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이화숙 선수 "마인드컨트롤로 위기 극복" > 문화


양궁 이화숙 선수 "마인드컨트롤로 위기 극복"

박용석 감독 "오늘 영광은 이 선수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실업팀 생기면 더욱 좋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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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개인 리커브 ST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이화숙 선수와 김제천 코치, 박용석 감독 ⓒ대한장애인체육회
금메달 획득한 소감은?

이화숙 선수(이하 이) : 대단히 기쁘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몇 번째 금메달인가?

이 : 세계선수권이나 전국체전에서 딴 금메달 개수는 많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처음이다.

결승전에서 중국선수에게 큰 점수 차이로 이겼다. 부담도 많았을 텐데

이 : 첫 게임도 중국 선수와의 경기였다. 극성스러운 관중석의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아 실수를 조금 했다. 경기에 집중 하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고, 그 결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남자 선수들은 전원 탈락했다. 자존심을 세워야 된다는 부담은 없었나

이 : 12명의 선수가 개인전에 출전했는데 이상하게 아깝게 지거나 불운하게 패한 선수들이 많았다. 분위기를 내가 살려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내가 부담을 가지면 안될 것 같아서 욕심을 버리고, 내가 해야할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했더니 외적인 소음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박용석 감독에게) 이화숙 선수를 위해 차로 픽업하고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데려다 주는 등, 오늘날의 이화숙을 만든 장본인인데?

박용석 감독(이하 박) : 남자선수들이 어제 전원 탈락했을 때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화숙 선수가 금메달을 따줘서 기쁘다. 내가 이화숙 선수를 위해 한 일이라고는 처음 양궁에 입문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것 밖에 없다. 기술적인 것 보다는 장애인들이 운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줬을 뿐이다.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이화숙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경기 전 망원경에 글귀를 적는다고 들었다.

이 : 이미지트레이닝의 차원으로 마음 가짐을 적어둔다. 16강 때 ‘나를 믿자’, 8강 때엔 ‘욕심을 벌리자’라고 적어뒀다

이번 대회 최대 라이벌이 자기 자신이라고 했는데. 본인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이 : 베이징에 오기 전에는 내 자신에게 너무 모자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그렇게 이야기 했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 이젠 나를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

모든 종목의 감독들이 실업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박용석 감독도 실업팀에 대한 견해가 있을텐데

박 : 장애인 체육이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종목별로 실업팀을 운영함으로서, 대표선수들이 꾸준한 대회참가 훈련의 기회를 줘야 한다. 실질적 부족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진짜 운동만 하고 싶어하는 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기회를 줘야 한다. 생계 때문에 그렇게 못되고 있는데 그것이 장애인 체육의 숙제다. 실업팀이 생기면 기록향상이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양궁 배우게 된 계기는?

이 : 처음에 재활 삼아 시작했다. 회관에서 양궁교실이 열렸을 때 회장님(박용석 감독·현 아시아장애인양궁연맹 회장)이 오셨다. 내가 욕심이 생겨서 보훈병원에서 운동한다는 회장님을 찾아가 매일매일 하고 싶다고 부탁했고, 흔쾌히 승낙해줬다. 이후에 어려울 때마다 항상 옆에서 나를 도와줬다. 시합 때 내게 부담이 되기 싫었는지 회장님은 못 오셨다. 처음 시작하면서 스승님이시거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도움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 같다. 

 전국체전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웠는데, 기록 욕심은 없었나

이 : 목표점수는 정하지 않았다. 보통 보면 열심히 한 결과가 세계신으로 이어지곤 했다. 메달 따는 재미만큼 기록을 깨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그런데 감독님은 기록을 의식하지 못하게끔 기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고, 자연스럽게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었다.

단체전에서의 각오는

박 : 개인전은 모두 마무리 됐고, 15일 9시반 부터 단체전이 시작된다. 조편성 결과 남자 조1위, 여자 조2위로 대진 상으로는 별 무리없이 메달권 근접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단체전 위해서 오늘도 필드에서 열심히 연습했다. 남녀 모두 좋은 결과 기대해달라.

42세다. 다음 올림픽은?

이 : 나이가 있다 보니 ‘계속 할까말까’라는 생각 하곤 하는데, 운동을 하면 할수록 매력적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마인드 컨트롤, 경기운영 등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음 대회, 그 이후 대회까지 더 발전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도전하고 싶다.

(박용석 감독에게) 남자팀의 집단적인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 : 훈련량이 예년보다 많았고 기록도 향상된 상태로 왔다. 그러나 경기장이 분위기가 의외의 결과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15명의 관중 속에서 경기하다가, 많은 관중 앞에서 서다보니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유럽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기록 향상의 속도가 우리나라보다 유럽이 훨신 빠르다. 특히 남자 종목이 그랬다.

이젠 대표팀을 이끌 젊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인위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할 생각은 없지만 좋은 기록 가진 젊은 선수들 나와야 대한민국 양궁이 정상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하던 만큼 했는데, 다른 나라 선수들이 너무 잘했다.

아들이 있는데 합숙기간 동아 떨어져 지냈다고 들었다. 경기 후 아들한테 전화했나?

이 : 통화 했다. 마음이 아프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다. 선수단에는 코치, 트레이너 외에 선수만 13명이다. 장비들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다들 힘들어 한다. 가끔 남편한테 전화해서 저녁에 자장면 시켜먹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너무 안타까웠다.

마인드 컨트롤에 힘썼다고 하는데, 중국 관객들의 태도가 거슬리지 않았나

이 : 활에 집중하다 보니까 관중들의 반응은 듣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그들이 나의 경기를 방해하려 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내가 하던 대로 했다. 금메달 까지 두번의 고비가 있었다. 슛오프 때 7점밖에 못 쐈는데 상대가 6점을 기록했을 때는 지옥에서 빠져 나온 기분이었다. 두 번의 위기는 마인드 컨트롤 통해서 잘 극복한 것 같다.

작성자대한장애인체육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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