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규의 장애우체육이야기] 꿈의 대제전, 시드니 장애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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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시드니장애우올림픽대회선수단장 세미나에 다녀왔다.
서울, 바르셀로나, 애틀란타 올림픽대회를 모두 체험한 필자로서는 2000년에 개최되는 시드니대회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 가가 몹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필자가 직접 참여했던 서울대회는 장애우올림픽을 일반 올림픽과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시켰던 첫 번째 대회였다. 사상 최대규모(61개국 4천2백명), 소련의 장애우올림픽 최초참가, 대회휘장이 장애우올림픽공식기로 채택되는 등 장애우올림픽의 여러 가지 신기원을 이룩했고, 대회 이후에는 국내 장애우복지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대회였다.
그러나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그 당시 국내 장애우 스포츠의 수준이 장애우올림픽대회를 치르기에는 저변이 취약하고,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대회운영은 곳곳에서 매끄럽지 못한 일들을 불러 일으켰다는 기억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역대 대회 가운데 가장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2000년 시드니 대회. 먼저 자원활동요원의 확보와 운영면에서 우리 나라는 여러 기관을 통해 단체등에서 확보되는데 반해 언론이나 지자체가 나서서 여러 가지 조건을 내세워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선발된다는 점이 특이했다. 일례로 행사기간 중 필자를 안내했던 서 여사는 현직 교사였는데 항상 자신의 도시락과 음료수를 가지고 다녔고, 본인이 자원활동자로 선발된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시드니올림픽은 철저히 장애우의 입장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의 선수단장은 선수촌 개촌일인 2000년 10월 14일 이전인 10월 9일까지 사전에 입국하여 모든 등록, 선수촌 비치, 각종 준비물 점검 등을 완료한 후 선수단이 곧바로 선수촌으로 입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애틀란타올림픽 당시 등록하느라 일곱여덟 시간을 공항에서 보내고 새벽 4시에야 입촌했던 지라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또한 대회 종료 후 출국시에도 선수촌에서 모든 출국 수속을 마치고 보딩패스를 받아 곧바로 공항 안으로 별도 수속 없이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대회 운영요원들이 대회 1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직무내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잘 알다시피 장애우 올림픽은 올림픽의 모든 인력, 물자, 공간을 연계하여 개최되는 대회이다. 필자에게는 간혹 장애우올림픽에 대한 충분한 지식 습득이 안된 요원들이 참여하여 간국 선수단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시드니올림픽에 참여하는 모든 운영요원은 올림픽과 장애우올림픽을 같이 준비하고 있었으며 서로 다른 대회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업무를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더욱이 경기장 시설은 선수촌과 인접한 곳에서 모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한 군데 밀집시켜 놓았으며, 선수촌은 기존의 아파트가 아닌 개인주택을 사용하는데 대회조직위원회에서는 각국의 휠체어사용 선수규모를 파악하여 별도의 숙소를 개축하는데 정열을 쏟고 있었다.
시드니올림픽은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다. 오늘날 장애우스포츠는 각종 지역예선, 쿼터시스템, 랭킹포인트제도, 약물검사 등이 도입되면서 각국의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라지만 참가선수단을 위해서는 가장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시드니올림픽의 준비상황을 보면서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필자의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 2002년도에 부산에서 아태장애우경기대회가 열린다. 우리가 시드니올림픽같이 참가선수단을 위한 제반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치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 아울러 모든 장애우가 참여하는 진정한 스포츠의 대제전을 통해 우리의 역량이 진일보 되도록 함께 노력해 가야겠다.
글/ 한민규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 체육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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