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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난 장애우]함께나누는 삶의 자리에서 부르는 그날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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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되는 자리
여태까지 재야집회나 날씨 관계로 두 번 빠졌을 뿐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오후 다섯 시부터 늦은 시각 저녁 열시 까지 위문숙 씨와 김규성 씨는 삶의 노래를 부른다. 특히 위문숙씨의 혼이 담겨있는 훌륭한 노래 솜씨는 지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드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운동가요의 고전이된 곡에서부터 최신 신곡에 이르기까지 노래를 부르다보면 간혹 전경들이나 기관 사람들이 와서 그런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위협도 하지만 그보다는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위문숙씨와김규성씨

하루는 노래를 부르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관중들 다수가 바로 전경들이었다. 전경들은 상관 없는 틈을 타 민중의 노래를 공유하다가 상관이 오자 허겁지겁 자리를 떠는 것이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시대의 아픔을 진하게 느껴야 했다. 또 어떤 날에는 관중들이많이 모이니까 이번에는 전경들이 사람들이 더 이상 모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빙 둘러서서 인의 장벽을 치기도 했다. 위문숙씨와 김규성씨가 더 투쟁적으로 노래를 불렀음은 물론이다. 부근의 계성여고 학생들은 김규성 씨의 열렬한 팬이다. 여름같은 때는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앉아서 노래를 들으며 따라부르기도 하면서 모두들 즐겁기만 하다. 위문숙시의 열렬한 팬인 동갑내기 한 남자는 거의 두 달여 동안을 한번도 안 빠지고 이 자리를 찾은 적도 잇다. 말없이 앞에 놓은 의자에 앉아서 꼭 녹음을 하면서 그 남자는 수고한다며 땅콩과 밤을 한아름씩 사다주곤 했다.


목쉬게 부르는 그날이 오면
현재 위문숙씨와 김규성 씨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신들의 말대로 척발한 땅에서의 힘든 장애운동은 개인의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은 차지하고서라도 가족들이 반대를 안하는 것만도 다행이다. 철저하게 무보수로 봉사를 하는 거리모금만을 따로 떼어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위문숙씨는 이렇게 얘기한다. "아직은 서툴러서 홍보하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게 우선 안타까워요. 오늘처럼 목이 아프다거나 규성이 형이 손가락이라도 삐면 무척 곤혹스럽죠 그 외의 부분은 대체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다만 한가지 시간이 가면서 어려워지는 면이 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노래 잘한날 못한 날만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노래를 못하고 잘하고를 떠나서 노래를 부른다는 자체가 어려워지는 면이 있어요. 단순한 기분으로 노래를 부를 수 없기 때문이죠. 이 자리의 의미를 대중들에게 충분하게 전달시키는데 있어서 저희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갈수록 조심스러워져요"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9시만 지나면 행인들이 끊겨 나누는 시간이 조금 짧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 끝에 덧붙인다. 위문숙 씨와 김규성씨가 이 자리에 갖는 애착은 대단하다.

이 자리 자체가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장애우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무척이나 당차다. 완전한 인간해방과 장애해방이 이루어지기까지 이 자리를 지킬 참이란다. 그래서 위문숙씨와 김규성씨에게서 들은 마지막 말은 " 이 자리는 그냥 있는게 아니라 지켜야 되는 자리이다"라는 말이었다. 가만히 눈 감고 서 있으면 인간다운 삶을 열망하는 민중들의 함성이 저절로 뇌리를 파고드는 명동성당 앞, 찬바람이몰아치는 거리에서 덮인 어둠을 걷어내고 새벽을 앞당기려는 위문숙씨와 김규성씨의 가슴속 뜨거운 노래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한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 한줄기 강물로 흘러고된  땀방울 함께 흘러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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