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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장애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영국 장애청소년들의 생생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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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날리 샤․마크 프리슬리 지음 | 이지수 옮김|그린비 | 1만3천 원

장애와 함께 청소년기를 보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엄마는 내가 완전히 앉아 있는 사진이 아니라면, 학교에서 찍은 사진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앉아 있기만 하면, 내 장애를 드러낼 만한 표시가 나지 않았으니까.” (1940년대생)

“우리 엄마는, 나를 시설에 보낸 후 나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또 다시 아이를 낳으라는 이야기를 전문의에게서 직접 들었다.” (1960년대생)

“학교의 물리적 환경은 휠체어 접근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사람을 볼 때 장애를 먼저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전혀 도드라져 보이지 않았다.” (1980년대생)

이 책은 1940년대, 1960년대, 198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기를 거친 장애인 50여 명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주제별(의료 제도, 교육 제도, 고용 제도 등)로 정리했다. 영국의 장애인정책이 처음 형성된 1940년대부터 장애인 인권이 강조되는 오늘날까지, 변화하는 제도 속에 살아가는 영국 장애청소년의 삶을 기록한 것.

이로써 장애청소년의 삶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포착한다. 아울러 장애청소년에게 어떤 장치가 억압으로 작용했는지, 어떤 정책이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와 공공 정책은 진보해 가는가? 현재를 살아가는 장애인들은 앞선 세대에 비해 나은 삶을 살고 있는가? 이 같은 질문과 함께, 장애 당사자의 시선으로 직접 장애인정책을 고찰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영국은 일찍이 ‘장애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관점 하에 장애학을 태동시키고 장애인정책을 발달시켜 온 나라다. 그런 영국 사회의 여러 정책들이 장애인의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비판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하나의 의미있는 사료가 될 것이다.

 

작성자박소란 기자  noisepark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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