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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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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저자 : 하워드 진/ 옮긴이 : 유강은

우울한 세상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남의 나라 배를 세워 놓고 불심 검문을 하고, 남의 나라 대통령 관저까지 뒤질 권리를 주지 않으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소수의 정권자를 몰아내기 위해 많은 양민을 학살하는 것이 정의이고, 자기 나라 국민들이 테러로 사망했기 때문에 테러국 국민들 수백만 명을 죽여야 정의가 바로 선다고 한다. 과연 정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구 중앙역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방화를 한 사람은 50대의 남자라고 한다. 그러면서 항상 따라 붇는 수식어는 "신병을 비관한 장애우"이다. 그런데 언론마다 장애우에 대한 묘사를 다양하게 한다. 장애2급 장애우, 뇌병변장애우. 정신질환자, 우울증환자, 정신지체우 등등... 내가 알기로는 중풍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으며, 보행 및 언어에 장애를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정신질환자가 되고, 정신지체우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더 나가 정신질환자 1만 명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기사까지 더해졌다. 이런 현실에서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장애우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나의 노력은 가능한 것인가? 회의감이 나를 억눌렀다.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아볼 수 없다.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 울화를 삭이기 위해 나도 폭력이나 행사해 볼까? 그러나 하워드 진의 자서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읽고 나면 희망이 없다는 나의 투정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희망이 없지 않다. 그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작은 노력을 기울일 때 이 세상은 내가 노력한 만큼 변하게 된다. 이 사실을 하워드 진은 이 책을 통해 가르쳐 주고 있다.
하워드 진은 1992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그 역시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았다. 그 당시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하워드 진도 ‘인종우월주의와 군국주의, 광신적 민족주의, 팽창주의에 맞서기 위해 폭격수로 2차 대전에 자원 참전한 것이 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자신이 참여한 전투가 민간인들을 학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세계관에 일대 변화를 겪게 된다. 전쟁이 끝난 후, 밤마다 창고에서 짐을 부리는 일을 하며 학업을 마쳐 컬럼비아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었다. 북부를 버리고 남부의 스펠먼 대학으로 첫 번째 임용지를 택했다. 스펠먼 대학 재직시 흑인인권운동에 동참했다. 이후 보스턴으로 대학을 옮긴 다음에는 반전운동에 주력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미국의 시민 불복종 운동사를 알 수 있다.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서와 강연, 행동에 임하면서 20여 권의 저서를 엮어냈으며, 그 대부분의 저서들이 1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특히 「불복종과 민주주의」(1968)는 반전운동 시기의 명저로 꼽히고 있으며, 미국 출판대상 후보에도 오른 「미국 민중사」(1980)는 출간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25쇄를 거듭하며 40만 부가 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미국 민중사」(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와 「오만한 제국」(Declaration of Independence)이 소개되어 있다.
역사의 물꼬를 바꾼 현장에 있던 하워드 진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작은 행동이라도 수백만의 사람들이 반복한다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우리를 둘러싼 모든 나쁜 것들에 도전하며 현재를 산다면 그것 자체로 훌륭한 승리”라고 말한다. 희망을 저버리는 것만큼 비겁하고 무책임한 일이 없다는 깨달음을 안겨주는 책이다.
이제 다시 희망을 품는다. 현실이 아무리 어둡더라도 작은 희망의 불빛을 갖고 있다면 이 세상은 언젠가는 변하게 되어 있다. 또한 그런 희망의 불빛이 하나가 아닌 여러개, 수백개, 수천개, 수백만개가 될 때 희망의 역사는 더욱 다가올 것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희망이라는 것은 중립적일 수 없다.

  

이동석(성공회대학교 시민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

작성자이동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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