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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경과 함께하는 민요기행] 고독한 영혼의 외침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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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영혼의 외침 "재즈"

 미시시피 강가의 흑인들은 고향을 그리며 노래를 불렀고 뉴 올리언즈의 부둣가 허름한 술집에서는 오랜 항해에 지친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불렀다.
 20세기 음악사에서 가장 큰 사건은 바로 재즈의 탄생이다. 우리의 민요나 재즈 이전에 블루스가 그러했듯이 재즈 역시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음악이다. 재즈의 특징은 여러 가지로 규정지을 수 있으나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즉흥연기와 리듬에서 오는 스윙의 감각이다.
 흔히 재즈를 시각적인 음악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각 주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고 그 격렬함에 자신도 모르게 도취되어 더욱 깊이 있게 접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즈는 많은 음악 유형의 하나라기보다는 음악을 연주하는 수단이라고 보는 이도 꽤 있다.
 재즈의 첫 번째 스탈일은 "뉴올리언즈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 스타일이 정착하기 이전에 "랙 타임"(Rag Time)이라는 음악형태가 있었다. 이 랙 타임이 바로 재즈의 전신이다.
 랙 타임은 미조리주의 세달리아라는 곳과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작됐는데 그 특징은 전부 피아노 음악이라는 것과 즉흥연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마음먹고 작곡했다는 데 있다.
 19세기 말 미국남부에는 해군 기지를 중심으로 유흥가들이 번창했다. 이 술집에 모여든 군인들과 노동자들은 종래의 서구 음악에서 식상해 있었고 그래서 좀 더 새롭고 감각적인 흑인 음악에 더 많은 갈채를 보내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원초적인 선율과 유럽의 멜로디는 처음에 피아노 연주되다가 점차 그 규모가 확대되어 갔다. 바로 랙 타임의 단조로운 피아노에 트럼펫과 클라리넷, 트럼본 등을 넣어 연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딕시랜드"(Dixie Land)라는 5∼6명 정도의 인원으로 연주하는 형태가 생겨났는데 이 딕시랜드 스타일의 연주자 중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전설적인 재즈 아트스트 "루이암스트롱"이다.
 1900년 뉴올리언즈 흑인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교도소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종래에는 세기의 음악가가 된 것이다. 나라 자체의 고유 문화유산이 없었던 미국은 재즈를 나라의 상징처럼 내세워 루이 암스트롱으로 하여금 전 세계를 순회하면서 딕시랜드를 들려주게 하기도 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접어들 무렵 당시 뉴올리언즈에는 재즈 장례식이 성행하고 있었다. 재즈 장례식이란 장례의 중요한 절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재즈를 연주하는 것이다. 행렬들은 갈 때와는 달리 밝고 활기에 넘치는 곡등을 연주했는데 이는 "이제 슬픔을 잊고 빨리 생활로 돌아가자"는 염원에서였다.
 이 밴드의 뒤에는 밴드의 뒤를 따라다니며 우쭐거리거나 춤을 추는 젊은 세대들이 제2의 행렬을 이루었는데, 이는 재즈가 어떤 의도나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바로 즉흥에서 그 분위기를 엮어감으로써만 가능한 거짓 없는 몸짓의 하나임을 나타내는 단적인 예이다.
 이러한 모든 것이 재즈의 효시였던 것이다.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즈는 원래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다. 1700년경 프랑스인들이 세운 이 도시는 1800년경 미국이 사들이기 전까지 거의 프랑스인들이 통치해 오며 그들의 문화를 듬뿍 뿌려 놓았다. 앞서 얘기한 재즈의 효시가 되었던 재즈장례식도 프랑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지금도 프랑스 남부지방에서는 이러한 관습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 뉴 올리언즈 스타일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이러한 초창기 재즈 장례식을 통한 재즈는 많은 뉴 올리언즈 뮤지션들을 자극시켰고 마침내 재즈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그들은 뉴 올리언즈의 홍등가인 스토리빌의 자유롭고 거리낌없는 풍토에서 생겨난 언어, 풍습, 음악적인 선율 등이 함께 어우러져 뉴 올리언즈 스타일이라는 형태가 생겨나게 되었고 이는 재즈가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암시이기도 했다. 
