거"하고 말했다. 유 학장은 이어 "정책과제집에서 아쉬운 점은 우선순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책과제집은 45개의 과제를 나열하고 있는데 이걸 10가지 정도로 줄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정책과제집을 평가했다.
그는 정책과제집 평가에 그치지 않고 지자제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그에 따르면 지자제에 대한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지자제가 자칫하면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지방정부에 떠맡겨 버리는 상황을 불러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23년이라는 세월을 미국에서 지냈다. 그가 귀국한 것은 5년 전이다. 그는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했는데 직업상 미국의 법체계를 접할 기회가 많아 자연스럽게 미국의 지방자체제에 일가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그는 이번 지자제 선거에서 장애계가 해야 할 일로 "장애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뽑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유재건 학장은 또한 복지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는 실제로 3년전부터 교통유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어 장애계와도 인연을 가지고 있다. 교통유아재단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는 단체이다. 이런 단체에서 일하면서 그가 가지게 된 장애우 복지에 대한 인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개발독재 성장위주의 사회였기 때문에 분배라든가 형평, 삶의 질 문제는 꺼내지도 못하게 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삶의 질 문제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됐습니다. 때문에 위정자들도 더 이상 장애우 복지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복지는 어디까지나 분배의 문제인데 미국에서처럼 우리나라도 장애우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때가 조만간 올 것으로 봅니다"
"미국은 공공시설 매점 운영권을 모두 장애우에게 주고 있다"고 소식을 전한 유재건학장은 계기가 된다면"장애우 문제도 심야토론에서 다뤄보고 싶다"고 언급하며 말을 맺었다.
글/이태곤(함께걸음기자)
"사회복지는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죠"
성동종합사회복지관 문로무알도수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 속에 개관한"성동종합사회복지관"이 개관1주년을 맞이하였다. 이에 맞춰 성동복지관이 설립 후 주민들의 의식변화와 욕구 등을 통해 관의 운영방안을 설정하기 위한 조사 자료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자료집은 93년 12월 설립 당시부터 준비를 시작해8주 정도의 조사와 자료 통계분석 등 1년 정도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자원 활동자들과 직원들이 주민들을 방문해 욕구도와 인식도 등을 직접 면담과 설문을 통해 조사하고 분석해, 전국 복지관들 중에서 최초의 실질적인 조사 자료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편집과 분석 등 자료집 제작에 참여했던 문 로무알도 수녀는 "이 자료집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결과는 주민들의 90% 이상이 복지관의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것입니다. 개관 당시의 반대가 소수의 의견이었을 뿐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결과이죠"라고 말하며 "당시 반대는 장애우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행동이었을 뿐"이라고 주민들의 반대를 이해하고 있다.
문 수녀는 94년 12월 복지관 설립직후부터 홍보부에서 일해 왔다. 복지관의 정기적인 회보 편집과 각종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점자 도서실 관리 등 시각장애우들에게 점자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점자 도서실의 이용자가 극히 소수라는 점에 착안하여 도서실의 한쪽을 개조하고 각 처에서 도서를 기증받아 일반 이용자들에게 책을 대출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요즈음 통합이라는 말을 부쩍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데, 저희 복지관은 이 자체가 통합입니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같은 공간을 이용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큰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통합복지관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죠"
굳이 문 수녀의 말이 아니더라도 성동복지관은 비장애우와 장애우가 한 장소에서 활동하면서 함께 식당을 이용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조기교실과 탁아방의 실질적인 통합교육 프로그램까지 비장애우의 장애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사결과 "지역주민들의 복지관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은 만큼 생후24개월부터 노인에 이르는 모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문수녀의 사회복지가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장애우와 비장애우 모든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복지관이 자리잡아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글/김상연(함께걸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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