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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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울림 어린이 |
이 책의 주인공 하나는 작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났던 실제 주인공으로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작가는 하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청각장애 부모를 둔 한 아이의 고통과 마음의 성장을 가슴 깊이 느꼈고, 그 이야기를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딱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엄마한테 ‘어서 와’라는 말을 듣고 싶어.
왜 엄마, 아빠는 남들처럼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거야?’
하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명랑한 아이다. 그러나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에게 “어서 와라.”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이나, 내가 먹고 싶은 걸 알려주기 위해 나무블록에 그려진 그림을 보여 주는 마음은 하나의 입장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하나의 생활은 다른 아이들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너무 평범한 일상이 하나에게는 간절한 소망인 것이다. 게다가 주위의 편견과 무시는 하나로 하여금 부모님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는 사춘기를 겪고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장애가 부모님 자신에게도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자신의 소망처럼 부모님 역시 하나의 목소리를 간절히 듣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족의 사랑과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하나는 비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다짐을 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수화를 하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하나의 꿈은, 그 어떤 꿈보다 값지고 아름답다.
어린이들은 누구나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간다. 성장통을 이겨내는 과정은 어린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하나가 닫혔던 마음의 문은 열면서 부모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진정한 소통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을 보며, 자신과 타인들에 대한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더불어 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결코 차별을 받을 일이 아니며, 단지 자신과 좀 다를 뿐이라는 올바른 인식을 갖고 바른 품성을 기르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만나는 어린이들과 하나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의 만남으로 가슴 속 깊이 새겨지길 바란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는 장애인이 돼. 나이가 들면 눈도 귀도 손도 발도 몸도 심장도 장애를 가지게 되지. 장애의 끝은 죽음이야. 누구나 똑같지. 그렇게 생각하면 차별하는 쪽이 오히려 이상한 거야. 자신의 인생을 차별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야.’
* 책을 다 읽고 나면 <수화로 이야기해 봐요!>에서 간단한 인사말과 한글의 자모를 익힐 수 있는 수화를 배울 수 있다.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함께 직접 수화를 배우며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한울림 어린이 |
글쓴이 : 기시카와 에쓰코
그린이 : 오카모토 준
값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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