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몸짓과소리가 지켜온 방향성과 준비하는 미래
몸짓과소리의 나눔과 예술교육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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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짓과소리 캠페인 현장사진
사단법인 몸짓과소리(이하 몸소)는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올해 몸소는 ‘발달장애인 권리 중심형 문화예술교육 & 공연 프로그램’과 ‘중·고등학교 특수학급 대상 음악교육 프로그램 개정연구 및 정책토론회’라는 목적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몸소는 올해 7월부터 <함께걸음>에 연재 투고하고있다. 지난 7·8월호에서는 몸소의 목적사업을 소개하였다. 9·10월호에는 몸소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학생과 부모의 경험을 담았다. 이번 호에서는 몸소에서 진행하는 목적사업들의 방향성을 알리고, 한 해에 대한 마무리와 내년을 준비하는 관점에서 몸소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2019년 문화예술체육 여름캠프 단체사진 (비전플러스)
(사)몸짓과소리의 방향성
첫째, 몸소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과 소양을 발견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다. 발달장애 아동·청소년들은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개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다. 발달장애인이 참여할만한 기회가 워낙 적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들의 고충을 알기에 몸소에서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문화예술교육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성과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해 예술인으로 성장한 학생의 사례가 있었으며, 상급학교 진학 이후 음악을 전공하면서 몸소 교육과 공연을 통해 경력을 쌓아가는 학생도 있었다.
둘째, 문화예술교육 방법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한다. 문화예술 활동은 의사표현이 어려운 장애학생에게 하나의 언어이자 도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내면에 억압되어 있던 감정을 문화예술을 통해 건강하게 표출하여 감정정화와 성찰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전인적·인격적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한다. 몸소교육에서는 위와 같은 이점이 드러날 수 있도록 강사들과 교육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 2019년 문화예술체육 여름캠프 단체사진
셋째, 몸소만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발달장애 학생들이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한다. 초창기 몸소는 "어떻게 하면 발달장애 아동과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잘 어울리며 통합을 이룰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하였다. 이에 몸소는 장애학생이 고립된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타인을 계속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학생들은 몸소 교육을 통해 사회성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몸소에서는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성장 경험이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합창 연습을 하며 지휘에 따라 음과 박자를 맞춰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따라 하며, 앙상블에서 악기를 연주한다. 학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러 훈련을 한다. 주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에 앉아 연습에만 집중하고, 양옆의 사람과 합을 맞추기 위해 주변을 파악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행동을 스스로 조절한다. 이처럼 몸소 교육을 통한 장애학생의 기능적 성장이 사회성 발달로 맞물려 이어지길 기대한다.
넷째,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결과보다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과 보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간혹 자폐성장애 청소년 중에는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이 있어 특별한 교육이 필요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섬세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생님의 지도와 단체연습, 관계성을 통해 협력을 이루는 과정을 거쳐야 더 성장할 수 있다. 몸소는 장애학생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인내하고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보람을 얻고, 타인과 어울리면서 협력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다섯째, 몸소를 시작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힘쓴다. 이러한 과정이 극대화되는 순간이 있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겨울작은음악회’이다. 몸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이 공연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예술이라는 한 가지 목적하에 함께 화합하고 어울리는 공연을 펼치게 된다. 또한 겨울작은음악회는 열린 공연이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현장 공연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서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2016년 제7회 꿈을 꾸는 아이들의 겨울작은음악회 현장사진
↑ 2016년 제7회 꿈을 꾸는 아이들의 겨울작은음악회 단체사진
마지막으로 몸소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권리 실현을 위해 국가 정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몸소는 학생과 가족의 생활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입법기관으로 직접 찾아가 정책토론회 등을 개최해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신장할 방안을 모색한다.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 도입과 재적용을위해 나서는 것이다. 매년 몸소의 겨울작은음악회의 장소가 국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 학생들의 교육권과 문화향유권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 과정이라는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장벽을 낮춰갈 것이다.
몸소가 나아갈 미래
몸소는 올해의 목적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목적 사업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를 지나 기존의 활기를 되찾았으므로 지난 2년보다 더 활발한 사업 진행을 위해 힘썼다. 내년에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충하며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최근 2년간 우리 사회와 몸소에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몸소에는 학교를 졸업해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이들도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 여러 경로를 통해 몸소를 알게 되어 찾아온 가족과 함께 힘을 모으는 강사들이 있었다. 몸소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의 모습과 학생들의 선호도를 파악해 기존 문화예술 교육과 공연의 형태를 그대로 가기보다, 한층 진보하고 변화된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방법적인 측면에서 조금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몸소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상실하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내년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사)몸짓과소리에서 문화예술교육 등의 참여를 원하시는 독자 및 학부모분들은 연락을 주시면 보다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070-8832-4231)
작성자글과 사진. 고은지 몸짓과소리 행정실장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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