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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1인 1로봇 시대’를 꿈꾼다

[만난사람] 로봇박사 한재권

본문

일본 만화의 신 데쓰카 오사무에 의해 1951년에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로봇 만화 열풍을 불러일으킨 ‘아톰’. 마치 장화처럼 생긴 신발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로켓이 달린 로봇 아톰은 사람, 특히 어린이와 흡사한 외모를 가진 친근감 있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어린 시절 아톰을 보면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번쯤 아톰 같은 로봇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해서 악당을 무찔러주고 사람들을 도와주면 좋겠다는 기대와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아톰과 같이 사람처럼 움직이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을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라 한다. 국내에도 이런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로봇박사’가 있는데, 이번 호 함께걸음이 만난사람, 한재권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최중증 장애인 동생과 동생을 돌보는 가족을 보면서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해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잘 나가던 국내 대기업 연구원직을 박차고 나와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국내 로봇제작 전문 기업인 로보티즈의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제작하고 있다.
첨단시대에 들어서면서 위험한 일, 재난상황 등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로봇을 이용해 전쟁이 일어날 수 있고, 인간의 자리에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인간성이 파괴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이 같은 로봇에 대한 궁금증들과 로봇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로봇이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지 한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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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_ 함께걸음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했지만 ‘로봇박사’와의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다. 로봇박사라면 로봇을 만드는 전반적인 일을 하는 건가

로봇에는 정말 많은 분야의 공학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 저는 로봇 자체를 설계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로봇박사다 하면 다 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같은 분야는 많이 안 한다. 로봇의 몸체를 계획하고, 그 형상을 컴퓨터로 그린다. 힘과 운동에 대한 것을 해석하면서 설계도를 만드는 것이다. 학생 때는 제작까지도 했는데, 지금은 워낙 뛰어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잘 할 수 있는 설계 분야만 담당하고 있다.

Q_ 처음부터 로봇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로봇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원 졸업하고 바로 대기업인 S그룹에 취직했고,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차세대 전차·장갑차, 일명 ‘탱크’를 설계하는 일을 했고, 4년 정도 다녔다. 어릴 적부터 로봇을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나이가 들고 머리가 크니까 삶에 순응하며 따라가게 됐다. 그냥 졸업하고 대기업 다니는 게 좋다는 얘기에 휩쓸려갔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하니까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일하면서 성과가 좋아도 기쁘지 않았고 잘되면 잘 될수록 회의감이 들뿐, 만족감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회사를 그만두고 어릴 때부터 꿈인 로봇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Q_ 그 당시 결혼했을 때였나. 그렇다면 아내분이 회사를 그만두는 걸 말렸을 것 같은데

결혼 했을 때다. 아내가 말릴 거라고 상상하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더니 2초도 안 돼서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학을 갔고 아내도 같이 공부하고 왔다. 지금 와서 아내에게 그때 그렇게 이해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고 말하면, 그냥 저를 믿었다고 한다. 7년을 연애해서 그런지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제 아내는 미술을 전공했는데 저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지금은 로봇을 디자인하고 있다.(웃음)

 Q_ 어릴 적부터 창의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나

창의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드는 것을 재밌어 했던 것 같다. 보면 그대로 만들었다. 어릴 적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라모델을 만든다던지, 나무를 깎아서 이것저것 만들어보곤 했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철공소를 하셨고,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일을 하셔서 공장에 가서 쇠를 이용해 부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애들은 학원에 다닐 시간에 저는 아버지 공장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부품을 만들어서 로봇이 되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직접 체험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 보면 아버지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주변에서 ‘동생이 장애인이면 의사가 되려고 생각할 텐데 넌 왜 로봇 만드는 일을 하냐’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환경이 그렇다보니까 아톰이 사람을 번쩍 들고 별별 일을 다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로봇이 우리 집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무런 의심 없이 해왔던 것 같다.

 Q_ 동생분이 뇌성마비장애인이라고 알고 있다

동생은 최중증 장애인이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이 다른 집이랑 다르다는 생각을 했지만, 동생 때문에 특별히 불행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저는 동생을 휠체어에 태워서 밀고 다니면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놀곤 했다. 그때 당시 저희 집이 모자원 고개에 있는 삼육재활원 밑에 있었는데, 부모님이 늘 저에게 동생의 휠체어를 밀고 재활원까지 가게 하셨다. 초등학생이 무슨 힘이 있었겠나.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지 말라고 그렇게 시키셨다. 지금 와서 보면 부모님이 교육을 잘 하신 것 같다.

