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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생명이기에 소중합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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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또 벌어졌다. 천만다행으로 발생 초기에 해결이 됐고, ‘살려야 한다’ 따위의 말장난과 무책임한 대응으로 국가적 재앙을 만들었던 지난 정권과는 차별되는 선방이었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메르스가 왜 다시 등장했느냐의 여부가 된다. 중동지역의 낙타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매년 겨울마다 나라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구제역 사태, 조류독감 등의 원인은 모두 동물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동물들한테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 인간들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인간도 먹고살기 힘든데 무슨 동물의 권리?’ 당연히 나올 반박이겠지만, 이젠 인간의 생존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동물의 생존을 보장해야 하는 게 불가피한 당면과제가 됐다. 세상의 환경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린 인간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났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이번 만남의 주인공이다.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차이

언론에 등장하는 ‘반려동물’이란 단어 옆에는, 항상 ‘1천만 명 시대’라는 수식어가 덧붙는다. 전체 국민의 5분의 1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는 뜻이 되고,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는 조만간에 ‘전 국민의 4분의 1’이라는 표현으로 교체될 가능성 또한 높아지게 만든다. 오랜 기간 익숙하게 사용하던 ‘애완동물’이란 표현이 왜 반려동물로 바뀌었는지, 그 이유부터 잠시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애완(愛玩)’은 ‘작은 동물이나 애장품 따위를 가까이 두고 보거나 만지면서 즐김’이고, ‘반려(伴侶)’는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하며 늘 짝이 되는 동무’를 의미한다. 결혼식 때 ‘인생의 반려자’라는 표현이 항상 등장하는 걸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정리하자면 애완은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개념인 반면에, 반려는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

‘애완’에서 ‘반려’로의 표현 전환, 그것은 사람과 같이 사는 동물이 어떤 존재로 의미가 변화됐는가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단어를 거론해야만 한다. 바로 ‘유기(遺棄)’라는 두 글자의 말이다. ‘내버리고 돌아보지 않음’이란 뜻처럼, 우리는 유기견(犬)이나 유기묘(猫)라는 언급을 심심치 않게 대중매체의 활자 속에서 접하게 된다. 집을 나갔다가 못 돌아오는 경우보다는, 의도적으로 내다버리는 일이 훨씬 많다고 한다. 중한 병에 걸린 치료비로 수십만 원 이상의 수술비를 지불하기보다는, 내다버린 뒤 더 어리고 예뻐 보이는 동물을 그 가격에 구입해서 키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이 아니라 ‘애완’동물이라 부르던 이전과 무엇이 다르다는 걸까? 오히려 더 ‘애완’에 집중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심성이 노골화되는 건 아닐까? 예쁜 물품 하나 구입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리거나 중고매장에 내놓는 손쉬운 해결 방법, 그것이 동물이라는 생명체한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뿐 아니라 애완동물이라 분류되던 모든 생명체들의 생명권을 지키겠다고 앞장서서 나서는 이들과 단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어쩌면 2018년 현재의 우리 자화상을 대신 폭로하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소유자들이 ‘반려’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사회의 분위기는 ‘애완’ 이전에 머물러 있음을 민낯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말 못하는 동물들 대신 말하기

동물권단체 케어(Care)는 ‘동물권’이라는 용어를 앞세운다. 사람의 가치를 대변하는 인권과 같이, 동물한테도 고유의 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집중 강조하는 것이다. 2002년 수도권역 최초의 민간단체 동물보호소를 설립한 이후, 케어의 활약은 인간과 함께하는 동물의 지위가 어느 지점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재확인시켰다. 여름 삼복더위에 상징처럼 여기던 보신탕 문화를 막아선 일, 생매장이 당연시되던 구제역 상황에서 생매장 금지를 관철시킨 일, 개도살장 철거를 위해 최근까지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고, 특히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연평도 포격사건의 현장인 연평도에서 재난동물 구호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별다른 내용도 없던 ‘동물보호법’을 실질적인 규정으로 개정해 관철시켰고, ‘강아지공장’이라 불리던 개 사육장 폐쇄를 앞장서서 이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일반대중에게 ‘케어’라는 단체명이 익숙해진 건, 세계 최초의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First Dog, 국가 최고책임자의 반려견) 탄생이 아닐까 싶다. 값 비싸고 멋지며 최고의 가치를 지닌 ‘우아한’ 품종이 아닌, 최악의 환경에서 죽음 바로 직전에 구출된 유기견이 대한민국 대통령 집안의 반려견이 됐다는 건 세계적인 화제로 언급될 만한 일이었다. 그 작업을 완수한 단체 또한 케어인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라…. 음, 글쎄요. 워낙 많아서 순서를 정하기도 어렵지만,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구제역 당시에 그 많은 돼지들을 생매장시키던 현장을 직접 촬영할 때였어요. 제가 봤던 모든 동물학대 중에 제일 잔인했던,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으면서도 ‘나는 지금 제일 잔인한 3D영화를 보고 있는 거야’ 하며 혼자 자문자답할 정도였어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실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거든요.”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가운데서, 최악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몸서리부터 쳤다. 그의 표정과 몸짓에선, 당시 현장에서 목격했던 충격들이 생생하게 재연되고 있었다.

