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익환 목사 추모 특집1]자작시 죽음을 눈앞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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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눈앞에 두고
문익환 목사
1918년 북간도 용정 출생
한국 신학대학, 미국 프린스턴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신학대학 교수
1976∼87년<3·1민주구국선언>사건 이후 네 차례에 걸쳐 투옥
1985∼88년 민주통일 민중운동연합의장
1981년 1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고문
1989∼1991년 평양방문으로 다섯 번째 투옥
1994년 1월「통일맞이 칠천만겨레모임」
1994년 1월 18일 오후 8시 20분 심장마비로 사망
나는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가네요
서운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거야 주름투성이 당신 얼굴의 잔주름살 하나도 안 되는걸요
이제 이 몸 허물어져 당신께 돌아가
영원이 되는 건데요
이봐 가긴 어디로 가
끝도 없는 이 누리
나의 앞뜰이요 뒤뜰인데
풀꽃 보드라운 목숨
그 아름다움이 나의 숨결인데
뼈를 갉아내는 이 역사의 굽이굽이에서
이 주름진 얼굴 한순간도 돌릴 수 없는데
이 찢겨진 발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 옆을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데
예 알겠습니다
당신께 돌아가
당신이 사랑하는 세상에
더 가까워지는 거군요
몸과 마음 눈물로 풀어져
땅속으로 풀잎 속으로 사람들의 살 속으로
아픈 아픈 역사 속으로 스며드는 거군요
작은 축복에서 큰 축복으로
작은 사랑에서 큰 사랑으로
커가는 거군요
당신만큼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당신의 무한한 사랑에 뛰어 들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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