Q_ 지금은 활동보조인도 있고 예전보다는 국가 지원으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때 당시는 온전히 가족의 몫이었을 텐데, 장애인의 가족으로서 사회구조 및 복지 등에 대해 생각해봤을 것 같다

부모님은 의지가 강하신 분들이셨고, 사회에 당당하게 맞서는 분들이셨다. 그래서인지 당신의 힘으로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셨다.
저는 머리가 크면서 사춘기 때 듣는 게 많아지고, 외국 사례를 접하면서 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홀트 아동복지회에서 발행한 소식지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많이 배웠고,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해외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집이 다른 나라에 살았으면 고생을 많이 안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릴 적에는 동생이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 또는 부모님이 돌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하는 문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가 함께 감당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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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_ 장애인 가족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무엇이었나

어렵다기보다는 아쉬웠던 것이 외출하기 어려워서 남들처럼 가족끼리 놀러간 기억이 없다는 것이었다. 차량 문제도 있고, 어디 나가기가 힘들어서 보행으로 가능한 거리만 다녔었다. 가족이 다 같이 여행한 추억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

Q_ 어머니의 희생을 보면서 더 이상 사람이 희생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로봇을 개발한다고 방송에서 밝힌 바 있으신데,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특히 장애인의 삶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아직은 많은 일을 못 하지만, 로봇이 집안에 들어와서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저 뿐만 아니라 저희 로보티즈 연구원, 사원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제 동생을 예로 든다면, 목욕을 할 때 로봇이 옮겨주고, 씻겨주고, 밥도 먹여주고, 휠체어에 앉아야 한다면 들어서 앉혀주는 일들을 해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비단 장애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세밀한 작업까지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Q_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한다면, 24시간 환자나 장애를 가진 분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수고를 크게 덜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 하는 일의 대부분이 기계화 되면 인간 사이에서 오는 유대감, 가족에 대한 희생과 헌신으로부터 오는 가족애가 사라질 수 있겠다는 우려도 생긴다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가족이 희생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끈끈함이 생기는 게 긍정적인 면이긴 하다. 그런데 로봇이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더라도, 가족이기에 계속 감정을 교류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저는 좀 더 좋은 작용으로 될 것 같은 게, 가끔 가족이긴 하지만 너무 힘들 때가 있지 않겠나. 그럴 때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 것 같다. 힘든 부분이 없어지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장애가 있어도 똑같이 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로봇이 도와주니까 외출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오히려 가족 간의 정은 더욱 돈독해지고 분위기가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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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_ 사람도 실수를 하지만, 로봇이 사람을 들고 옮겨주는 게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험한 부분은 당연히 기술자들이 안전하게 만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도 동생을 돌볼 때 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로봇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자동차도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잖나. 그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에어백도 달고 브레이크 시스템도 향상시키는 등 계속해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처럼, 로봇도 위험한 상황을 가정해 실험하면서 위험요소를 없애도록 해야 할 것이다.

Q_ 개발하신 로봇들 중에 실제 장애인의 보조역할을 해줄 수 있는 로봇으로 개발된 것이 있나

현재 기술 수준은 사람으로 치면 돌이 갓 지난 로봇을 제작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장애인들을 위한 로봇이 일본 쪽에서는 많이 준비되고 있다. 사실 일본은 장애인보다는 고령화가 더 큰 문제라, 노인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직은 실험 단계고 많이 불완전해서 시중에 나와 있지 않지만, 사람을 들어서 옮기는 정도의 기술은 개발됐고, 말 상대를 해주는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말 상대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다른 영역에서는 재난구조 로봇이 요즘 들어 각광을 받으면서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재난구조 로봇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위험한 상황에 사람 대신에 들어가서 임무를 수행하고 나오는 역할을 한다. 제가 설계한 똘망이도 그런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때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했고, 많은 사람이 방사선에 피폭됐다. 그래서 지금 대부분 암 투병을 하고 있고, 한분은 고인이 되셨다. 이후 일본은 재난구조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그런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혹여 일어났을 때 사람 대신에 로봇이 들어가 임무를 수행하면 피해는 줄어들 것이다.

Q_ 중증 지체장애인의 경우 혼자 있을 때 사고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난구조 로봇은 특히 장애인에게 더 유용할 것 같다

꼭 재난상황이 아니더라도 임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짐을 옮긴다던가, 사람을 든다던가, 뭔가 조작을 해야 한다던가 하는 경우에서 말이다.

