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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저랑 함께 마법사가 될 친구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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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어릴 적에 마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어요. 그때는 모자에서 토끼 를 꺼내는 마법사,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마술사라고 이야기하는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호기심이 세월이 흐르고 세상에 대해 좀 더 알아가면서 진정한 마법사는 단지 눈속임이나 잔재주꾼이 아닌 좀 더 깊은 의미를 지닌 존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꾸어갈 힘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제가 좀 황당한 사람이긴 해요. 그래도 저와 친구가 되어주실 장애우가 있다면 좋겠네요. 하하."

그는 첫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며 자신의 생각에 동조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친구로서 좋다고 말했다.

 

이번 장애우 코너에 문을 두드린 사람은 스물일곱살 된 진지훈 씨다. 178센티미터의 키에 괜찮은 몸매를 지닌 이 청년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비장애우다. 학교다닐때만해도 장애우에 대해서 별다른 이해나 관심이 없었는데 한 친구를 만나면서부터 장애우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한다.

 

"전에 제가 일하던 극단에서 있었던 일이예요. 어느날 극단 사무실에 소아마비 장애우가 무작정 연극을 하고 싶다면서 찾아왔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그 친구가 연극을 하기에는 기본 소양도 부족한 것 같아서 다른 교육기관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았으면 했어요. 그런데 극단 사람들이 그냥 같이 일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참 좋은 사람들이구나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1년이 지나도 그 친구에게는 포스터 붙이고 잡일 시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가르치질 않는 거예요. 그렇다고 보수를 넉넉히 지급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스스로 지쳐서 극단을 떠나는 걸 보면서 참 마음아팠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엔 부쩍 언론에서 장애우에 관련된 보도를 접할 때마다 눈길이 가곤 한단다. 길을 가 다가 인도의 턱 때문에 휠체어가 올라가지 못하는 걸 보면 너무 화가 나서 인터넷으로 민원을 접수하기도 한다는 진지훈 씨. 자신은 아직 어른이 되길 거부하는 피터팬 같은 사람이라면서 이 지면을 통해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함께 나눌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단,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보다는 한 사람과 깊은 우정을 나누고 싶다고도 덧붙여 말했다. 외출이 힘든 친구라면 언제든 달려가 함께 소풍가는 일을 하고 싶다는 진지훈 씨.

처음 만나는 순간에는 "이 사람이 나이에 비해서 너무 세상을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도 모르게 그의 생각 속으로 침잠되는 느낌을 받았음을 고백한다.

"저는 지금도, 마법사가 되겠다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 예 전의 그 호기심에서가 아닌,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괴로움을 보듬어 주며 실패를 성공의 씨앗으로 삼는 진정한 마법사 말입니다. 한 사람에게 제가 좋은 친구로 다가 설 수 있다면 그 순간 우리 서로는 우주를 다 갖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피터팬과도 같은 진지훈 씨의 생각과 행동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줄 친구가 얼른 나타나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지훈 씨와 친구가 되고 싶은 분은 함께걸음 편집부 02-521-5364로 전화주시거나 n2906@hanmail.net으로 메일주면 됩니다.

글/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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