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져를 함께 즐기는 친구들 1] 아! 아름다운 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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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를 함께 즐기는 친구들]
아! 아름다운 정동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부설 장애우지원센터에서는 여행이나 레저를 통해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친근한 벗이 되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레저버디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8월 30일에는 정동진, 9월 20일에는 여주 신륵사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기 참가한 장애우와 비장애우의 글을 소개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몰라도 내가 외출한다는 것은 거의 결단을 내려야 할 정도로 중대한 일이자 또한 모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정동진으로의 여행도 무척이나 망설이고, 망설였다. 그러나 소문으로만 듣던 곳을 직접 가보고도 싶고 또 장애우와 비장애우와의 장벽을 허무는 의미에서 마련된 여행이라고 하니 나의 기대는 전날 밤부터 저만치 앞장서 걸어가고 있었다.
약속장소에 모여 봉고차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서로 하는 일이나 이름 등을 간단히 소개하며 인사를 나눈 뒤 자연스럽게 눈길은 모두 바깥 경치를 감상하게 되었다. 나는 누워서 차를 타야 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시야가 제한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밝은 하늘만은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도록 시리게 바라볼 수 있었기에 적지 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가다가 가이드분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오죽헌과 배다리마을이라고 하는 "선교장"도 둘러본 후 드디어 정동진의 바닷가 가까이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이후 밤늦게까지 이날 하루의 느낌과 자원활동자와 장애우가 나름대로 갖게 되는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귀한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다들 긴장을 했지만 해돋이를 보는 데는 조금 늦은 듯했다. 5시 20분쯤 부랴부랴 정동진바닷가로 달렸다. 다행히 일출의 장관은 놓치지 않았다. 더욱 운좋게도 한 케이블방송국의 모닝콘서트가 바닷가 바로 옆 모래 옆에 마련된 무대에서 펼쳐져 말로만 듣던 인기가수들의 주옥같은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정동진의 아름다움에 한 마디로 반하고 반해서 아무런 말도 없이 침묵만을 삼키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정동진에 오기까지 나의 마음속에 쌓여있던 아픔, 슬픔, 괴로움, 외로움을 하나하나 뜨는 햇살에 실어 보내며, 안녕이라고 속으로 여러 번 외치고 나니 온 몸이 후련해지면서 서서히 평안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사실 힘이 들어 여기 저기가 아파왔다. 나도 이 정도인데 내 휠체어를 밀어준 분들은 얼마나 힘들고 아프셨을까 하는 마음이 이후 며칠동안 많이 들었다.
글/ 정일만 (근이양증 장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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