“초등학교 교실 두 배의 길이와 세 배의 깊이로 땅을 파서, 그 좁은 공간 안에 살아있는 돼지 천 마리를 묻어요. 돼지 한 마리 한 마리가 엄청 크잖아요. 그런데 그 좁디좁은 공간에다가 천 마리를 다 몰아넣는 거예요. 먼저 떨어진 애들은 당연히 전부다 압사(壓死)되는 거죠. 그 위에 계속해서 돼지들을 집어넣는데 아…, 돼지들은 네 발로 걷잖아요. 점점 더 공간이 좁아지고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결국엔 돼지들이 사람들처럼 이렇게 서서 다들 하늘을 보고 두 발로 서 있는 거예요. 그 위로 또 멀쩡히 살아있는 돼지들이 쏟아지고….”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불편해진다. 실제로 생매장에 동원됐던 작업자들 중에선 자살자들도 생겨났다.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는 증거가 된다. 죽은 사체는 일시적으로 팽창하는데, 돼지들이 생매장됐던 현장에서는 파묻었던 돼지들의 사체가 땅에서 ‘펑펑’ 굉음을 내며 땅 위로 솟아올랐다는 기사가 2012년 언론에 도배됐던 바 있다. 더 끔찍한 건 생매장으로 매몰시킨 뒤에도, 며칠 동안 돼지들의 비명소리가 땅 속에서 울려 퍼졌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이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그런데요. 지금도 참 어이가 없다고 또렷하게 기억나는 건, 당시 경기도 한 지역에서 구제역 생매장이 한창 진행될 때였어요. 생매장이라고 했는데, 방식을 급히 바꾸더니 독가스로 가스사(死)를 시키더라고요. 생매장은 열 시간 이상 걸리는데, 가스사는 삼십 분 내외로 끝나거든요. 왜 난데없이 이런 방법을 쓰는지 봤더니, 그 현장에 농림부장관이 방문했더라고요. 장관 앞에서는 법에 정해진 가스사, 고위관료들이 없을 때는 무조건 생매장, 전형적인 관료행정이 생생하게 진행됐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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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만드는 자들은 누구인가

2002년 설립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2015년에 동물권단체 케어로 공식 명칭을 변경했고, 동물보호소 운영단체인 ‘땡큐애니멀스’를 경기도 3곳에 추가로 설립하면서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케어의 두드러진 특징은 ‘현장성’이다. 그리고 ‘타협 없는 투쟁’이다. 어중간한 타협이 없다. 옳다고 판단하면서 결론을 내리면, 누가 뭐라고 해도 끝까지 밀고 나간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가장 밉보인(?) 동물권단체라고 이미 공인돼 있다.(이건 취재 이전부터 익히 들어왔던 사항이기도 하다.) 정부부처와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관련 회의인데도, 케어만 배제되는 일이 작년 초반까지는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박소연 대표는 실제로 그랬다며, 오래 전 회고와 함께 시점을 돌렸다.

“이 단체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급한 구조요청이 들어오면, 그 먼 곳까지 갈 형편이 도저히 안 되는데도 무작정 출발했어요. 새벽이든 언제든, 서울에서 부산이든 어디든, 고속도로 갓길이 그렇게 위험한 자리인 줄도 모르고, 그때는 못 견디면 그냥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잤어요.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말씀드린다면, 일 년에 세 달 정도는 차 안에서 잤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연락망이 갖춰진 게 아니라, 당시는 신고만 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제보를 했으니까 이걸로 끝이다. 와서 구해가지 않으면 나는 그냥 길에 놔두고 가겠다’, ‘맞고 있는 개가 죽든지 말든지 더 이상 모르겠다’ 이런 상황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케어가 정부에 밉보인 결정적인 계기랄까? 아니, 일반 대중들한테 강렬하게 인식이 된 획기적인 사건이라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 일은 2006년에 발생했다고 한다. 당시 대부분의 공중파 방송에서도 보름 가까이 집중 취재를 했던 일명 ‘인천 장수동 개 지옥사건’이 그것이다. 검색만 하면 나오는 내용이기에, 당시의 동물학대자 이름이 뭔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논외로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케어 활동가들의 현장 활약이기 때문이다.

