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에 저항하는 곳에 우리가 있다! > 함께 사는 세상


장애인 차별에 저항하는 곳에 우리가 있다!

함께 함께 걷는 단체들 ● ⑫ 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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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저항하는 투쟁 현장에서 항상 가장 앞자리에 존재하는 이들이 있다. 여러 단위들이 피땀과 눈물로 함께하지만, 유독 눈에 띄는 얼굴들은 언제나 기억 안에 쌓이면서 또렷하게 남겨지는 법이다. 투쟁은 가장 강력한 몸짓으로, 투쟁 후엔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나눔으로써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이들을 지목하고자 한다. 한반도 남쪽 바닷바람의 기운을 한껏 끌어올리고 싶다.

 

우리는 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입니다!

‘장애인 차별에 저항하는 곳엔 창원센터가 있다!’

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창원센터)는 위의 한마디를 대표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2007년 4월 7일에 7명의 동지들로 시작했다. 현재는? 무려 200여 명의 동지들이 ‘바글바글’ 함께하며, 장애인식개선과 당사자 권익옹호를 위해 ‘똘똘 뭉쳐’ 한마음으로 ‘진군’하고 있는 중이다.

동료상담, 자립생활 기술훈련, 권익옹호, 모든 정보제공이 기본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을 통한 장애당사자의 선택권과 결정권을 최우선시하면서 활동을 이끌어간다. 대표적인 활동은 부설기관인 창원장애인평생학교를 들 수 있겠다. 2007년 7월 초 ‘진달래야학’으로 개교해서 창원시에 거주하는 장애인들, 특히 학령기를 놓친 이들을 주된 대상으로 하며, 초등·중등·고등 각각의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시설이다.

학생자치회의 운영을 통해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사회변혁을 최우선가치로 삼는 창원장애인평생학교와 나란히 두드러지는 건 창원장애인차별상담전화이다. 2011년 4월 초에 개소한 창원장애인차별상담전화는 부당한 일을 겪거나 차별을 받은 장애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직접 공개했을 때, 내담자의 입장에서 차별의 실체에 직시하며 대응을 시작한다.

교통약자콜택시, 저상버스 이용거부 및 수급비 삭감 등, 수많은 차별사례로 폭주하는 상담이 창원센터의 주된 활동내용이 된다. 또한 다양한 모니터링을 통해 장애인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더 실질적으로!

창원센터의 활동은 ‘확실한 답’을 얻어낸다는 게 눈에 띈다. 2007년 10월 20일, 장애인 권리확보를 위한 6대 요구안을 창원시에 제출해서 9일간의 마라톤협상을 통해 활동보조시추가 68시간, 저상버스 도입, 교통약자 콜택시 도입,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 제정 등 장애인 권리를 되찾는 협상을 타결했다.

또한 2008년 4월 20일, 창원시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를 입법예고하면서도 저상버스 도입을 선언적 문구로 언급한 것을, 강제성 문구로 수정하기 위한 4박5일의 노숙투쟁을 벌여 개정에 성공하기도 했다.

2008년 9월 10일엔 기획재정부에서 2009년 활동보조예산 153억원을 삭감해버렸을 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간사이자 제5정조위원장이던 마산 지역구 모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진행된 66일간의 천막농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삭감시켰던 예산을 회복시켰음은 물론이다.

그 후에도 경남도교육청을 상대로 특수교육법에 의한 장애인교육권리확보 투쟁을 123일이라는 긴 천막농성 끝에, 장애인평생교육의 제도화라는 틀로 만들어냈다. 이러한 투쟁이 가능했던 건 창원센터 활동가들의 이념교육과 자조모임 활성화를 통한 회원들의 자립생활이념이 확고하게 전파되었음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고도 남을 일이다.

앞으로도 창원센터는 중증장애인들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세상, 경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립생활이념을 바탕으로, 사회변혁활동을 변함없이 진행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에 저항하는 곳, 저항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그 곳에 창원센터의 활동가들이 함께하고 있음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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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정일 소장 

창원센터의 소장 임무는 언제부터 맡게 되셨나

2007년 5월 28일 소장으로 선출되고 3회차 연임 중에 있다.

성함이 저기 북쪽의 ‘누구’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장기집권을 하고 계신 건 아닌가 싶다. (함께 웃음) 소장으로서 창원시 및 인근 지역의 장애현실은 어떻다고 판단하시는가

창원센터가 활동하기 전에는 저상버스가 3% 정도였고, 교통약자콜택시는 도입도 안 됐던 상황이었다. 활동보조시추가 시간은 아예 없었다. 그 외에도 장애차별은 공공기관에서 더 많이 발생해서, 당사자 입장에서 대응하는 단체는 드물었던 바 있다. 하지만 창원센터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현재 저상버스는 30% 가깝게 도입을 하게 됐고, 교통약자콜택시는 100대가 운행하고 있다. 활동보조시추가 시간도 68시간을 확보하여 보편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 투쟁은 우리의 생존권 그 자체였다.

