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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컬링 대표팀, 값진 은메달

열악한 환경서 투지로 일궈낸 쾌거...결승 생중계에 국민들도 함께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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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010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 휠체어컬링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선수단이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서튼플레이스호텔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아랫줄 오른쪽부터 김명진, 조양현, 김학성, 박길우, 강미숙 선수, 윗줄 왼쪽부터 김우성 선수단장, 김우택 감독, 양세영 코치, 이성섭 트레이너.
2010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구기종목에서는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각) 밴쿠버 패럴림픽 센터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의 캐나다와 맞붙어 접전을 벌인 끝에 7-8로 분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후 한국 대표팀 김우택 감독은 “예상보다 우리 친구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며 “오늘이 3월 20일(현지시각)인데, 우리나라 처음으로 동계 올림픽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메달 기대권 밖이었던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예선리그에서 강호 스웨덴, 일본, 영국 등을 상대로 6승 3패의 성적으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특히 미국과 치른 준결승전에서는 1엔드에 대거 3점을 내줄 위기에 놓였으나 마지막 투석에서 김학성의 절묘한 플레이로 2점 실점하는데 그쳤으며, 이후 점수 차를 벌리며 6-5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010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이 열린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패럴림픽 센터에서 벌어진 휠체어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김학성(오른쪽부터), 김명진, 조양현, 강미숙, 박길우가 손흔들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010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이 열린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패럴림픽 센터에서 벌어진 휠체어컬링 결승 한국-캐나다전에서 슈터 김학성과 강미숙, 조양현이 스톤의 방향을 바라보며 손짓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010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이 열린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패럴림픽 센터에서 벌어진 휠체어컬링 결승 한국-캐나다전에서 슈터 김학성이 조양현의 도움을 받으며 신중하게 스톤을 밀어던지고 있다. 무에서 유를 이룬 휠체어컬링 대표팀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에서 1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22위를 목표로 삼았던 우리나라 대표팀에게 있어 휠체어 컬링 단체전에서의 은메달 획득은 그 어느 때보다 값진 메달이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지난 2006년 세계 8위를 기록해 토리노장애인동계올림픽 참가권을 얻는 듯 했으나 주최국인 이탈리아가 자동 출전함으로써 무산됐다. 그러나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2008년 스위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번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 참가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은메달 획득은 대표팀 선수들의 투지가 낳은 산물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에는 태릉선수촌을 비롯해 5개의 컬링장이 있으나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도 이천의 장애인종합훈련원 수영장 바닥에 냉각장치를 설치해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김우성 단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메달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본인들의 투지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해외 전지훈련만 해서는 이런 영광이 올 것인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영광도 찾아올 것.”이라며 훈련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실업팀 문제 등을 지적했다.

    ▲ 트위터에 올라온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에 대한 격려메시지들. 장애인동계올림픽 사상 처음 생중계 편성

밴쿠버올림픽 독점 중계 등으로 뭇매를 맞았던 SBS는 장애인동계올림픽 개회식은 생중계로 편성했으나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하이라이트로만 편집해 낮 시간에 소개했으며, 스포츠 뉴스 시간에서조차 관심받지 못했다.

그러나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자 폐회식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드디어 결승 경기를 생중계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에는 휠체어컬링 대표팀을 응원하는 글들이 쏟아졌으며, 경기를 마친 후 은메달을 확정짓자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는 축하의 글이 쇄도했다.

공중파를 통해 경기를 시청했다는 이태준(32)씨는 “시청률이 안 나오기 때문에 생중계를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한국 대표팀의 활약상을 중계권자를 비롯한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소개하지 않기 때문에 몰라서 그렇지 국민들의 관심은 올림픽때나 다르지 않다고.”고 꼬집었다.

이어 “언론매체들도 ‘장애극복’의 장으로만 장애인올림픽을 소개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열심히 선전하는 모습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무게를 두고 취재하고 보도한다면 대표선수들이 더 많은 힘을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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