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이 만난 사람] “노는 것은 좋은 것이고 정말 꼭 필요한 일이에요.”
본문
오는 4월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장난감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매끈매끈한 기성제품 장난감들이 아니라 철저히 그리고 살뜰하게 폐품에서 탈바꿈한 장난감들이다.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 회장으로서 현재 장애아조기교육기관인 레코텍코리아의 원장을 맡고 있는 벽안의 김후리다 여사는 그러한 장난감 보급과 장애아를 위해 한평생을 일 해온 사람이다.
먼 기억 속에 잊혀져간 장난감이 어린 시절 그리고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무엇이었는지를 더듬어보기 위해 김 후리다 여사를 만나 보았다.
“한국에도 옛날에는 좋은 놀이문화가 있었죠. 그런데...”
예전에 영화 <토이스토리>가 상영되는 극장에서 진귀한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최초로 영화 전체를 컴퓨터그래픽만으로 채워 넣은 새로운 차원의 애니메이션영화라는 점 보다 그곳을 찾은 대부분의 성인 관람객들이 아이들 보다 더 크게 환호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영화줄거리와는 상관없이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장난감들이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며 등장할 때마다 ‘아 맞아. 저것도 예전에 갖고 놀았었어’라고 되 뇌이며 잠시잠시 기억 속으로 빠져드는 표정들이었다. 발바닥 부분이 길다란 판에 붙어 있어 걸을 때는 몸을 비틀어 뒤뚱뒤뚱 움직여야 하는 오통 초록색의 유엔군 인형들, 상자를 열면 목이 불쑥 튀어 나오는 스프링 인형, 늘씬한 바비 인형과 귀여운 테디곰 인형....
그렇다. 유년시절, 그러한 장난감들은 함께 뛰어 놀았던 친구 못지않게 소중한 존재였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그것들은 그저 유치한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다음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 그 다음의 대학교 입시를 향해가는 일방통로에서 ‘노는 것’은 최악의 타락으로 추궁 받는다.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친구들과 모여도 갈 곳이 없고 가지고 놀 그 무엇을 찾기도 쉽지 않다. 어른이 돼서도 마찬가지다.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성인들의 유흥거리는 술 아니면 노래가 전부다.
그런 우리 사회의 풍토 속에서 장난감에 대한 전도사가 되어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것도 장애아들의 장난감 놀이에 김 후리다(Freda,63) 여사의 관심은 집중돼 있다.
36년 영국에서 태어난 김 여사는 현재 스웨덴말로 장난감도서관이라는 뜻의 조기교육시설 ‘레코텍코리아’의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제조직인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 회장 일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 오기 전 영국에서 음악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는 그가 한국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남들이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장애아와 장난감 분야에서 한평생 일해 온 계기가 우선 궁금했다.
“장난감이요? 무엇보다 잘 노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정신지체인이 사회 속에서 비장애우들과 잘 어울려 살려면 교육이 중요하잖아요. 사실은 남편인 성공회 김성수 주교와 69년에 만나 결혼했는데 당시에 김 주교님이 성공회 본부로부터 장애우 교육을 위해 일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황 이었어요.그래서 74년부터 우리 부부가 함께 정신지체인특수학교인 성베드로 학교를 운영해 왔어요.
