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정보 제공이 세상의 편견을 없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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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채지민 기자 |
<함께걸음>은 월간지의 특성을 살려 매월 독자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공개로만 진행해 오던 독자 모니터링을 지면에 공개하여, 독자들과 소통하고 독자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함께걸음>이 되고자 합니다. 2020년의 첫 번째인 <함께걸음> 1월호 모니터링은 장희진 님이 해주셨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도 독자 모니터링에 관심이 있거나, 해보고 싶은 분은 박관찬 기자에게 연락해 주세요. - cowalk1004@daum.net
표지
박 기자(아래 박) : 처음에 표지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진(아래 장) : 안내견 그림이 있으니까 시각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기사가 있는 줄 알았는데, 내용을 보니 시청각장애인이더라고요. 물론 시청각장애인 중에도 안내견과 동행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시청각장애라는 걸 좀 더 확실하게 알려주려면 안내견보다는 다른 이미지가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 거리에는
장 : 이 사진 보고 얼마 전에 본 뉴스가 떠올랐어요. ‘장애인의 속도’를 인정하지 않고, 장애인도 ‘비장애인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니까 얼마나 잘못된 인식일까? 예전에 저도 학교 다닐 때 계속 비장애인의 속도에만 맞추게 해서 과로하고 입원하기도 했었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저를 게으르게 보기도 했거든요. 사진 한 장으로 잘 드러낸 것 같아요.
지금, 장애계 -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안 통과
장 : 이 기사를 읽으면서, 왜 시청각‘중복’장애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되는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이렇게 부르면 안 되는구나 이해하면서도, 계속 입에 ‘중복’이라는 단어가 붙네요.
박 : 전혀 다른 하나의 장애유형이라고 인정하고 싶은데, 두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가지면 ‘중복’이라고, 하나에 다른 하나를 ‘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에 서비스를 각각 지원해주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되거든요.
장 : 그래서 시청각장애인이 그들의 목소리를 잘 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렇게 기사가 나오고 계속 공론화되면서 시청각장애인의 존재가 좀 더 알려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기사 읽으면서 저번에 한 시청각장애 당사자가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에 지원인력이 없다고 입학을 거부당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시청각장애에 맞는 지원이 없다는 게 그 이유였대요.
지금, 장애계 –UN CRPD NGO연대 활동기
장 : 장애아동의 놀 권리를 유심히 봤는데, 접근가능한 놀이터가 없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치료실에만 보내서 놀 권리를 박탈당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인식개선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휠체어가 탈 수 있는 그네도 있잖아요. 놀이터의 턱이라도 없앤다던가, 조금만 더 노력하고 신경 쓴다면 충분히 장애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을 텐데 많이 아쉽네요.
박 : 희진 씨가 예전에 장애아동에게 그림을 가르쳐봤다고 했는데, 그때 가르쳤던 장애아동들은 놀 권리가 얼마나 잘 보장됐어요?
장 : 그림을 배우는 과정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놀 권리는 거의 없었어요. 그림처럼 뭔가를 배우러 오는 시간이 아니라면, 대부분 치료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부모들이 너무 엄격하게 통제하셨죠. 물론 교육받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도 분명히 필요해요. 이 글이 그런 점을 충분히 잘 지적해준 것 같아요.
특집 – 은평구의 장벽 없는 마을 만들기
장 : 이 기사가 ‘특집’인데, 지난 호를 제가 못 읽어서 좀 아쉬웠어요. 주민촉진단이라는 게 있다는 걸 이 기사를 보고 알았거든요. 연재니까 지난 호를 함께 보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여기 김태숙 님이 장애인 분과 동행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떻게 다문화가정이 장애인분과 함께하게 된 거죠?
박 : 이 장벽 없는 마을만들기 주민촉진단이라는 곳이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니거든요. 장애인뿐만 아니라 대학생, 노인, 주부(유모차 동반)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해요. 그래서 다문화가정도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된 것 같아요.
