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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서른 두 살 이제 시작이다,

[사진이 있는 이야기] 뇌성마비장애우 정만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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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혼자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래서 혼자 살아나가야 된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래서 이젠 시작해야 된다고 느꼈기 때문에 한 젊은 장애우가 홀로서기를 위하여 세상의 문을 두드렸다. 어린 시절 장애로 인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외출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는 TV와 라디오로 세상을 경험했고 책과 컴퓨터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했다.
  “어렸을 때부터 교육방송을 좋아했어요. 물론 집에 있으면 TV와 라디오가 제 유일한 친구였지요. 그 중에서도 교육방송을 좋아했었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배울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지금 만훈 씨는 컴퓨터 CAD설계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실시하는 컴퓨터 교육에 열중이다.
  “어머님께서 엄하셨지요. 그리고 공짜를 싫어 하셨습니다. 가진 것 없어도 떳떳하게 살아야 된다고 말이죠. 그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러기 위해서는 나혼자 해내야 된다고 말이죠. 나도 혼자 일어서려고 무척 노력했습니다. 옷입는 것, 먹는 것, 일어서는 것, 앉는 것 등등 말이죠. 시간이 얼마 걸리든 혼자 하려고 노력했어요.”
   얼마 전 그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처음으로 아무런 도움없이 여행을 갔다. 그가 집을 떠 생활하고 있는 천애재활원 부설 실업장애우생활공동체 ‘징검다리’에서 독산동 집지 전동휠체어를 타고 간 것이다.

  초인종을 누르자 어머님이 뛰어나오시며 못믿겠다는 듯 “아니 네가 어떻게...”
 “이것보세요. 어머니, 제가 뭐라고 했어요. 이젠 혼자 얼마든지 다닐 수 있다고 했잖아요.”

  언덕을 넘고, 계단을 오르 내리고, 고인 물을 헤치고, 보도블럭의 작은 턱을 넘어가며 30km가 넘는 길을 달려갔다. 아마 비장애우에게는 마치 산을 넘고 비탈길을 오르내리고 강을 건너고 자갈길을 헤쳐나가는 험난한 길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무서웠죠. 차들이 경적을 울리지는 않았지만 옆을 쌩쌩거리며 지나가면 가슴이 덜컥거렸어요. 그건 그렇다 쳐도 무엇보다 한심한 것은 지하철의 리프트였지요. 지하철 직원들조차 작동법을 모를 정도였으니까요. 위험한 적도 있었어요. 글쎄 리프트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서 버린 것이었어요. 떨어질 뻔했었죠. 도대체 리프트 정비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전시용으로 쓰는 것인지 답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요. 우리 나라 복지 정책의 실정이 이런데... 실망을 많이 했죠. 하지만 지금은 거리를 나가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유롭게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요령이 많이 생겼지요. 언젠가는 나아지리라는 생각으로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겠죠.”
  좋게 생각하자,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언젠가는 살만한 세상이 오겠지. 그래 좋아질 날을 위해 준비하자. 그래 준비된 사람이 되는거야. 세상에 나가면 그래도 내 몫의 할 일이 있을 테니까.
 
글, 사진/ 김학리 기자

작성자김학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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