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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 시원한 물소리 바람소리가 있어 좋은 곳

춘천 소양호와 청평사

본문

기차를 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기차의 출입구가 너무 좁아 휠체어를 타고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기차의 여객전무가 종민 씨를 업고, 기자와 자원활동가는 휠체어를 들고 가파른 계단과 좁은 통로를 지나 어렵게 좌석에 앉았다. 떠나기 전부터 우려한 일들이긴 했지만 시작부터 장벽 앞에 부딪히고보니 자신의 결정권으로 이동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없게 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독자와 함께 하는 여행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출발 10분 전에 청량리역 광장에서 어렵게 독자 임종민 씨를 만난 기자는 예약해 놓은 표를 끊기 위해 대합실로 가야 했지만 역 광장에서 대합실로 오르는 긴 계단은 휠체어를 탄 종민 씨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기자 혼자 가서 표를 끊어오고 종민 씨는 나가는 곳(그곳에서는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고 기차를 탈 수 있다)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기차를 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기차의 출입구가 너무 좁아 휠체어를 타고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기차의 여객전무가 종민 씨를 업고, 기자와 자원활동가는 휠체어를 들고 가파른 계단과 좁은 통로를 지나 어렵게 좌석에 앉았다. 떠나기 전부터 우려한 일들이긴 했지만 시작부터 장벽 앞에 부딪히고 보니 장애우가 자신의 결정권으로 이동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없게 되어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에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차며 버스, 배까지 오늘 이용할 모든 교통수단이 장애우들이 세상을 호흡하는 것을 막는 장벽일 것을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답답해졌다. 

자리를 잡고 나서 기차를 타느라 제대로 나누지 못한 인사를 했다. 좀 더 전문적으로 컴퓨터를 공부하기 위해 작년에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는 종민 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1년 만에 마치고 지난 8월에 고등학교 졸업자격 검정고시를 치뤘다고 했다. 마침 오늘이 8월에 치른 시험결과가 발표되는 날이라면서 저녁에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성적이 잘 나올 것 같으냐는 기자의 짖궂은 질문에 그는 이번 시험은 준비를 많이 못해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올 가을에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 말했다.

지난 겨울, 장애우 친구들끼리 기차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했었는데 자원활동가를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단다. 이렇게 혼자만 오게 되어 미안하다는 종민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차와 함께 가는 강줄기를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기차는 춘천역에 도착했다.

춘천역에서 소양호에 가기 위해서는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있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휠체어가 올라가기에는 버스의 앞문이 좁아 뒷문을 이용해야 했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소양호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했다. 종민씨는 처음 타 보는 배를 보며 설레어 했지만 배를 타는 것 또한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매표소 직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배 안에 오를 수 있었지만 좁은 통로와 배 중앙에 자리한 선반 때문에 휠체어의 이동이 쉽지 않은 탓에 종민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소양호 나루터에서 배로 약 10분이면 도착하는 오봉산 청평사는 춘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이다. 나루터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청평사 매표소가 나오고, 이 곳 매표소에서 청평사까지는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우거진 숲길을 다시 20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그 길은 휠체어가 오르기에는 굴곡이 심해 어려운 점이 많았다. 결국 가는 도중에 만난 계곡에 자리를 펴고 청평사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청량리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춘천에 올 때 탔던 기차의 여객전무를 다시 만났다. 여행이 즐거웠냐는 인사와 함께 청량리역에 도착해서는 우리가 탄 객실로 먼저 찾아와 내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종민 씨는 오랜만에 시원한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처음 타 보는 배에서 바라보는 소양호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걸음이 장애우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지금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과 함께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글/ 이수지

여행쪽지


교통편(서울 출발 기준)

1. 기차 : 07:10, 07:50, 08:35, 09:50, 10:35, 11:50, 12:35, 13:50에 청량리역(1544-7788)에서 출발하며 춘천까지 무궁화호 1시간 47분, 통일호는 1시간 57분이 걸린다. 요금은 무궁화호 4,700원, 통일호 2,700원(기본 운임)이며 장애우, 동반하는 1인은 50% 할인된다.

2. 버스 : 동서울터미널(2호선 구의역)에서 춘천 행 버스가 매시간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일반 6,000원이다.

3. 춘천역-소양호: 춘천역에서 매시 35분에 출발하며 요금은 1,100원이다.

4. 소양호-청평사: 소양호 선착장에서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하며 요금은 1인 왕복 3,000원이다.

먹거리

춘천의 명물은 단연 막국수와 닭갈비다. 춘천역과 소양호 주변, 청평사 유원지에서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뽑은 사리를 찬물에 여러 번 헹구어 여러 종류의 고명을 올린 뒤, 육수를 넣어 만든 막국수(1인분 3,500원)와 갖은 야채를 넣고 비벼 먹는 쟁반 막국수(10,000원)를 맛보시길. 여기에 청평사 입구 식당가에서 파는 숯불에 구운 매콤한 닭갈비도 빠뜨릴 수 없다(1인분 8,000원). 오봉산장 식당 (033)244-6606


편의시설

춘천역 광장과 청평사 매표소 올라가는 입구에 편의시설에 갖추어진 화장실이 있다. 여전히 기차, 버스, 배는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휠체어를 타고 내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장애우들을 배려한 화장실을 갖춘 식당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화장실 이용은 춘천역이나 청평사 입구에서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행사/축제 정보

춘천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축제가 매년 정기적으로 열린다. 눈얼음축제(1월), 춘천국제마임축제(5월), 세계태권도대회(6월), MBC강변가요제·춘천인형극제(8월)이 개최되었고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춘천막국수축제, 9월 24-26일 소양제, 11월 4-10일 국제만화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독자와 떠나는 여행을 함께 만들어 갈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당일이나 1박의 여행으로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

장애우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편의시설이 미비한 곳을 지적하여 보완을 요구하는 기회도 함께 만들어 갑니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지방에 계신 분들도 물론 환영합니다.

<담당 이수지 기자 02)521-5364, soo3881@naver.com>

 

작성자이수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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