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규의 장애우 체육이야기] 장애우에게 이상적인 스포츠, 양궁
본문
양궁은 장애우와 비 장애우들이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스포츠다. 우리는 양궁대회에서 장애우들이 비장애우들과 함께 어우러져 경기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이렇듯 양궁 경기에서는 장애우들에게 제한적인 규정이 없다.
양궁은 인간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 살아가야 할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고 오늘날 가장 훌륭하고 건전한 스포츠의 하나가 되었다.
문헌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양궁이 아주 인기 있는 스포츠였던 것 같다. 영국의 에드워드 3세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다른 모든 스포츠는 금하고 오직 양궁만 행하도록 명령을 하기에 이르렀고, 헨리 8세는 2백20야드(1야드는 약 0.9m)나 되는 거리에서 명중을 시켜야 한다는 법률을 통과시키기까지 했다고 한다.
양궁은 장애우들에게 있어 최초의 경쟁적이 스포츠의 하나로 도입되었고, 오늘날 전세계의 장애우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는 스포츠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면 어떠한 관점에서 양궁이 장애우를 위한 하나의 이성적인 스포츠로 도입되었는지 알아보자.
첫째, 양궁은 몸통과 어깨 근육발달에 대단한 치료적 가치가 있으며, 둘째 심장혈관 기능에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셋째 양궁은 운동의 양이 당기는 힘을 증가시키거나 또는 쏘는 거리를 멀리 함으로써 변화될 수 있기에 매우 다양한 응용력을 갖고 있다. 넷째 양궁은 선수 자신의 판단과 힘에 의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고 기계화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매우 커다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것에 못지 않게 양궁은 장애우와 비장애우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이상적인 스포츠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장애를 극복한 몇 명의 올림픽 양궁 선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불화살로 성화를 점화한 양궁선수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그는 스페인의 장애우 양궁선수인 안토니오 리볼로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하지도 않은 장애우 양궁선수를 올림픽 개회식 점화자로 선정하여 대회의 의의를 표현한 것을 보고 필자는 스페인 국민들이 장애우에 대한 올바른 의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84년 LA 올림픽 대회 개막식에서는 7천 8백여명의 올림픽 참가 선수들 속에 유일하게 휠체어를 타고 입장한 여자선수가 있었다. 그녀는 뉴질랜드 여자 양궁선수 네롤리 페어홀르로 올림필 사상 최초의 휠체어 선수였다. 그녀는 지난 1969년 불의의 오토바이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입었다. 원래 승마선수였던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모든 역경을 극복하여 양궁선수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영연방대회 금메달리스트인 페어홀은 올림픽에서 성적은 부진했지만 그녀의 의지는 금메달 이상의 것이었다.
이들 경우와는 달리 올림픽의 영웅이 사고로 장애우가 되어 장애우 올림픽에 참가한 사례도 있다. 바로 이디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이다. 그는 1960년 로마올림픽대회 마라톤에서 2시간 15분 11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것은 종전의 기록을 15분이나 단축시킨 세계 신기록이었다. 그리고 1964년 동경올림픽대회 마라톤에서 2시간 12분11초로 자기기록을 다시 3분 단축시켜 마라톤에서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전설적이 마라토너였다. 그러던 그가 아디스아바바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 충돌사고로 심한 부상을 입었고 사고 즉시 비행기로 영국의 스토크 맨데빌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그 때 영국을 방문중이던 셀라시에 황제가 그를 문병와서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베는 결국 척수 장애우가 되고 말았다. 아베베는 한동안의 치료기간이 끝난 뒤 하반신은 마비되었지만 건강한 상체를 이용해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활쏘기를 연습했다.
그러다 마침내 장애우 올림픽 대회에 출전했다. 그의 활 솜씨는 마라톤 못지 않게 일급이었다.
1973년 10월 25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양궁선수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는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의 소유자였으며,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글/ 한민규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 체육진흥부장)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