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여기 이렇게 있는데, 이건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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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은 집단 해고된 고속도로 수납노동자들의 투쟁현장 목소리를, 지난 8월호에서 직접 만나 전했습니다. 그 지면에는 청와대 앞 노숙농성장에서 시내 중심을 돌아 거리행진을 하던 노선 곳곳의 사진만 올렸는데, 이번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에 있는 서울톨게이트 구조물(캐노피) 위에서 농성 중인 해고수납노동자들의 현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뭐랄까요. 그들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피는 동안, 혼잣말로 내뱉어야 했던 말은 한 가지밖에 없더군요. 이 글의 제목 그대로입니다.
1,500명입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십여 명도 아니며 백여 명도 아닌 1,500명입니다. 그들 한 명 한 명 모두 다 가장 소중한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이고, 며느리이자 시누이 아니면 올케입니다. 이모이자 고모이고, 숙모이자 동서입니다. 동네의 살가운 이웃이고 친구들의 벗이며, 얼마 전까지는 직장의 동료였습니다. 그런 이들이 서너 명도 아닌 1,500명이나 절규하고 있는데, 두 달이 넘어가도록 어떻게 국가 차원의 대답이 단 한 번도 들려오지 않는 겁니까?
청와대 사랑채 앞 노숙농성장을 다시 찾았을 때, 마이크를 손에 쥔 중년의 한 해고노동자가 분을 참지 못했는지 찢어질 듯 거친 목소리로 있는 힘껏 내질렀습니다. 뭐라고 했을까요? 이 글의 제목 그대로입니다.
덧붙임 : 이번 9월호 편집이 마감됐던 지난 8월 29일, 대법원은 고속도로 요금수납원들이 2013년에 제기했던 소송의 최종 결론으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원고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소송을 낸 지 햇수로 7년 만에, 2017년 2월 서울고법 항소심에서도 승소한 지 2년 반 만에 요금수납노동자들의 승리가 확정된 겁니다.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이죠. 그런데 더 큰 싸움을 다시 또 준비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회사 소속 전환을 거부해서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1,500명인데,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 소송을 제기했던 368명만 확정판결자로 인정하겠다고 대응할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겼는데도 모두가 마냥 즐겁지 않게 된 그 이유로 인해, 올해 추석은 간만에 한데 모인 가족들과 잠시 만났다가 다시 떨어져야 할 수많은 이들의 분노가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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