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 올림픽의 영웅들] 휠체어로 전세계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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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한센은 척수장애우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에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 1985년 3월 21일부터 1987년 5월 22일 동안 그는 ‘Man in Motion’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걸고 휠체어레이스를 벌였는데, 이 때 그는 전세계를 휠체어로 횡단하면서 척수 연구를 위해 2천만 달러를 모금했다. 릭 한센의 이 혹독한 여행은 어느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용기와 의지의 상징이었다.
한센은 1980년과 1984년 장애우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획득하였으며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1500m 시범경기에 출전하였다. 그는 “인생의 모든 경험은 자신의 철학과 선택을 빚어냅니다. 자신이 누구인가는 이러한 경험에 근본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삶의 풍부함과 질을 높여주기 때문이지요. 또한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실천하기 위한 매개로서 스포츠를 선택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결과로 저는 세계적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선수로서의 목표와 꿈을 거의 성취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꿈을 키웠습니다. 바로 휠체어레이스로 세계를 일주하는 꿈이었지요”라고 말했다.
한센은 “스포츠는 꿈과 목표를 갖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쳐 줍니다. 때로는 실패를 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향하는 힘 또는 동기가 자신의 꿈에 대한 신념이며, 이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신념입니다”라고 말한다.
한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세운 엄격한 기준으로 자신의 성과를 잰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휠체어마라톤 경기를 우승했을 때의 실망감을 기억한다.
“저의 목표는 처음으로 2시간 대를 깨는 것이었습니다. 결승선을 첫 번째로 넘으면서 시계를 봤을 때, 2시간 3분 22초였습니다. 저는 ‘걱정하지 말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했으니까....’라면서 내 결과를 합리화하려고 했지만,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지요. 항공편으로 오던 중 휠체어가 손상되었는데, 그것을 확인하지 않음으로써 저는 제 자신을 실망시킨 것입니다. 제가 세계선수권대회의 우승자라는 사실은 분명했지만, 그 때가 제 선수 생활에 있어서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한센에게 있어서 진정한 승리는 자신을 위해 이기는 것이다. 그는 “스포츠는 경기에 한 명 이상의 우승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한 사람이 1등이 되지만 각 선수들의 마음에는 개인적인 승리가 있지요”라고 한다.
그러한 한센이기에 역설적이게도 8위에 머물렀던 대회를 가장 큰 성공으로 기억한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의 휠체어 시범경기 선발전이 개최되기 2달 전에, 사고를 당해 그는 어깨가 빠졌었다. “올림픽대회에 나가기 위해 내 안에 있는 모든 힘을 다했습니다. 기적과 같이 100분의 1초 차이로 8위에 선발되었습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8위지만 저에게는 선수로서의 인생 최고의 성과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다니던 대학에서 장애우로서는 처음으로 체육 과목을 수강하였다. 그 때에도 그는 지금과 같은 의지를 갖고 있었다. 장애우 선수들이 스포츠의 맥락에서 인식되기를, 장애는 부차적인 특성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엘리트 장애우 선수들이 최고를 지향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가져야 하며, 가능한 한 최고의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림픽대회에서의 시범경기는 좋은 의도였으며 장애우 선수들이 알려지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나, 정식 메달 종목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세상에게 장애우 선수들은 실제로 선수들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줬다.
한센은 “스포츠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한 무엇인가를 전달해줍니다. 그런데 장애우 선수들에게 정식 메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메시지입니다. 7피트가 넘는 농구선수나 5피트가 안 되는 체조 선수처럼 신체적 조건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모든 경기에 성별과 체중 등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가시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평등의 원칙이 이미 성립되어 있기 때문에, 장애우 선수들이 한 종목 내에서 다른 세부종목에 출전한다는 것은 바람직하고 당연한 것입니다. 이 선수들은 그럴 권리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글/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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