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희수 시인 1주기 추모 특집
본문
나는 보았다.
골방에 갇혀 세월을 갉아먹는
영혼을 보았으며
잠 자는 머리맡에 바짝 다가않아
머리칼을 뽑아 들고
사방에 내던지며 키워가는 증오심도
보았다…(중략)
지난 해 10월 30일 자신의 시에 절절하게 풀어놓았던 "증오"와 "고통"을 가슴에 품고 정희수 시인은 그렇게 훌쩍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어느 덧 한해가 지났다. 한 시인의 죽음이 얼마나 빨리 잊혀지는지 그리고 세월의 그림자에 묻어버린 그 증오와 고통은 또 얼마나 빨리 닳아 없어지는지… 지난 한해 우리가 삶아낸 수많은 날들 속에서 다시 꿈틀거리며 아우성치는 소아마비 장애우 시인 정희수. 그의 "글", 그 고통의 굴레는 혹시 우리 모두가 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는 아닌지, 정희수 시인의 "증오"와 "고통" 그 풀지 못한 응어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으로 살아남은 모든 이들이 진 빚 감당에 조금이나마 대신해 본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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