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 그래, 꼭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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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가까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있던 세월호 추모와 기억을 위한 공간, 그 천막들이 철거됐습니다. 철거 전날부터 철거 다음날까지의 현장을 마주하면서, 정말 많은 마음속 감정들을 기록하며 이 지면에 새겨두고 싶었는데…. 저의 언어 능력을 모두 다 뽑아낸다 해도, 한 아버지의 독백 앞에서는 제 모든 게 절대 부족함을 절감하게 됩니다. 영정사진 ‘이운식(移運式)’ 현장에서 말씀하신 고 장준영 군의 아버지이신 장훈 님,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신 그 분의 고백을 여기에 옮기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우리 아들아, 딸아, 이제 가자. 저 조그만 사진틀 안에서 예쁘게 웃고 있는 아가들아. 엄마 아빠의 가슴에 안겨 이제 잠시만 집으로 가자. 이곳에서 밥을 굶고, 머리를 자르고, 눈물과 절규로 하루하루를 보낸 우리 엄마 아빠들 지켜보느라 고생 많았다. 집에 가서 예쁘게 단장하고 다시 오자. 사랑하는 내 아들, 내 딸들아.” “지난 5년간 이 곳에서 우리들은 진상규명을 외치며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에 맞아가며 싸웠습니다. 그 모든 순간마다 이 곳에서 저희의 손을 잡고 아픔을 위로하며 함께 싸워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네, 진실은 아직까지도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습니다. 절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며,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이 다짐은 뜻을 함께하는 <함께걸음> 독자 여러분 모두의 마음이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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