“보통 ‘뜬장’이라고 하죠. 새장 같이 생겨서 개들을 가두는 커다란 틀인데, 남의 땅 사유지에 뜬장을 가득 설치해 놓고 불법으로 운영하던 사람이었어요. 당시 그 지역은 재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곳이었는데, 수백 마리의 개들을 뜬장에 가둬놓고 자리를 차지하니까, 해당 구청에서도 손을 쓰기가 어렵잖아요. 아무리 철거를 시도하려 해도 살아있는 생명체들이다 보니, 손을 대기가 난감하다는 점을 악용했던 거예요.”

그런데 참다못한 해당구청에서 일시에 개 6백 마리를 끌어냈단다. 바로 옆 아스팔트 바닥 위에 대충 설치한 펜스 안으로 일제히 옮겨 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법으로 점거하던 해당 건물은 철거가 됐는데, 문제는 그 동물학대자뿐 아니라 거리로 내몰린 6백여 마리 개들의 처리가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는 점이다.

“저희는 일이 다 벌어진 다음에야 제보를 받았어요. 사전에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게 가장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죠. 그렇게 아스팔트 위로 내버려진 개들은 기약도 없이 뜬장에 갇혀 있다가 일시에 풀려났기 때문에, 서로 엄청나게 물어뜯으며 싸우기 시작했어요. 매일 죽어가는 개들이 생기고, 지붕이 없는 아스팔트 바닥이니까 오는 비 다 맞고 모든 배설물들은 땅에 흡수될 방법도 없이 쌓여만 가고, 새끼를 낳으면 다 물어죽이고, 아, 그런 생지옥이 따로 없었던 거죠.”

결국엔 6백여 마리가 서로 간의 살육 끝에 1백 마리만 남겨질 즈음, 그 동물학대자는 죽은 개들이 순혈족 진돗개 품종이라고 우기면서, 모두 다 배상하라며 엄청난 비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참혹한 현장상황을 방송으로 접한 시청자들과 후원자들의 문의가 독촉으로 변해갔단다. ‘차라리 쥐약이라도 놓아서 다 죽게 만들자’, ‘훔치더라도 데려나올 방법은 없는가’, ‘더 이상 못 보겠다. 어떻게든 끝을 내자’ 등등.

“그래서 저희가 절도를 감수하고 훔치기로 결정했어요. 작전을 하게 된 거죠. 소 트럭을 동원해서 남아 있던 백여 마리를 야밤에 도둑질하듯 몰아서 싣고 광화문으로 내달린 거예요. ‘우리가 시민운동가인데, 왜 절도까지 무릅쓰고 이런 일을 해야만 하나?’ 그 이유를 심야 PC방에 가서 보도자료로 작성한 뒤 이른 아침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 했는데, 정말 엄청나게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어요. 몇몇 연예인들도 동참을 했죠. 저희는 절도를 했지만, 일 년 이상 지속된 법적 공방에서 법은 저희들의 손을 들어줬어요. 이것은 불가피하게 긴급한 조치였다는 판결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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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 유기견의 새로운 희망이 되다

케어의 활동이력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가장 혐오스러운 장면들을 들춰보는 것 같은 충격만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게 그런 활동으로만 진행되는 건 아니기에, 긍정의 메시지 역시 이 지면에 담아야 할 일이다. ‘애완’이 아닌 ‘반려’의 참다운 의미를 공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대선 유세가 한창이던 당시, 한 신문사 기자가 제안을 했다고 한다. 유기견을 퍼스트 도그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권유였다. 색다르고 신선한 기획이라서 선뜻 찬성하고 싶었지만,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미지 때문에 입양하는 거라면 반대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단다. 그래도 주변의 권유가 계속돼서, 몇 가지 전제조건을 달고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케어는 철저한 상담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입양되는 모든 반려동물의 소유권은 무조건 케어가 갖는다. 키우는 것만 위탁하는 방식이다. 이미 상처를 받았던 유기동물들이 입양해가는 주인한테 다시 유기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잠금장치인 것이다.

“저희가 관리하면서 입양을 준비하던 애(개)들이 삼백 마리가 넘기 때문에, 관리활동가들한테 몇 마리를 선별해서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어요. 몇 마리가 사무실로 왔죠. 그 중에 토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보는 순간 딱 감이 왔던 거예요. 잡종에다가 검은색, 허약한 몸, 그래서 이 년 넘도록 입양을 못 간 토리한테 메시지를 담자고 제안했어요. ‘차별과 편견을 없애자!’ 입양은 순종일수록, 하얀색일수록 쉽고 빠르게 진행되거든요. 토리는 모든 조건에서 뒤로 밀리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케어에선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상징으로 토리를 퍼스트 도그 후보로 선정했죠.”

