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노래모임 노돗돌 공연 열려
본문
[문화]
"분노-그리고 작은 다짐"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노래모임 "노둣돌" 공연 열려
반 토막 몸뚱이로 살아간다고 친구여 이 세상에 기죽지 마라. 삐뚤어져 한쪽으로 사느니 반 쪽 이라도 옳 곧게! 말뿐인 장애복지법조항마저 우리의 생존을 비웃고 있다. 노동으로 일어설 기회마저 빼앗긴 형제여 아- 차별의 폭력은 층을 깨고 사백만의 힘으로 하나로 자- 외쳐 불러라 복지의 나라 장애해방 참 세상을 아- 아 우리는 뼈아픈 고통의 시련마저 참아 참아야 승리하리라.(노래 "휠체어에 기대어")
우리나라에는 여러 계층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가 있고, 중년층이 부르는 트로트, 청소년이 즐겨 부르는 랩송 등 다양한 노래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장애우는 자신의 삶을 노래로 형상화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9월 2일 드디어 장애우의 삶을 표현한 노래가 첫선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정립회관에서 열린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노래모임 "노둣돌"의 창립공연이 열린 것이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모인 노둣돌은 이번 창립공연을 통해 장애우 문화가 전무한 실정에서 장애우 운동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연습을 해왔다고 한다.
"지난해 7월 5명이 모여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공연을 준비해 왔지만 구성원 대부분이 직장인과 학생들이어서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 구요. 많이 부족한 솜씨들이었지만 첫 공연인 분노-그리고 작은 다짐을 지난 3월 분신한 최정환씨에게 받치고 싶어요"현재 노둣돌의 대표 추경미씨의 얘기이다.
"우리 죽어서 별에 묻히기 위해 언제 다시 헤어질 때 너를 만나나 홀로 새벽 강가에 우는 사람들 눈물의 칼을 씻고 바다로 간다"(슬픔이 기쁨에게)라는 노래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공연 노둣돌은 한 중도장애우의 삶을 슬라이드 상영과 멘트, 그리고 노래로 형상화했다. 중도장애우가 된 사람의 절망, 행상․구걸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노점상으로 이어지는 삶, 그리고 폭력적인 노점 단속으로 더욱 절망하고 분노의 한으로 자신의 몸에 불을 당기는 한 장애우의 삶을 통해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결의를 다지는 공연이었다.
공연 노래 중 "장애해방가"와 "휠체어에 기대어"는 "분노- 그리고 작은 다짐" 공연을 위해 특별히 창작된 곡이다. 민중가요 작곡․작사가의 대표로 꼽히는 김호철씨(대표곡 : 파업가, 단결투쟁가, 진짜노동자 등 다수)가 직접 글을 쓰고, 곡을 붙였다. 김호철 씨는 친형이 장애우라 장애문제를 가까이서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노래 공연 도중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을 연출한 노둣돌은 앞으로 1년에 한번씩 정기공연을 갖고 순회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노둣돌 10명의 구성원들은 소리 모아 "척박한 장애우 문화의 장을 열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노둣돌의 활발한 활동과 노둣돌이 항상 장애우의 삶을 대변하는 노래모임으로 굳건히 서기를 기대해 본다.
김수미/기자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