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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민의 테마에세이] 그대는 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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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별빛을 헤아립니다.
그리고
그 숫자와 똑같이 흘러내렸던

내 눈물을 떠올려 봅니다.
그립다는 말보다 더 하기 힘겨웠던

보고 싶었다는 한마디

 

이젠

그대 있을 어딘가의 하늘

그 별빛 속에
남몰래 던져 보고 싶습니다

 

그리움만으론

견디기 힘든 계절이었습니다
외롭다는 표현으로는

한숨마저 잃은 지 이미 오래였습니다

 

사랑은

그만큼 떨어져 있어야

그 깊이가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움은

그만큼 닿을 수 없다는 거리를 느껴야
실감으로 깨닫게 되는 거라

속삭이며 스쳐가던
그 날의 바람결까지도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이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하고 속삭였던 건

나 자신이었고
다름아닌 내 영혼이었다는 것을

 

떨어져 있음을 아파하면서도
다가설 수 없다는 한계마저 절감해야 할 때
어쩔 수 없는 몸짓으로

시를 앓게 되었는가 봅니다.

 

시는

아픔이었습니다.

상실이었습니다
그 절망과 슬픔이었습니다.
그렇게 시는

내 곁에 그대 없음을 일깨워 준

소리 없는 눈물이었습니다
그 흐느낌이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그대만을 사랑했다고
그대 들리는 거리에 서서

그대 들릴 만큼의 외침으로
그 한마디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혼자만의 외침인 줄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했던 것은
그대 듣지 못할까 두려웠던 까닭 아니라

듣지 못해도 좋을 그대
행여나 아주 떠나가 없지 않을까 싶은
안타까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촛불을 밝힙니다.
혼자라는 생각

무섬에 어깨 움츠리고 섧게 떨며
홀로의 촛불 태워 봅니다.
그리고

아껴두었던 한마디를

저 깊은 심연 속에서 꺼내듭니다

 

그대는 나였다는 것을

내가 그대 아니었다 해도
그대 나를 잊었다 해도

토해내듯 덜어낼 수밖에 없는 아픔 하나
생존의 이름과 함께 했다는 것을

이젠 얘기하고
그렇게 흩어놓으며

내게서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그대 나였음을

그리고
그대 그림자로 살아왔던 나 하나의 인생
그렇게 긴 그림자를 견디고 생존해 왔음을

 

입안에 맴돌아 되삼키지도 못하던

그렇게 지워버릴 수도 없었던
하나의 마침표 찍으려다

끝끝내 남겨진 한마디 때문에
말줄임표를 이어가고 있는

저의 하루
저의 나날

그러한 저의 삶이었음을
이젠 가릴 것 없는 영혼으로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대는......

 

그대는
나였습니다.

글 / 채지민

 

 

 

작성자채지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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