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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의 세상보기]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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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박용수

어머니
이 버림받은 땅에는 태묻지 말걸 그랬네요
대낮에도 도깨비 나돌며 넉살을 떠는
이런 나라에는 태어나지 말걸 그랬네요

돌아서면 지난 일이 재되어 흩어집니다
모질게 살아 한 누리. 드디어는 허리굽는 젊음을
어느 길처에 묻어 덕대로 남겨두고 떠난들
되돌아는 보지 말아야죠. 어머니

이 봄
안산머리에는 몇 그루 보득이라도 자라겠죠
실여울 에돌아 흐르는 난밭머리 저 너머에서
골갯물소리 아지랑에 묻어오네요. 어머니

뜸뜸 사이를 연때잇듯 굽이 잇는 논틀밭틀에도
이제는 마실네 그림자락 뜨이지 않고
떠도느니 낮깨비 허연 웃음뿐입니다

어느 때인가 더 일어설 보람마져 이울 때에
만나요. 모든 핏줄이어 만나요
후미진 응달자락에라도 좋으니 우리 만나요
한 줌 황토흙 헤집고 나란히 누워서 만나요

작성자박용수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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