어떤 나쁜(?) 할아버지한테 잡혀서 폐가에 묶여 방치되고 있었고, 같이 있던 다른 개들이 할아버지한테 차례로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직접 봐야 했던 유기견이었단다. 60cm 길이도 안 되는 목줄 때문에 개집 안으로 도망도 못 가고, 마지막 순서로 죽임을 당하기 바로 직전에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눈도 보이지 않을 만큼 검은색 털로 뒤덮여 있던 토리는 그렇게 극적으로 구출됐다는 것이다.

“구출해서 깨끗이 씻겨주고, 병 치료를 오래한 뒤에 털을 짧게 깎아주니까 정말 너무 귀여운 거예요. 그래서 ‘밤톨’같이 예쁘다는 뜻으로 토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됐죠.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당선되면 입양하겠다고 토리를 지명했어요. 입양서류에 미리 서명까지 다 받아놓았죠. 그렇게 해서 토리가 퍼스트 도그가 된 거예요. 차별과 편견을 이겨낸, 세상의 모든 개들이 응원하는 토리가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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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소중한 가족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건 예외가 없다. 최근 들어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이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모습이 부쩍 늘어났다. 전동휠체어의 주인 품에 안긴 반려동물은 정말 자기가 있을 자리를 찾은 듯 늘 편안해 보인다. 몇몇 단체와 모임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게 큰 호응을 얻으며 확산되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눈에 띄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를 가진 이들이 반려동물을 고르고 선택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하고 어떤 부분을 잘 살펴야 할까? 이 대목에 집중하는 독자들이 많을 거라는 기대 또한 생겨난다.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있지만, 일단 개를 중심으로 질문을 던졌다.

“기본적으로 자기한테 맞는 개,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와 나이, 성격, 질병에 대한 정보를 먼저 살펴야 해요. 키우겠다고 무조건 데려왔다가, 얼마 가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비장애인들도 그런 경우가 수두룩한데, 장애를 가진 분들은 더욱 꼼꼼하게 준비를 하셔야 겠죠. 일단 아기(개)를 데려와서 십 개월 정도는 모든 게 훈련이라고 봐야 해요. 길러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인한테 순종하는 개로 키우는 게 가능하지만, 처음 입양해서 시도하는 경우엔 완전 안하무인의 개로 성장할 확률이 훨씬 높거든요. 집안의 전선 다 물어뜯고, 배설물 못 가리고, 아무렇게나 짖어대는, 뭐든 물어버리는 게 버릇인 개들도 정말 많아요. 그렇게 되면 일 년도 지나지 않아, ‘나 더 이상 힘들어서 못 키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대안이 있을까? 어떤 방법을 강구하는 게 도움이 될까? 박소연 대표는 유기견의 입양을 적극 권장했다. 케어의 운영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유기견은 성격형성의 과정이 끝난 개들이라서 처음 키우는 사람들도 시행착오를 훨씬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격형성이 끝났다는 게 중요해요. 어떤 성향인지를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점으로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는 거죠. 그리고 유기됐다는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안정을 원하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과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에요. 장애, 특히 중증의 장애를 가진 분들이라면 일일이 여러 매장을 돌며 확인하시기가 어려울 수 있겠죠. 직접 입양을 하던 안 하든, 저희 케어의 홈페이지에 있는 입양 안내를 살펴봐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입양을 기다리는 모든 애(개)들의 사진과 성격, 특징 같은 정보들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거든요. 만약에 결정을 하고 입양 신청서를 쓰신다면, 저희 상담자가 전화 통화를 통해서 정말 자세하게 질문을 하게 될 거예요. 진짜로 입양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됐는지, 입양 후 잘 지내는 게 가능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거죠. 왜냐하면 저희 입장에서는 소중한 사람 하나 입양 가는 마음이기 때문이에요.”

좋은 제안 같다. 입양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실제로 입양이 준비된 개들의 다양한 외모와 성격을 세세하게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입양 여부를 스스로 판가름할 기준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 직접 함께 살겠다는 결정은 개개인의 몫이다. 대신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건, 모든 생명체가 예외 없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손쉬운 길도 많은데, 케어의 활동가들이 굳이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케어의 모든 활동을 응원한다. 그리고 역설적인 희망사항 하나를 남겨놓는다. 케어 같은 단체들이 존재할 필요가 없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야 할 내일은 그것이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어진다.

작성자글과 사진. 채지민 객원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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