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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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삶 속에서 생겨나고 삶 속에서 이어지며 삶 속에서 달라지기도 한다. 말이 삶을 떠날 때 그 말은 병들고 생명은 사라진다. 병든 말, 생명이 떠난 말은 인간에게 해독을 끼친다.
최근 중국연변 동북조선민족교육출판사에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담은「어원 사전」을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유래는 사라지고 뜻만 남아있는 우리 말 몇 가지를 살펴본다.
바가지를 긁다 아내가 남편에게 잔소리와 불평을 할때 쓴다. 옛날에 전염병이 돌면 그 귀신을 내쫓기 위해 상위에 바가지를 놓고 긁었다. 그 소리가 매우 시끄러웠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미역국을 먹다 본래 이 말은 취직; 자리에서 떨어졌을 때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었다. 자난 날 일제에 의해 조선군대가 강제로 해산 당해 직업을 잃게 됐을 때 그「해산(解散)」과 말소리가 같으므로「해산(解散)」때에 미역국을 먹는 풍속이 있는 것과 관련, 이 말이 나왔다. 오늘날 이 말은「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미끄러져 낙제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인다.
명태 옛날 함경도 명천에 성이「태」가라는 고기잡이가 이상한 물고기를 잡았는데 그 이름을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명천에서 잡았다고「명」자를 따고 그 고기를 잡은 사람의 성인「태」자를 따서 「명태」라고 이름을 지었다.
대구탕 물고기인 대구로 끓인 탕이란 뜻이 아니고 대구지방 사람들이 즐겨 끓이는 국을 말한다.
두만강 천(千)을 의미하는 옛말(즈믄)이 변해「두만」이 됐다. 가러래가 천개나되는 강이라하여 불린 이름.
구두쇠「굳(다)+우+쇠」로 이루어진 말로 원래는 굳은 사람이라는 뜻.
고수레 무당이 굿을 하거나 제사를 지낼 때 자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의미에서 떡이나 밥 같은 음식을 조금씩 떼 던지면서 하는 소리나 행동. 단군 때「고시」라는 사람이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주고는 그 대가로 음식을 받아먹은데서 유래했다.
거울「거꾸로」라는 뜻을 나타내는「거구루」에 어원을 두고 있다. 먼 옛날에는 흔히 냇가나 개울의 물을 거울로 삼았는데 이때 얼굴을 거꾸로 보이는 것을「거구루/거우루」라고 하였다.
강냉이「강남에서 온 것」이란 뜻으로서「강남」이란 말이 변한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주식이었던 강냉이는 17세기 후반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에 동남아시아를 거쳐 들어왔기 때문이다.
감쪽같이「아주 날쌔고 빠르게」「아무런 흔적도 없이」를 이르는 이 말은 원래「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라는 말에서 나왔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있어 누가 볼 사이도 없이 빨리 먹어치운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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