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과 할 수 있는 백만 가지 일
본문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우리가 생각했던 백만 가지 중에서 아이삭과 할 수 없는 일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아이삭이 다운... 뭐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 애가 못하는 게 뭐가 있어요?”
그 말에 아빠는 나를 와락 껴안았어요. 그리고 우리가 아이삭을 차분히 기다려 주고, 아이삭을 도와주기만 하면 못할 일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했어요.
여섯 살 소녀 엠마는 어느 날 아빠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태껏 혼자서 엄마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엠마는 갑자기 나타난 동생에게 그 사랑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별로 기쁘지 않다.
그런 엠마에게 아빠는 동생이 생기면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을 거라고 말해주고, 엠마는 쉽게 마음이 열리진 않지만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동생도 할 수 있을까?’하고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엠마는 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하나씩 떠올리고, 어느새 동생이 태어나길 기다린다.
기다리던 동생이 태어난 날, 엠마는 아빠로부터 동생 아이삭이 다운증후군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운증후군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어쩐지 불안한 엠마는 아빠에게 묻는다. “아이삭이 저랑 공놀이를 못하는 건가요?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일 수 없는 거에요?” 그러나 아빠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우리가 아이삭을 차분히 기다려 주고, 아이삭을 도와주기만 하면 못할 일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말한다.
동생을 받아들이는 엠마의 마음 따라가기
동생을 처음 맞이하는 아이들은 막연한 불안과 거부감, 기대감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엠마는 동생과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면서 동생의 존재를 서서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엠마의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아이가 겪는 당연한 과정이면서도 참 아름다운 마음의 변화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겪는 엠마의 성장과정을 따라가보는 것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으며 뱃속의 동생이 세상과 함께하길 기다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장애가 ‘차별’이 아닌 ‘차이’임을 깨닫게 하는 책
“아이삭이 다운... 뭐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 애가 못하는 게 뭐가 있어요?”
이 책은 또한 주인공 엠마가 아빠에게 하는 질문을 통해 장애에 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장애가 ‘불행’이나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의미하여, 그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도울 때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엠마의 이야기를 통해 다운증후군 아동의 형제자매들이 자연스럽게 동생의 ‘장애’와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아이의 목소리로 따뜻하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다운증후군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책을 읽고 난 아이가 주인공인 엠마에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