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있는이야기 1] 걸음마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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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있는이야기]
걸음마 연습
아들아, 걸어 보렴
이렇게 팔 벌려
기다린 지 아홉 해
한 발짝이라도 옮겨 보렴
어미 살아서야
지푸라기 같은 네 몸뚱이 등에 업고
산을 못 넘겠니
바다를 못 건너겠니
행여, 네 걸음 한 번 볼까
눈보라 천둥 속 헤쳐
무주-전주 하룻길
아홉 해 쌓이는 세월에
모래재 저녁별도 정답구나
일그러져 씰룩이는 얼굴
보는 이마다 망친 표정되어
외면하고 가는 모습
가슴이 타지만
고운 볼웃음 어미나 볼 수 있지
네 안에 있는 천사 내나 알지
너희들의 천국은 멀고 아직도
이 세상은 얼음발 돋은 겨울
어서 일어나 걸어 보렴
지나온 세월이 아홉 해라면
네 발로 딛고 가야할 날들은
몇 곱절 긴 터널인 것을
어미 목숨 붙어있던 손 내밀 때
아들아, 한 발짝이라도 옮겨 보렴.
시/유영아 (시인)
사진/ 윤선애
작성자유영아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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