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읽는 동화] 신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 문화


[가족과 함께 읽는 동화] 신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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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느 한 나라에 아주 예쁜 공주님이 태어났어요.

 그런데 그 공주님은 너무나 고집이 센 떼쟁이었고, 울기도 잘해서 궁궐 밖에까지 우는 소리가 들렸었대요.
 어느 날 공주님이 심통이 나서 아주 큰 소리로 ‘엉엉’ 울고 있었을 때, 임금님은 너무나 화가 나서 평강공주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평강공주야, 그렇게 울면 커서 저기 깊은 산골에 사는 온달이에게 시집보낼 것 이니라”하셨대요. 그랬더니 공주님은 울음을 뚝 그쳤대요. 그 뒤부터 공주가 울면서 떼를 쓰면 임금님은 “온달이에게 시집보낼 것 이니라”고 하셨대요.

 세월이 많이 흘러 공주가 이제는 어엿한 숙녀가 되었어요. 그렇지만 공주는 여전히 떼보에 울보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말씀을 듣지 않고 또 울고 떼를 써서 임금님은 너무 너무 화가 나셔서 공주를 궁궐 밖으로 쫓아냈어요. 공주는 궁궐 밖으로 나와서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갑자기 공주는 임금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평강 공주야, 그렇게 울면 커서 저기 깊은 산골에 사는 온달이에게 시집보낼 것이니라.’

 그래서 공주는, ‘그래, 바보 온달을 찾아가야지. 아마 저 산 속에 살고 있을 거야’하면서 깊은 산 속으로 바보 온달을 찾아갔어요. 꾸불꾸불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어느 작은 오두막집이 보였어요.

 “어? 아무도 없나. 아무도 안계세요? 여보세요, 아무도 안계세요?”

 그러자 안에서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 한 분이 삐걱 문을 열고 빼꼼히 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댁은 뉘슈? 어떻게 오셨수, 말씨를 들으니 귀하신 분 같은데...”라고 물어봤어요.

 공주는, “여기가 온달님 집인가요?” 하고 물었어요.

 할머니는, “댁이 누구인지 이 늙은이는 눈이 안보여서 원. 그렇지만 아무튼 우리 온달이는 사냥하러 갔수. 저기 산중턱에 가 보슈. 아마 만날 수 있을 거유”라고 말해 줬어요.

 공주는 열심히 온달을 찾아다녔어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산 속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둑어둑해졌어요. 공주는 무서웠어요. 어디서 호랑이가 나올지 몰라 가슴을 졸이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옮기면서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었어요.

 갑자기 ‘바스락’하는 소리가 났어요. 공주는 더 이상 무서워서 한 발자국도 옮길 수도 없이 몸이 꽁꽁 얼어붙어서 소리도 못 내고 덜덜 떨고 있었어요.

 아니, 이게  웬일이에요. 집 채 만한 호랑이가 공주를 그 빛나는 커다란 눈으로 ‘떡’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공주는 겁에 질려 엉엉 울고 말았어요.

 호랑이가 공주에게 다가오려는 바로 그때, “야, 이놈. 나쁜 호랑이야, 거기 서랏!”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호랑이가 공주 앞에서 “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도망을 갔어요.

 공주는 “휴우, 이제 살았다”하면서 고개를 들었더니 한 청년이 서 있었어요.

 “댁은 도대체 뉘슈? 날도 어두운데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하시는 거요?”

 “온달님을 찾고 있어요. 온달님을 아시나요?”

 “내가 온달인데, 나를 왜 찾는 거요?”

 공주는 온달을 찾아온 이유를 말하면서 온달에게 오두막에 머물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러나 온달은, “날도 어두웠으니 하룻밤만 지나고 내려가쇼”하고 말을 했어요.

 다음날 공주는 온달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어요.

 “제발 여기서 살게 해주세요.”

 그러나 온달은 허락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온달은 다리가 편하지 않았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어머니 때문에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공주는 곧 그 사실을 알아채고는 공주의 특유의 고집으로 떼를 썼어요. 그래서 온달은 드디어 공주의 고집에 항복을 하고는 공주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공주는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어머니와 잘 걷지 못하는 온달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했어요. 온달이 살고 있는 오두막집은 턱이 매우 높고 부엌도 계단을 몇 개나 내려가야 하는 등 어머니와 온달이 움직이기 힘든 곳이었지요.

 이곳 저곳 살펴본 후에 공주는 문턱을 낮추고, 흙을 퍼 담아 와서 창고와 부엌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마당에서 툇마루로 이어지는 곳을 연결하는 경사로를 설치하고, 어머니를 위해서 경사로 바닥에 홈을 내었어요. 그리고 온달이 베어 온 나무로 손잡이를 만들어 어머니가 넘어지지 않고 온달이 잡고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당에는 우물에 어머니가 잘못하여 빠지실까봐 뚜껑을 만들었고, 울퉁불퉁한 마당에 흙을 잘 다져서 평평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닥에 어머니가 쉽게 부엌과 방인 것을 알 수 있도록 입구 앞에는 차돌을 흙안에 심어 놓았습니다. 오두막 주변의 나무들도 가지치기를 했습니다. 앞 못보시는 어머니와 온달이 기뻐하는 것과 방에만 계시던 어머님이 편안하게 집안을 돌아다니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공주는 하나도 힘들지 않고, 매우 뿌듯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온달에게 과거 시험을 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골짜기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온달은 서당에 다닐 수 없었고, 글씨를 읽고 쓸 줄도 몰랐어요. 그래서 공주는 궁궐에서 나올 때 가지고 나온 목걸이를 방물장수에게 팔아 책을 사서 온달을 열심히 가르쳤어요.

 몇 년이 자나서 온달은 과거 시험을 보았고, 장원급제를 하였어요. 임금님은 크게 기뻐하시어, 온달을 부르셨어요.

 “그래, 자네의 이름이 무엇인고?”

 “상감마마, 황송하옵니다. 제 이름은 온달이라 하옵니다.”하면서, 온달은 공주의 이야기를 말씀드렸어요. 그러자 임금님은 깜짝 놀라셔서, 신하를 보내어 공주와 어머니를 모셔 오게 했답니다. 임금님은 떼쟁이 울보 공주님이 이렇게 의젓해진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시면서 “어허, 기특한 지고, 공주야,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 주마”하고 말씀하셨어요.

 공주님은, “아바마마, 이 나라에는 앞을 못보고, 몸이 불편하여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고, 듣지도 못하고 말하고 싶어도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들과 몸이 불편하여 사람들의 놀림과 미움을 받아 산골짜기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버님께서 그들을 위해 그들이 당당히 자신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명하여 주시고, 그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설들을 설치해 주옵소서. 저의 소원은 그것 뿐이옵니다.”

 임금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며 흐뭇하게 껄껄 웃으셨어요.

 임금님은 “모두 들어라. 곧 모든 나라에 방을 부쳐 몸이 불편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모든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그들의 생활을 보장하며, 그들에게 살집을 마련해 주어라. 또한 그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모든 백성이 자유롭고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하며, 다른 백성들은 그들에게 최대한의 배려를 베풀어야 하느니라. 결코 차별하거나 무시해선 안 된다. 그리고 또한 교육을 받을 권리와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과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 자들에게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 그리하여 이들도 똑같은 나의 백성임을 알게 하라. 이를 곧 시행하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엄벌에 처할지어다.”

 모든 나라는 임금님의 명령에 따라 하루하루 변해 갔으며, 마침내 모든 사람이 서로 돕고 평안하게 사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답니다.

 

글/  맹성휘 (한신대 기독교교육학과 재학)

작성자맹성휘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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