센터에서 가장 주안점으로 삼는 건 무엇인가

장애당사자가 주도하는 사회변혁이다. 장애라는 것은 사회적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구조의 환경만 올바르게 바꾸면 저도 장애인 아닌 삶을 살 수 있다. 또 하나의 주안점이라면, 회원 없는 센터는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기에 회원분들에게 지속적으로 센터의 존재 목적을 알리고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여력이 모자라거나 미약한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가

가장 힘든 문제는 자부담 즉, 후원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분들에게 후원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 창원센터가 집회와 투쟁에 집중하는 단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다 보니까 꺼려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 점이 본 센터의 미약한 부분이다. 하지만 장애인권리를 되찾겠다는 과업을 하지 않을 순 없는 일 아닌가.

센터의 내년 목표, 앞으로의 청사진을 듣고 싶다

2016년은 제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 마지막 해가 된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은 55%, 경기도와 광역시는 40%, 일반시는 30%의 저상버스 도입을 하게 되어 있다. 이 계획을 이행하도록 창원시에 알리고, 시민들에게도 도입해야 할 당위성 홍보에 집중하는 해가 되리라고 본다. 창원센터의 청사진은 확실하다. 장애당사자 주도 하에 사회적 환경을 바꿔가는 것보다 더 큰 청사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양희 활동가

 센터를 언제 알게 됐고, 현재 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센터와의 인연은 4년이 됐다. 창원에 오기 전에는 전남 나주에 있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17년 동안 지내다가, 저하고 같이 지내던 언니가 탈시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창원센터를 알게 됐다. 먼저 탈시설을 한 언니가 창원으로 오게 됐고, 한 달 뒤에 저도 탈시설을 했다. 창원센터에선 직장체험 프로그램 사업에 실습생으로 활동하면서 센터의 업무를 배우고 있다.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닥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일 자체로선 어려움이 거의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점은 집회에 참여하고 멀리 가야 할 상황 등의 활동에서 1박을 해야 할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중증장애인 입장에서 활동보조 선생님께 부탁을 드리기가 어려운 점이 가장 힘들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보람도 많을 텐데

현재 자조모임에서 총무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 중에 저를 ‘언니, 언니’ 하며 따르는 지적장애 여성회원이 있다. 그 회원은 자조모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바깥생활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활동을 하면서 저한테 항상 영화를 언제 볼 건지, 나들이를 언제 갈 건지를 물으며 지낸다. 이렇게 달라지는 생활의 모습을 보게 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개인적인 제안이 가능하다면, 센터에 어떤 일을 새롭게 추가하자고 말을 하고 싶은가

센터보다는 평생학교에 제안을 하고 싶다. 학생들이 평소에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게 된다. 체력적으로 보충이 될 수 있도록, 학교 수업 차원에서 간단한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기고 싶다.

 

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석정민 사무국장

창원센터만의 장점과 특화된 활동이 있는가

센터 내에 3개의 자조모임이 있는데,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매월 모임을 갖고 있으며, 많은 회원들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자조모임을 통해서 회원들의 다양한 인생관과 도전의욕을 엿볼 수 있다는 거, 그게 우리 센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닌가 싶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소개해 주시면 좋겠다

센터의 사업 중에 직장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2014년부터 한국마사회 청원지사로부터 후원을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중증장애인들에게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활동참여 기회를 높이고 있다. 당사자들이 직장체험을 통해 업무를 배우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중증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 이동권 아닌가. 창원센터를 비롯해 경남협의회 소속 지역 IL센터 단체들의 강고한 투쟁으로, 창원 및 경남 지역에 2008년부터 교통약자 콜택시가 도입이 됐다. 요금은 타 지역과 달리 창원지역 내에선 2천원으로 확정되어 있다. 이로써 창원지역 중증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좋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창원을 중심으로 한 경남의 당사자 활동가들의 지난한 투쟁은 전국에 이미 널리 전파된 바 있다. 창원센터의 위치 즉, 우리나라의 가장 아래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이나 다른 주요 도시와 다른 애로사항이나 문제점 같은 게 있는가

서울에서 투쟁이나 집회가 많이 열린다. 서울로 출장을 가는 부분이 쉬운 일은 분명 아니다. 물론 장애인권리를 되찾는 데 있어 당연히 참여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애인권리를 되찾는 연대의 힘이 중요하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되지 않겠는가. 애로사항이라면 가능한 한 많은 회원들과 함께 참여를 하고 싶지만, 센터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현실적인 문제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사무국장으로서 각오와 계획을 듣고 싶다

창원센터 하면 ‘당사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활기가 넘치는 곳!’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하면서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센터가 되기 위해, 저 자신부터 먼저 나설 것이다. 우리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앞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믿는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동등하게 인권을 존중하는 센터로 각인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작성자채지민 객원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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