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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나무를 심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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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장 지오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를 프레데릭 백이 파스텔화풍의 서정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만든 것인데 87년 아카데미상 단편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젊어서 나와 나 자신의 이기적 욕망과 미래의 행복에만 관심이 있었던 양치기, 엘지아 부히에.  그가 삶의 시련을 겪으면서 죽어가는 땅을 보다가, 매일 백개의 도토리를 정성껏 가려 쇠막대로 땅에 구멍을 내어 심는다.  땅에 대한 소박하고도 경건한 믿음을 잃지 않고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러나 서두르거나 조바심하지도 않고 나무 심기를 계속한다. 
한 사람의 몇십 년에 걸친 지속적인 노고와 열정 끝에 마침내 황무지는 푸른 숲으로 뒤덮이고 강물이 흐르자 다시 마을이 생기고 어린이는 깔깔대고 젊은이는 춤추는, 기쁨 넘치는 마을축제도 되살아나는 기적을 낳는다.
  그가 고립된 산 속에서 말마저 잊을만큼 고독하게 나무를 심는 세월 동안, 1 · 2차 대전이 마을을  휩쓸고 산마저 위협을 하지만, 그의 기적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인간도 창조의 영역에서는 신만큼 위대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라는 나레이션이 인상깊게 남는다.  인간이 위대할 수 있는 영역은 전쟁같은 무자비한 파괴의 영역이 아니라, 아름다운 창조의 영역이라는 것이.
  여기에 덧붙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아름다움 그림을 그렸던, 애니메이터작가 프레데릭 백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위대한 애니메이터 "프레데릭 백"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말해진다.  프레데릭 백은 30분 30초 남짓의 이 작품을 위해 4년 반동안 2만여 장의 파스텔화를 혼자 그리면서 제작, 감독까지 맡았고, 거친 질감을 살리기 위해 화공약품을 오랜 동안 사용하다가 오른 쪽 눈을 잃었다.  그리하여 그 역시 부히에처럼 우리의 피폐된 삶을 풍요롭게 만들 아름다운 풍경 하나를 남겨놓고 간 것이다.
  인터뷰에서 프레데릭 백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배울 수 있다"고.  일본의 애니메이션관계자들이 미국에 갔다가 프레데릭의 작품을 보고 영화관 문을 나서면서 "우리는 안돼"라는 자조적인 말을 했다가 에피소드가 있다.  백의 작품을 본 그들은 "더 이상 기술의 발전이 없었으면, 더 이상의 애니메이션의 발전은 없었으면…" 하는 말로 백에 대한 찬사를 대신했다. 
정말 장면 하나 하나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이다.  짧지만, 비디오 대여로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아쉬워서 자꾸만 다시 되돌려 보게 만드는 애니메이션 영화.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면 좋을 영화다.  시중에는 "영화마을" 몇몇 체인점에서 구해 볼 수 있으며 성베데딕도수도원에서 구입할 수 있다.

글/ 정하경 (자유기고가)

 

 

작성자정하경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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