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 우리는 우주를 만나러 간다 > 문화


[독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 우리는 우주를 만나러 간다

양평 중미산천문대

본문

한여름 밤 감나무 아래 대나무로 만든 평상에 누워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행운을 만나면 소원이 행여 물거품이 될까 별똥별이 땅을 만나기 전에 빠른 목소리로 소원을 빌었던 기억, 겨울 새벽녘 뒤가 마려 부시시 눈을 뜨고 마루에 나왔을 때 만난 선명하고 시린 별빛에 취해 변소 가는 것도 잊고 하늘을 바라보던 기억… 지방에서 자란 기자가 가지고 있는 별에 대한 몇 가지 귀중한 추억이다.

이제 형광등 불빛으로 뒤덮인 도시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별을 보는 것이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 두는 특별한 행사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여행을 준비하는 기자의 마음을 슬프게 했다.

함께걸음 독자인 누나에게 온 메일을 읽고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안용주 씨는 자신이 가짜 독자라고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별을 보는 것이 주는 매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선 별을 보는 사람들은 악한 사람이 없지요. 저만 빼고요. 더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정보도 많이 얻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사람 좋게 대답한다.

그와 함께 온 김미정 씨는 1년 전 뇌성마비복지회에서 주최한 행사에 자원활동자로 참여했다가 안용주 씨를 알게 되어 용주 씨와 많은 곳을 함께 다녔다고 한다. 미정 씨는 천문학 뿐 아니라 UFO에도 관심이 많은 용주 씨가 오늘 여행에서 별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려줄 것이라며 미리 귀띔을 해 주었다.

6살 땐가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우주의 사진을 보고, 별에 흠뻑 빠져들게 됐다는 용주 씨는 책과 TV에서 주로 별에 관한 정보를 얻었지만 통신과 인터넷을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요즈음은 질문에 대답해 주는 수준이 되었단다.(용주 씨는 ‘코스모스’라는 아마추어 천문동호회에서 6년째 맹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양평 중미산 천문대(www.astrocafe.co.kr 031-771-0306)는 우리 나라에 몇 곳 되지 않는 개인 천문대이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양평에 이르는 길은 한강을 따라가다가 양수리와 만나고 다시 거기에서 바다 같은 강줄기를 따라 가는 행복한 길이다. 길은 강과 헤어지고 가을 추수를 기다리며 황금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들판을 지나 버스가 얼마나 산을 올랐을까? 돔 모양의 지붕을 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천문대보다 낮은 곳에 자리잡은 숙소는 조금은 경사가 있었지만 휠체어가 내려가기에는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숙소 주변 산책로는 땅이 굳어있지 않아 휠체어 앞바퀴가 빠지는 바람에 휠체어를 타고 산책하기는 힘들었다.

저녁식사 후, 천문대 앞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앞산이 어둠으로 침몰하는 시간, 그 검푸른 빛에 빠져있던 기자는 별 박사의 설명으로 견우성과 직녀성을 미리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이런 저런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로 찾아볼 즈음 천체관측프로그램이 시작된다며 천문대 옥상으로 올라오라고 한다. 눈앞에 펼쳐진 엄청난(?) 계단 앞에 잠시 한숨을 쉬다가   큰 맘 먹고 휠체어를 들고 올라간 옥상. 옥상의 원형 돔 안에는 천체망원경이 자리하고 있었다.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하기 전 각자 편안한 자세로 은하수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찾아보았다. 어라, 숙소 앞에서 미리 예습한 내용들이다.

돔 안에 설치된 천체망원경으로 본 별은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파란 색은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청년기 별, 빨강 색은 원기 왕성한 별, 노란 색은 이제 소멸과 죽음을 준비하는 별... 돔 안에 있는 천체망원경 관측 후 옥상에 설치된 또 다른 망원경으로 이름도 기억나지 않은 별자리를 찾아보면서 그렇게 천문대에서의 밤은 깊어갔다.

다음 날 아침 출발하기 전 썩은 노른자에 검은깨가 뿌려 놓은 것 같은 태양 흑점을 관측하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덤으로 쑥부쟁이, 며느리배꼽, 고만이 등 들꽃을 만나는 소박한 기쁨도 누렸다.

“많은 분들을 알게 되고 얘기도 할 수 있어 이번 여행이 참 즐거웠어요. 특히 중미산 천문대에서 같은 동호회 회원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구요. 지금까지 서울대 천문학과 천문대만 가보았거든요. 그곳과 중미산 천문대 두 곳 모두 계단이 있어서 조금 불편했어요. 서울대 천문대는 별자리를 설명해 주는 ‘별자리 투영기’라는 기계가 있어 실내에서 사계절의 별자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구요. 중미산 천문대에서는 실외에서 별을 보면서 직접 설명을 해 줘서 좋았어요.”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용주 씨가 천문대에 대해 남긴 인상이다.


부럽지 않으신지? 마음이 동하신 분은 철마다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중미산 천문대로 찾아 가 보시길...손을 담그면 파란 물이 들 것 같은 가을 하늘처럼 상쾌한 별과 우주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담당 이수지 기자 02)521-5364, soo3881@naver.com

 

 

여·행·쪽·지


교통편(서울 출발 기준)


1. 자가용

서울 → 덕소 또는 미사리 → 팔당 → 4개 터널 → 양수대교 → 용담대교(6번 국도) → 국수리 → 비행기카페(양평공항) → 양평 시내 들어가기 전 사거리에서 37번 국도 청평, 설악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계속 직진 → 신애 낚시터 → 중미산 막국수 → 양평 한라리조트 입구 삼거리 과적검문소에서 직진 → 중미산 자연휴양림 내 중미산 천문대 (소요시간 약 1시간)


2. 직행버스

상봉터미널 또는 동서울터미널(20~30분마다 배차) → 양평 시외버스터미널(소요시간 1시간) →중미산 천문대(오전 8시 20분, 오후 2시 2회 운행)

※ 중미산 천문대까지 택시요금: 13,000원


3. 기차

청량리역 → 양평역 (소요시간 1시간) ※ 중미산 천문대까지 택시비: 약 13,000원


프로그램


● 당일프로그램 - 천문대 관람과 태양 흑점 및 숲 관찰을 하는 낮 프로그램(성인: 10,000원, 초·중·고: 8,000원, 유아: 6,000원, 4세 미만 무료)과 슬라이드·별자리 교육과 천체망원경 관측으로 이루어진 밤 프로그램(성인: 15,000원, 초·중·고: 12,000원, 유아: 8,000원, 4세 미만 무료)이 있다.

● 1박 2일 프로그램 - 태양 흑점 관측 및 망원경 원리교육, 별자리 익히기, 천체 슬라이드 상영, 천체 망원경 관측, 별똥별 찾아보기 등의 천문 프로그램과 이튿날 오전 숲관찰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용 요금은 성인: 50,000원, 중·고등학생: 45,000원, 초등학생, 40,000원 유아: 30,000원(4세 미만 무료)으로 숙박과 석식, 조식과 프로그램 비가 포함되어 있다.


「독자와 떠나는 여행을 함께 만들어 갈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당일이나 1박의 여행으로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

장애우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편의시설이 미비한 곳을 지적하여 보완을 요구하는 기회도 함께 만들어 갑니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지방에 계신 분들도 물론 환영합니다.


 

작성자이수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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