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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장애와 행복은 아무 관계 없다"

사지절단장애우 오토다케 히로타다 씨의 자전적 에세이 <오체불만족>

본문

  "어머, 귀여운 우리 아기..."
  사실 <오체불만족>에서 그의 어머니가 아들을 처음 대면한 순간 이런 감탄사를 내뱉었다는 첫 대목을 읽다 보면 태어날 때부터 팔과 다리가 아예 없는 몸으로 태어난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22)군의 앞날도 그다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게 한다. 병원측에서 한 달간이나 모자간의 상봉을 늦추고 첫 대면을 준비하면서 어머니가 기절할 것에 대비해 병실까지 준비했지만 그의 어머니의 눈에는 한없이 귀여운 아이였을 뿐이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여서 신체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면에 있어서도 아들의 "개성"을 인정하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강한 아이로 키우자"와 "장애를 방패로 도망치는 아이는 절대로 만들지 말자"는 것을 교육방침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들 부모의 기대 이상으로 오토는 10㎝ 정도 자라난 팔로 수영과 농구, 축구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자 학생회 간부로 급우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자랐고, 이제 명문 와세다대학 정치학과에 학생이 되어 전동 휠체어로 교정을 누비고 있다. 이러한 오토의 성장기를 담은 자전적 에세이인 <오체불만족>은 그러나 단순한 장애극복기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오토가 처음 사람들이 자신을 장애우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새삼 놀랐을 때는 "놀랍게도" 대입 재수초 학원을 알아보러 여러 학원에서 거절을 당하기 시작할 때였다고 한다.
  그가 그렇게 자신의 장애에 대해 둔감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4학년때까지 계속 담임맡기를 자원하며 휠체어없이 생활하도록 혹독하게 자기훈련을 시키기도 하고 또 오토의 신체특징을 고려한 나름의 룰을 정해 농구, 축구 등의 모든 스포츠와 줄넘기까지 반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게끔 도와준 교사들의 남다른 교육이 더해진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일반 초등학교 입학조건으로 복도에서 보호자가 대기하라는 요구를 묵묵히 따르면서도 담임 교사가 휠체어 사용을 금지하거나 아들이 눈앞에서 아이들에게 간혹 놀림을 받더라고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냉정하게 대처하는 그의 어머니.
  오토가 자신은 그저 초개성파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주위 교사들과 부모의 지도 덕분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계에도 극심해진 일명 "왕따", 처음에는 원어 그대로 "이지매"로 불렸던 그 친구 따돌림 현상의 원조격인 일본 교육현장에서 오토같은 장애우가 그렇게 밝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오토 본인의 밝고 적극적인 천성만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오토 군은 어려서부터의 교육환경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은 장애우에 대한 장벽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친구들이나 강연을 나가서 만난 아이들도 처음엔 놀란 표정으로 이것 저것을 묻다가도 이쪽에서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하면 그처럼 팔다리가 없다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좋은 친구가 됐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오토와 같은 반이 되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오토는 몸이 불편한데도 저렇게 열심이니까 너도 좀 더 열심히 하라고 했더니 알았다면서 고개를 끄덕이지 뭐예요."
  "우리 아이가 오토와 함께 파트너가 되어 함께 체조도 하고 마지막에 휠체어를 말며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것을 볼 때는 감격해서 목까지 메였답니다. 우리 애도 정말 행복했다고 하더군요."
  "오토가 우리 반에 있어서 혹시라도 힘든 일을 겪는 아이가 있으면 우리 반은 자연스럽게 그 아이를 돕는 습관이 생겨났지."
  자신을 둘러싼 이러한 주위 사람들의 변화를 직접 보고 느껴온 오토다케 군은 언제부터인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구세주는 장애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현재 이 <오체불만족>은 일본에서 출간 6개월에 2백65만부를 넘어섰고, 원래 전국 각지에서 "바리어 후리" 운동과 관련된 강연을 해온 오토다케 군의 명성과 함께 10대에서 80대까지 독자들의 수많은 편지가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오토다케 군이 이 책을 통해 알리고 싶은 메시지는 한 가지다. "이 책의 타이틀을 일부러 "오체불만족"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것으로 붙였다. 오체가 만족하든 불만족하든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데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바로 그 말을 전하고 싶었다."

 

글/ 한혜영 기자

작성자한혜영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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