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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이야기] “그래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는 거야”

-관악장애인 직업자활센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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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 귀퉁이를 돌아 자세히 찾아 봐야만 눈에 뛰는 "관악장애인직업자활센터" 라는 간판. 14명의 정신지체, 뇌성마비 장애우 식구들이 재활교육을 위해 작업을 해나가기엔 좁은 공간이지만 책상을 이리 저리 옮겨 보고 또 꾸미고 가꾸어서 자활센터가 생겨 난지 3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교육장의 모습이 갖춰져 가고 있다.
  처음 3명으로 작업장을 시작했을 때는 그래도 소일거리로 20∼30만원까지 순수 개인 작업수당으로 가져갔던 좋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곳도 역시 IMF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은 늘었지만 물량이 그대로이고, 그나마의 작업단가도 떨어져 4∼7만원 정도를 월 보수로 받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센터의 간사들은 지난 달 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이 곳은 작업장이 아닌 직업훈련교육장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근처 사회복지관에서 격일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화요일은 컴퓨터교육, 목요일은 체육활동으로 태권도를 배우고 토요일에도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한다.
  전에는 매주 금요일에 서울시내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람들과 사회에 대한 적응훈련을 했지만 작업량이 많아진 관계로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 산행을 할 예정이다.
  "이 동네에는 그리 풍족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이웃 분들께서 오히려 이해를 많이 해주셨어요. 자원봉사도 많이 하시고 같이 얘기도 하면서 어울렸지요.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에요."
  이웃들의 이해와 배려가 센터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이곳 간사들은 말한다.
  "이번 겨울엔 정말 따뜻하게 지냈어요. 라이온스클럽에서 기름 천리터와 라면 10박스를 후원해 주셨거든요. 가게를 운영하시는 이웃 할머님께서 그곳과 인연이 있으셨는지 저희 센터를 소개해 주셨어요. 그 할머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직업재활을 담당하는 서경호 교사는 이곳의 직업교육은 사회 생활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구 한 명이라도 일을 하지 않거나 작업에 몰두하지 않고, 잡담을 하고 있으면 무거운 목소리로 엄하게 꾸짖는 것도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장애우들에게 늘 상기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곳이 장애우들에게 교육자활을 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기를 간사들은 바란다. 그래서 더 많은 장애우들이 이 곳에서 함께 하기를 바라지만 사실 공간이 좁아 지금 14명만으로도 거의 포화상태다.
  그래도 봄소식과 함께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이곳에서 생활을 하던 최혜영 씨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에덴둥지교회에서 운영하는 작업장으로 입소를 하게 될 예정이다.
  이곳 식구들에게는 헤어짐의 아쉬움이 남겠지만 앞으로 이곳의 회원들도 취업의 기호가 주어진다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야 될 것이다.
  "저희 관악장애인직업자활센터 내에 제대로 된 장애우 자립작업장이 생겨서 저희 회원들이랑 다른 많은 장애우들이 이곳에서 지내면서 함께 일도 하고 형제들처럼 사이좋게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3월, 꽃피는 봄이 왔지만 이들의 이런 꿈이 활짝 피어날 진정한 "새봄"은 또 언제 올런지.

 

사진  글/  김학리 기자

작성자김학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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