 뉴 올리언즈 스타일의 부흥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으며 그리하여 유럽의 젊은 뮤지션들도 뉴 올리언즈 스타일의 연주를 하기 시작하였다. 30년대와 40년대를 지배한 재즈의 연주 스타일은 대부분 뉴 올리언즈에서 유래되었다. 이 뉴 올리언즈 스타일의 특징은 3개의 멜로디 악기 트럼펫, 트럼본, 클라리넷이 어우러져 자유로이 엮어지는 형식이다.
 제즈가 흑인들에 의해서 창조된 것은 확실하지만 백인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대단히 크다. 재즈라는 음악 자체가 흑인들의 감각적인 요소와 백인들의 멜로디가 합성되어 형성된 것이다.
 흑인적인 요소는 크게 반복되는 리듬 패턴과 즉흥성을 꼽을 수 있고 백인적인 요소는 재즈에 사용되는 악기가 백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과 형식에 있어서 가요적인 외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다.
 남부 뉴 올리언즈에서 생겨난 재즈는 미시시피상을 타고 중서부 지방으로 입성하였는데 시카고를 중심으로 그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바로 백인들의 독자적인 재즈형태가 생겨나게 되는 데 이것을 바로 "시카고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카고 스타일의 재즈는 당시 암흑가를 지배하고 있던 알 카포네와 디온 오바니온 등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했다. 시카고 스타일의 재즈는 바로 마피아에 의해서 성행되었던 것이다. 이들 시카고 스타일의 음악적 특징은 클래식의 영향 아래 앙상블을 위주로 했으며 클라리넷이 전체를 감싸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전체의 선율이 뉴 올리언즈에 비해 선명했고 리듬적인 요소는 흑인에 비해 강렬함이 약했다. 이렇듯 재는 뉴 올리언즈에서 태어났지만 재즈가 세계를 정복한 것은 바로 시카고로 대이동을 하고 난 이후부터였던 것이다.
 재즈를 발전시킨 사람들은 매우 많지만 그 중에 꼭 소개하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 독일의 낭만주의를 재즈에 도입시킨 천제적인 음악가 빅스 베이더벡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가 어렸을 때 미시시피 강에는 뉴 올리언즈로부터 강을 오르내리며 재즈를 연주하는 배가 있었는데 그가 살던 마을에도 이러한 배들이 정박하고는 했다.
 빅스는 바로 이러한 배들을 통해 재즈를 접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재즈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는 코넷이라는 악기를 신문지에 싸들고 다녔는데 그가 거리를 다닐 때는 흡사 꿈을 꾸고 있는 듯했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는 18세부터 대중 앞에서 연주를 시작했고 1923년 최초의 시카고스타일 밴드와 활동하였다.
 그는 독일의 낭만주의를 재즈에 도입시켰는데 그래서 그의 음색은 멜랑꼬릭하고 동경에 가득 차 있다. 그는 지쳐 쓰러질 때까지 코넷을 불었고 술을 마셨다. 그는 드비시의 화음구조를 피아노로 시험해 보기도 하였고 놀랄 만큼 단순하고 깨끗한 인상주의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그 곡들의 제목은 바로 그가 쫓는 음악세계를 잘 말해 준다. "안개 속에서" "어둠 속에서" "섬광" 등. 이러한 제목들은 그가 얼마만큼 인상주의 음악에 몰두하였던가를 아울러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에 들면서 그의 건강은 심하게 악화되었다.
 모든 친구들과 의사의 만류에도 그는 새벽 세 시경에 일어나 코넷을 불렀다. 그리고 28살이 되던 해 8월, 그의 곡 제목처럼 그는 폐렴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바로 "섬광"처럼…
 동시대 뮤지션들은 그를 가리켜 "몽상가이며 낭만적이고 이 시대의 가장 어린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또 루이 암스트롱은 "그는 갔지만 그의 고래보다도 더 큰 뜨거운 가슴과 영혼은 우리 음악 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라고 얘기했다.
 빅스 베이더벡, 실로 그가 재즈사에 남긴 영향은 그 누구보다도 위대했다.
 

작성자김예경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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