그리고 저는 아이들이 놀이 활동하는데 필요하니까 학교 내에 82년부터 장난감도서관을 만들려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죠. 80년대 들어서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장애아교육에 지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학교 운영도 조금 수월해지니까 저는 따로 아직 정부가 시작하지 못하는 조기교육분야에서 일을 새롭게 시작했고요. 원래 주교님이나 저나 나라에서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일만 하자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장난감도서관은 83년 성베드로학교 내에 문을 열었다. 그리고 85년부터는 그 학교 학생들 뿐 만 아니라 일반 장애아가정에도 장난감을 대여해주며 공개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장난감도서관에서 쓰여진 도구들은 성베드로 외국인학교에서 사용하던 것들이었다. 그 외국인학교는 82년 9월 문을 닫았는데 그때 쓰이던 도구 중 외국인만이 사용 가능한 것은 서울 영국학교에 기증되고, 나머지가 현재의 레코텍코리아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87년 대한성공회회관으로 사무실을 이전한 후 서울 신문로에 성공회 레코텍이 처음 문을 연 것이 88년의 일이다. 91년에는 중계동 마들사회복지관에, 93년과 95년에는 인천 성미가엘사회복지관과 신사동에 레코텍코리아가 문을 열었다. 이중 김 원장이 직영을 하는 곳은 정동과 신사동 두 곳이고, 다른 복지관에 문을 연 도서관은 그곳 나름대로 운영을 하고 있다. 물론 부모님이 원할 때면 언제든지 수업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원칙은 각 레코텍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장난감도서관협회 회장직을 맡고도 계신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장난감도서관이라는 말도 좀 생소하거든요. 설명 좀 해주시죠.
“장난감도서관은 1960년대 초에 스웨덴에서 시작돼서 곧 영국으로 그리고 세계 다른 나라에 퍼져 나갔는데, 그 시작은 모두 장애자녀를 둔 젊은 부부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부모들이 장난감도서관에 와서 장난감을 서로 바꿔 가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장난감도서관을 운영하는 부모들도 생겨나면서 더욱 활성화되기 시작했고요.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기성 장난감을 많이 갖춰놓고 빌려주는 업체도 생겼잖아요. 그것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장난감도서관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저희는 장난감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한국 장난감도서관협회에 등록된 장난감도서관은 불행히도 저희밖에 없어요.”
-세계장난감도서관협회 회원 국가들과 3년 마다 세미나도 개최하면서 자연스럽게 각 국가간에 새로운 장난감과 그 효과 등에 대한 정보도 나누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그러다 보면 각국의 기본적인 문화 특징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텐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상황이 어떻던가요.
“옛날 자료들을 보거나 실제로 전래되어 온 놀이문화를 보면 참 예전에는 한국에도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거의 모든 교육이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정말 심각할 정도로 놀이문화라는 게 없어져 버린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이 어떤 장난감을 갖고 놀 것 같아요? 레고 같은 장난감도 서너 살 지나면 뒷전이에요. 조그만 더 자라면 그때부터 다들 손바닥만한 오락기계 가지고 놀잖아요. 그리고 조금 더 커서는 컴퓨터 가지고 놀고. 그런데 그런 오락기들의 문제점이 뭐냐면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교류 없이 오로지 기계만 쳐다본다는 거예요. 물론 요새 컴퓨터통신으로 뭐 애인도 사귄다고 합니다만 아무튼 그런 놀이는 사람이 사는데 가장 소중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게 아니고 오히려 고립시킨다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김 원장은 그런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만약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장거리여행을 한다고 할 때 대부분의 부모님은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거나 멍하니 창밖만 보도록 하더군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할 놀이는 무궁 무궁하죠. 가는 도중 먹고 마시게 되는 요구르트 병이나 콜라병, 과자박스 같은 것을 아이와 함께 부모님이 조금씩 변형시켜서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보는 거예요.”
폐품활용해 제작하는 것이 원칙인 레코텍의 장난감들
바로 그렇게 생활 속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서 만들어내는 장난감을 김 원장은 매우 중시한다. 그래서 레코텍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난감도서관에는 기실은 형형색색의 각종 기성 장난감들만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빨대에 동물 얼굴모양의 색종이를 붙인 것이나 두꺼운 박스종이를 여러 장 덧붙여 자동차모양을 만들어 놓고 다른 면에는 종이시계를 만들어 붙인 것 등 손으로 직접 만든 제작품이 보다 주종을 이룬다.
그 장난감들은 손때가 묻고 조금은 헐기도 했을 만큼 역사가 오랜 것들도 많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직 인기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곳에 새 장난감이 선보이는 시기가 일년에 한 번 있다. 레코텍의 모든 교사들과 그곳을 이용하는 어머니들, 자원활동자나 혹은 실습학생들이 모두 자신이 지접 만든 장난감을 가지고 참가하는 ‘장난감제작경연대회’가 끝난 후이다.