장 : 그렇군요. 그리고 저상버스를 예로 든 부분이 있는데, 제가 탔던 저상버스 기사님은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기사님들도 관점 차이가 있다는 거죠. 저상버스도 장애인만을 위한 게 아니라 유모차도 이용할 수 있으니까, 저는 모든 버스가 다 저상버스로 돼서 ‘저상’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 그녀의 시선
장 : 유튜브는 안 봤는데, ‘농인부부’ 채널은 알아요. 저도 솔직히 농인이 유튜브에서 음악을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않고 직접 넣었다는 부분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농인 구독자 중에는 음악을 넣는 것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하던데, 기자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박 : 이 채널이 농인 청인 구분 없이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니까 넣으면 좋겠죠. 다만 농인 시청자들을 위해서 어떤 음악이 나오고 있는지, 음악에 대한 설명을 넣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장 : 그래서 청각장애인도 음악에 대한 설명을 보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인식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야기 – 함께 사는 세상
장 : 앞에 주민촉진단이 우려하는 것에 대해 여기 답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시각장애인 전용’ 시계를 만들었더니 반응이 안 좋았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계로 디자인하니 반응이 좋았잖아요. 장애인복지도 꼭 ‘장애인’만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구상하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이 월간지를 구성하고 있는 글들이 절묘하게 연결되는 느낌이 드네요.
이야기 –함께 걷는 우리
장 : 이 글은 무엇보다도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자녀에게 장애가 있으면 부모가 희생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잖아요. 부모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행복해할 자녀도 없겠죠. 그래서 이 표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부모협동조합인데, 보통 엄마들끼리 하는 게 훨씬 더 많잖아요. 그런데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은 아빠들도 함께한다는 점이 너무 보기 좋은 것 같아요. 많은 발달장애자녀 부모님들이 이 글을 보면 좋겠고, 발달장애를 시작으로 다른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좋은 로드맵이 되면 좋겠어요.
▲ 사진. 채지민 기자 |
칼럼 –소소한 사회통합 이야기
장 : 이 글은 예를 너무 잘 든 것 같아요.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글을 재미있게 시작하고 있는데, 여기서 포용이나 장애인 정책처럼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풀어간 것 같아서 전개가 좋았던 글이에요.
칼럼 –정신장애인이 말한다
장 : 이 글은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착하게 사는 사람들도 정말 많이 있고, 그들이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정신장애인은 여성을 닮아 있다’는 제목이 신선하면서 약간… 뭐랄까, 다른 유형의 장애는 어떠한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칼럼 – 고요 속의 대화
장 : 저는 이미 한국도 조금씩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어 축제나 휠체어 댄스도 열리는 등, 한국에서도 문화 아이콘을 통해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은 많이 열리고 있는데…. 물론 해외의 사례를 가져오는 것도 좋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춰서 아이디어를 개발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느끼기에 이 칼럼은 조금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왠지 해외의 프로그램을 강조하고 우리나라는 이런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서요. 우리나라도 충분히 이런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칼럼 – 오사카에서 온 편지
박 : 혹시 이런 그림책 본 적 있어요?
장 :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손으로 읽는 그림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그림책이 확산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장애인식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될 테니까요.
독자 소개
장희진 씨는 ‘가연골두형성증’이라는 희귀질환으로 관절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저와는 ‘장애청년포럼’이라는 모임에서 만나 좋은 친구로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희진 씨는 누구보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친구입니다. 개나 고양이는 물론, 길에서 죽어가는 새를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죠. 그래서 <함께걸음>에서 2018년에 ‘장애인과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준비할 때, 제가 망설임 없이 첫 번째로 추천했던 친구가 바로 희진 씨였어요. 제가 희진 씨랑 처음으로 식사를 했던 날에도, 희진 씨는 휠체어의 한 쪽에 새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서 수시로 새에게 물을 주는 등 정성껏 돌봐주었답니다. 최근에는 리트리버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는데요, 이 녀석을 잘 키워서 장애인 재활보조견이나 도우미견 학교에 보내서 나중에 데리고 다니고 싶다고 하네요.
지금은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 일러스트, 수중모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특히 스쿠버다이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희진 씨는, 지난해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프로그램에 스쿠버다이빙을 도전주제로 하여 발리에 다녀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스쿠버다이빙을 좀 더 알리고, 수중모델로도 활동하고 있죠. 정말 멋지죠? 독자 여러분도 희진씨가 2020년에도 건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활동하길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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