Q_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된 로봇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또 그와 비교해 한국의 로봇 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로봇 기술은 일본이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 같은 프로그래밍 분야로 기여하고 있고, 일본은 기계 자체를 만드는 것을 잘한다. 그래서 현재 사람 크기의 로봇들이 개발돼 돌 지난 아이들이 걷기 시작하고 엄마아빠의 얼굴을 알아보고 얘기하는 그 수준이다. 걷는 것도 평지가 아닌 비평탄면을 걷고 계단 올라가는 정도다. 즉,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과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수준이 현재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은 아직 그 정도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로봇을 만드는 분들이 한국하면 로봇을 잘 만드는 국가라고 인정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학자, 과학자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고, 연구도 활발히 하고 계신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도 로봇에 대해서는 미래가 밝다고 볼 수 있다.

Q_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에서 보면 인간과 비슷한 또는 인간 이상의 역할을 구현하는 로봇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수준의 로봇은 언제쯤 실제화가 될 것인가에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빠르면 10년 안에 가능할 것 같다. 현재 가속도가 붙었다. 현업에 종사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니 최근 1~2년간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정부와 회사들이 엄청나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저력 있는 국가라 한번 그렇게 시작하면 기술이 금방 향상된다. 빠르면 10년, 늦으면 20년 안에 높은 수준의 로봇이 개발될 거라 생각한다.

Q_ 박사님의 향후 계획과 인생의 비전, 꿈이 있다면

‘1인 1로봇 시대’를 꿈꾼다. 마치 최근 들어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나씩 다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풀어야 할 기술적 난제들, 사회·문화적 난제들이 굉장히 많고 가격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그것은 기술이 해결되면 풀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인 1로봇 시대가 된다면 사람들은 정말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Q_ 지금도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다소 삭막한 사회가 됐는데,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다 해준다면 사회가 무척 삭막해질 것 같다

조금은 삭막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반면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인간은 정말 인간다운 일에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노동이나 힘든 일을 안 하게 되면 사람들은 뭘 하게 될까 생각했을 때, 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감정적인 일, 예술적인 일, 인간성에 대한 탐구가 있을 것 같다. 인간적이지 않은 일들은 로봇이 하고, 인간적인 일들을 사람들이 하게 될 것 같다.

Q_ 로봇의 등장으로 실업문제가 생기고 전쟁을 유발할 수 있겠다는 우려도 든다

맞다. 실업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실업문제는 무엇보다 시간, 속도, 대비, 균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면 인류는 계속 기술을 발전시켜왔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직업은 계속해서 없어지고 생겨나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무직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직업의 이동이 생기고, 기술의 발전이 직업의 이동을 만들어내고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상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고 예측한 것을 통해 대비하려 한다면, 그 대비한 사회는 세상을 앞서가는 선진국이 되더라. 근세 유럽이 그랬고, 미국이 그렇지 않았나. 우리도 이렇게 바뀌는 세상, 바뀌는 기술에 대해서 배척하지 않고 대비한다면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용 로봇도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이 테러범인 알카에다 지도자를 무인정찰기로 폭격했는데, 이 무인정찰기도 일종의 로봇이다. 굉장히 나쁜 예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저는 전쟁용 로봇은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테러리스트를 죽인 것에 대해 합리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기계가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로봇 개발에 있어서 윤리적인 규제와 규범이 필요하다.
결국엔 사람에게 집중해야 하고, 사람을 탐구해야지 그런 문제들을 막고 규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학이 필요한 것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로봇을 만들면서 앞서 언급한 실업문제나 전쟁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을 찾아다니면서 로봇 기술 현황을 소개하고 발전방향을 알리고 있다. 저는 이게 저와 같은 공학자나 과학자들의 사회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

Q_ 그렇다면 박사님 같은 공학자나 과학자들이 소외계층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우선 할 줄 아는 게 공학이니까 기술을 통한 인간의 복지를 실현하고 싶다. 자동차가 인류에게 이동의 자유를 줬듯이, 로봇이 장애인과 인간에게 노동의 자유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 어려운 일, 귀찮은 일이 인간의 몫이 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몸이 불편해서 뭔가 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지, 몸의 불편함이 사회생활에 불편함이 되지 않는다면, 장애인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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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글 이애리 기자│사진 이용태  aery727@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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