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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요?"

한 왜소증 장애우의 아픈 성장 이야기, 영화 <프랭키 스타라이트>

본문

  복잡한 도심의 한복판, 사람들의 긴 다리 사이로 유난히 짧아 보이는 다리를 가진 주인공, 프랭키가 보인다. 43세의 왜소증 장애우 프랭키의 두 손에는 자신과 어머니 베네딕트의 삶이 모두 들어있는 자서전이 들려있다. 밤 하늘 별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전 소설을 완성한 것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태어난 프랭키는 이민국 관리자 잭의 도움으로 아일랜드에 머물며 그의 가족과 함께 지낸다. 나이가 들어도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왜소한 체구 때문에 친구 하나 없는 어린 프랭키에게 잭은 늘 아버지처럼, 다정한 친구처럼 곁에 머물며 별에 대해 얘기해 준다.
  프랭키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며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그런 프랭키에게 어머니는 늘 사랑스런 얼굴로 "너만이 웃을 수 있는 별들을 가질 수 있어"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프랭키는 자라면서 잭의 딸인 엠마에게 호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차가움에 쉽게 다가가지는 못한다. 어느 날 잭의 가족이 멀리 이사를 떠나게 되고 이제 어머니와 남은 것은 프랭키, 둘뿐이다. 어머니는 공장에 나가 일을 하고 프랭키는 혼자 남아 책을 읽으며 어머니를 기다린다.
  얼마 후 오래 전 밀항선에서 어머니에게 관심을 가졌던 미국인 테리가 찾아온다. 프랭키를 위해 오토바이를 태워 주고 공놀이를 하며 진심어린 관심을 보여주자, 어머니는 프랭키에게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테리와 함께 미국행에 오른다. 하지만 점점 변해가는 테리 때문에 고민하던 어머니는 프랭키와 함께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테리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된 어머니는 또 다시 불행한 운명을 낳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살을 택하고 만다. 이제 어린 프랭키는 혼자가 된다.
  어른이 된 프랭키. 그는 어두운 방에서 책을 써서 돈을 벌며 살아간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자신을 사랑해 줄 여자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실의에 빠진 그는 어느 날 길거리에서 돈을 주고 여자를 사려한다. 그러나 거리의 여자는 프랭키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꺼져. 이 난쟁이야"라고.
  천문학, 어머니,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자서전을 출간한 프랭키. 그는 유명 인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으로 외로움에 지친 나머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요? 나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왜소증 장애우가 쓴 거라서 그래서 쇼를 준비한 거죠?"라며  냉소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어느 날 출파사인회에 찾아온 엠마. 프랭키는 처음에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잠시 뒤 그녀를 찾아 밖으로 뛰어나간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찻집에 앉아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낸다.
  그 때부터 두 사람은 자연스레 친해져 산책도 하고 화가가 된 엠마의 미술 전시회도 찾아간다. 조금씩 프랭키는 마음의 문을 열고 어두웠던 자신의 방도 밝게 바꾸어 놓는다.
자신을 남겨둔 채 자살을 택한 어머니에 대해서도 프랭키는 미움보다도 이해로 상처를 극복해낸다. "용서할 것도 없죠. 내겐 살아 남을 힘만 주고 자신의 고독에서 벗어나려 했던 거죠"라며.
  프랭키와 엠마. 이제 두 사람은  다정한 연인이 되어 사람들 앞에 나선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렇게도 질문한다. "여자는 그렇게 크고 당신은 작은데 어떻게 결혼할 수 있어요?" 분명 그들은 겉모습만을 볼 때면 그 누구보다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서로가 진정한 마음의 교감을 통해서 결합된 그들의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연인들인 것이다.
  프랭키는 이제 엠마에게 당당히 말한다.
  "결혼해줘요. 엠마."
  이제 두 사람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어릴 적 프랭키가 하늘에 떠있는 별을 올려다보며 꿈을 키워나갔던 그 별빛 아래서.

 


글/ 김정희 객원기자

 

 

작성자김정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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