-제작경연대회의 심사기준은 뭔가요?
“우선 재미가 있어야 오래도록 흥미를 잃지 않고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리고 아무리 재미가 있다고 해도 금방 깨지거나 부서져 버리면 안돼잖아요. 특히 장애아들이 가지고 놀 것이기 때문에 더 튼튼하고 위험하지 않아야 해요. 그리고 반드시 생활속에서 얻어지는 각종 폐품을 재활용해서 만든 것이어야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다른 나라들과 교류하면서 얻은 장난감제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많이 활용하고 계신가요?
“저 뿐만 아니라 여기 선생님들도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나 전시회도 열심히 참가해서 다른 나라의 많은 장난감들을 보고 왔지만 그것을 저희 기관에서 그대로 참고하지는 않아요. 그냥 우리 식대로 하면서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거지. 그대로 따라 하는 거 저는 싫어요. 교사들한테도 다른 나라 책 보고 그냥 흉내 내기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장난감을 많이 개발하게 합니다. 제가 외국에 더 자주 나가서 많은 것을 봤다고 해도 오히려 저도 어머니나 우리 선생님들한테 많은 걸 배워요.”
기자는 지난해 열린 한일국제장애인교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인들과 함께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한 어린이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다른 무엇보다 한국의 어린이집에서 행해지고 있는 ‘강도 높은’ 수업내용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일본의 유치원에서는 놀이터에서 그냥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선생님을 중심으로 거의 초등학교수준으로 이루어지는 교육내용을 보더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얘기를 전하자 김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저도 62년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일본에서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청소년진로와 직업지도를 맡았었기 때문에 일본의 사정을 조금 아는데 일본도 예전에는 한국 같은 분위기였죠. 유치원교육이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 최근 몇 년 전부터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부모님들이 여전히 학교든 조기교육실이든 아이가 그곳에 다녀오면 ‘뭐 배웠니’라고 물어보지 ‘잘 놀았니’라고는 물어보지 않잖아요. 교육기관은 어쨌든 무언가를 배우고 또 가르치는 곳이라는 생각해서죠. 그런데 그런 교육기관에서 아이가 배우는 것이 꼭 숫자나 한글이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 갖는 것을 배우고, 집에서 미처 얻지 못한 생활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기관에 오시는 부모님들도 아이가 생활면에서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곧 아세요. 특히 장애아에 있어서는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이 중요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장난감을 통한 놀이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면 원장님은 교육과 놀이를 어떻게 결합시켜서 운영하고 계신가요. 장난감도서관이니까 아동이 처음 와서 갈 때까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만 하다가 가는 건가요?
“장난감도서관의 운영형태가 각 나라마다 조금씩 상황이 달라요. 영국이 그냥 놀이방처럼 운영되는 경우이고, 저희는 나중에 보니 그것이 스웨덴방식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조기 교육실과 장난감도서관의 두 가지 형태가 결합돼 있어요. 그래도 스웨덴의 상황하고는 또 다른 것이 그 나라에서는 장난감도서관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지원을 해줘요. 일본은 또 특수교육적인 부분은 국가가 재정지원을 해 줍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장난감에만 신경을 쓰면 되니까 어쨌든 우리 보다는 실질적인 수준이나 운영상황이 훨씬 좋죠. 제 욕심 같아서는 교육적인 것은 교사들이 담당하고 장난감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장난감을 만들고 함께 노는 것은 자원활동자들이 담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저희는 고정적인 자원활동자를 구하기가 참 힘이 듭니다. 자원활동자가 없으니 교사가 그 일을 하게 되는데 인건비 부담 때문에 솔직히 제 욕심만큼 적극적으로 운영되지는 못하고 있어요.”
