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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새땅을 위하여] 다시 살펴보는 산재 현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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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과 포장쓰레기

재생 종이를 사용한 카드를 직접 만들어 일치감치 돌리는 것도 환경을 살리고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성탄 카드를 보내지 않고 성탄 전화로 대신 한다면 성의가 없는 것일까?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온 교회여 다 일어나 다 찬양하여라. 다 찬양하여라. 다 찬양 찬양하여라."
  해 마다 12월이 되면 거리마다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케롤송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펜시가든·아트박스·영코아·백화점 등 크고 작은 상점들은 성탄 대목을 노리고 예쁘게 포장된 선물꾸러미를 쌓아놓기에 바쁘다. 길 한 모퉁이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거리를 점령(?)한 카드코너 등 잡상인들의 호객행위에 묻혀버린다. 마침 성탄을 기다리던 이들은 어느덧 성탄이 다가옴을 느끼며 양손 가득 선물꾸러미를 들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이렇게 사들인 선물들은 포장으로 인해 화려한 모양으로 치장되지 만 많은 양의 포장쓰레기를 쏟아낸 다. 몇 년 전 H백화점의 학용품 코너에서 선물용 상품 세일을 한 적이 있다. 18가지 학용품이 수입대나무에 담겨져 18,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 중 포장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면 대바구니 1,500원 비닐코팅 쇼핑백 1,000원 포장지2,000원 꽃리번 500원으로 5,000∼6,000원이나 든다. 판매가의 33%가 포장재 값이다. 이것은 단 한번의 눈요기를 위해 사용될 일회용 쓰레기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포장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를 쉴게 찾을 수 있다. 밸런타인 날은 연중 판매되는 초콜릿 양의 절반이 판매된다. 이날 팔기 위해 진열된 초콜릿을 보면 초콜릿 서너 개에 특수 플라스틱 용기의 상자를 씌우고 그 위에 다시 비닐포장을 한 뒤 꽃리번을 달아준다. 그리고는 몇 백 원에 그칠 초콜릿 값이 몇 천원으로 판매된다. 화장품은 어떤가. 적은 내용물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는 두터운 유리용기에 들어있는가 하면종이상자로 싸고 또 그 위에 천을 씌운다. 포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시 상자포장을 하고 그 위에 코팅 종이나 비닐로 다시 싼 뒤 리번을 단다.

  이렇듯 선물을 하거나 받는 모든 물건에는 포장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게다가 포장된 선물들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또 한번 쇼핑백에 넣어진다. 단지 "선물"하기 위해서. 과연 이중삼중 포장된 선물 안에 소중한 자신의 마음을 담았는지 나 모르겠다.
  이번에는 TV, 냉장고, 라디오 등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대리점에 가보자. 기업에서는 상품보호를 위해 제품을 스티로폼으로 싸고 그 위에 다시 두터운 종이박스로 이중포장을 한다. 종이박스는 접어두면 이사하거나 운반할 때 이용 가능하지만,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 스티로폼은 쌓아두기도 부담이 되고, 재활용하기도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이러한 포장폐기물은 연간 4백 40여만 톤으로 전체쓰레기의 15.5% 을 차지하니, 이보다 더 큰 낭비가 없고 소비자들은 상품의 원가보다 포장재 비용의 추가부담으로 최소한 40%의 가격부담을 지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포장 재료는 비닐이거나 코팅 종이여서 공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그대로 땅 에 묻을 경우에는 흙이 되기까지 약 30년 이상이 걸려 토양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성탄과 연말연시를 맞아 각 가정에는 연일 겉치레 인사장과 연하장이 끊일 날이 없다. 우체국  직원은 이러한 연하장·카드·각종  선물이 전체 우편물의 60∼70%를  차지하며, 12월 우편물의 양은 평상시보다 2배나 되는 양이라고 한다. 더욱이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있어 우편물이 엄청나게 늘어나 우체부들이 허리가 휜다며 한숨짓는다. 이런 우편물을 받아본 이들은 우체부들의 고생을 아는지, 대개는 한번보고 쓰레기통에 버린 다. 고급화되어져 가는 연하장 및 카드는 대부분이 고질의 종이에다 코팅까지 되어 있어 재생하기가 곤란하고, 조그마한 낱장이어서 신문지처럼 모으기 힘들다.    재생 종이를 사용한 카드를 직접 만들어 일치감치 돌리는 것도 환경을 살리고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성탄 카드를 보내지 않고 성탄 전화로 대신 한다면 성의가 없는 것일까? 성의는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성탄 전화는 우편물쓰레기를 줄이고 우체부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연하장에서 절약되는 돈을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어 해마다 줄어드는 모금에 사랑을 심는다면 누가 성의 없다 타박하겠는가.
  성탄절을 맞이하여 쓸데없이 사 용되는 포장으로 인해 발성하는 각종쓰레기를 줄이고, 진정 축복된  날의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92년의 성탄절이 되기 위한 우리의 작은 노력이 절실하다. 2천년 전 소박하고 조용한 탄생과 동방박사 세 사람의 정성어린 선물의 의미를 되 새겨 봄이 어떨까. 이번 성탄절은 그동안 돌보지 못한 소외된 이웃들과 우리의 삶을 함께 나누며, 지구를 가꾸고 살리고자 하는 다짐과 실천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각 상품에 드는 포장비용이 임의로 정해져 상품 값을 높이고 있다. 이에 포장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선택을 소비자가 하도록 하여 이 포장비용이 불우이웃과 난치병의 치료비로 모금되어 사용한다면, 포장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고 낭비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또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쁨도 간직하는 뜻 깊은 성탄이 되니 1석3조라 하겠다. 이러한 작은 생명의 거금들이 인류에게 생명을 주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한층 의미 있게 하고 그 기쁨 또한 값질 것이다.

  그렇게 할 때 훗날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지구 살리는 일과 이웃 살리는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너의 생명을 구원하리라" 하는 축복된 말을 다같이 듣게 될 것이다. 2천년 전 예수가 모두의 무관심 속에 초라한 마구간에 피조물의 모습으로 온 것도 지금처럼 파괴된 인간과 인간·인간과 자연의 관계 회복, 즉 창조질서회복을 위해서였다. 인간은 생태계의 한 구성요소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창조되었고, 따라서 우리의 생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속해 있는 자연의 생명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지구가 살아있을 때, 우리의 생명이 사는 것이고 성탄의 의미가 실현되는 것이다.
  부디 이번 12월은 이기적이고 사치적인 성탄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자연과 함께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작성자교회환경연구소 홍보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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