사실 우수한 조기교육기관으로 어느 정도 손꼽히고 있는 레코텍도 아직 정부인가를 받지 않았다. 아무래도 인가를 받으면 여러 면에서 법적인 질서를 따라야 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기본적인 부대시설을 갖췄고, 그 수준도 나무랄 것이 없기 때문에 레코텍도 장애아 조기교육기관으로는 인가를 쉽게 받을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장난감도서관의 경우 현재로서는 관련 법 조항조차 없기 때문에 설립 인가 신청을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사실 장난감이라면 장애아가 가지고 노는 것이나 비장애아 장난감이나 차이점이 거의 없다. 다만 복잡한 장난감에도 비장애아들은 쉽게 또 빨리 적응하는 반면 장애아들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정도일까. 그래서 레코텍은 장난감도서관을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비장애아들에게도 장난감을 빌려주고 있다. 회원이 되면 빌릴 수 있는 횟수는 일주일에 3번. 장난감도서관을 아예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이용하는 놀이방으로 운영하고 싶은 데 엄마들은 장애아가 다닌다는 이유 때문인지 이용을 꺼린다고 아쉬워했다.
아흔 셋의 시어머니 극진히 모시는 ‘한국 며느리’
95년도에 열린 서울국제장애인재활용품전(SIREX)에서 일본의 장난감도서관 관계자를 초청해 장애아동을 위한 장난감 전시 및 설명회가 특별행사로 진행된 적이 있다. 기자도 참석해 흥미롭게 지켜본 기억이 있는데, 순식간에 여러 모양으로 둔갑하는 손가락 장갑, 두 개의 대나무 통을 이용해 길게 잡아당겨 전화처럼 흉내를 내며 놀 수 있는 훌륭한 장난감들이 다채롭게 소개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독창적이고 훌륭한 장난감이 개발돼도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통로가 없다면 큰 불행이 아닐까.
김 원장은 “우리 레코텍도 매년 SIREX에 참가하고 있는데 저희 것은 못 보셨나요? 라고 물었다. 그런데 휠체어등의 다른 재활용품 신 모델만을 더 열심히 봐서인지 사실 기억에 별로 없다고 기자가 궁색하게 답하자 그이는 몹시 섭섭해 했다. ”그게 문제예요. 우리 것을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평소에는 관심을 잘 안가지고 있다가 외국에서 온 무엇이 소개되면 관심이 일시에 쏠려요. 그리고는 그만이죠.“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사실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장난감도서관과 관련된 연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활동자들이에요. 그만큼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거죠. 영국의 한 할머니는 자원활동 차원에서 갖가지 생활용품으로 수많은 장난감을 만들어서 장난감도서관에 기증을 해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 이유가 장애문제에 있어서든 장난감과 같은 놀이에 있어서든 사회 전반적으로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에 저희가 한 호텔의 큰 룸을 빌리고 각 대사관에 요청해서 각국의 전통적인 장난감을 모두 가지고 축제를 해보자고 했어요. 그 행사는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됐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와서 모두들 신나게 놀고 갔어요. 언론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라고 많이 취재해 갔는데, 그러고서는 그만이예요. 관심이 더 이상 확대되지를 않는 거죠. 그럴 때는 조금 힘이 빠지더군요.”
올해 4월 우리나라에서는 장난감과 관련한 큰 행사가 열린다. 4월15일부터 17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폐품을 이용한 전 세계의 장난감이 총출동하는 그야말로 한바탕의 ‘장난감축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 회장을 배출한 한국이지만 전반적인 장난감도서관의 실태는 열악한 상황에서 그래도 아이디어는 남부럽지 않게 풍부하게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김 후리다 여사의 마음은 벌써부터 바쁘다. 그 준비작업이 사과박스나 크리넥스 휴지통박스를 모아 나가는 일이라고 하니 그것들이 또 어떤 장난감으로 탄생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올해 아흔 셋인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김 여사로서는 시어머니 돌보기 위해 자신의 일정을 조절하느라 더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시어머니 모시고 슬하의 1남1녀를 정성껏 키우는 평범한 한국 며느리, 바로 김 후리다 여사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사족을 달자면 김 원장의 한국어실력은 외국인 특유의 악센트가 조금 남아 있긴 했지만 아주 유창했다.)
글/ 현혜영 기자 사진/ 노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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