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일, 독자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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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관찬 기자 ⊙ 사진. 천막사진관
월간 <함께걸음> 2020년 8월호 독자 모니터링은 남지현 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도 <함께걸음> 독자 모니터링에 참여해 보고 싶으신 분은 박관찬 기자에게 연락 주세요. 박관찬 기자 : cowalk1004@daum.net
↑ 독자 모니터링에 함께한 남지현 씨
박관찬(아래 박) : 어떤 계기로 <함께걸음> 독자 모니터링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남지현(아래 남) : <함께걸음>을 읽고 든 저의 생각과 느낌을,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함께걸음> 독자 모니터링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박 : 이번 <함께걸음> 8월호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남 : 표지에서부터 ‘장애등급제가 정말 폐지되었는가’ 질문이 나왔는데, 공감이 가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표지부터 강렬하게 와 닿았어요.
박 : 남지현 님은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남 : 찬성이나 반대라는 의견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장애등급에 따라 서비스의 제공 정도가 달라진다는 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등급’에 따라 욕구가 다른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잖아요. 그래서 개개인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애등급제 폐지라는 변화를 시도한다는 건 좋은데,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없으니까 체감되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박 : 이번 8월호 첫 번째 기사가 차별금지법에 관한 내용인데,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남 : 저는 이런 법이 당연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이나 개신교 쪽의 반발이 아쉬워요. 그래서 만약 이 법이 발의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읽었어요.
박 :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연재’에서는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이 주제였는데요. 이 기사는 어떠셨나요?
남 : 박 기자님의 감정이 담긴 것 같아요. 포항시가 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중증장애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를 24시간 보장해준다고 해서 희망을 안고 취재하러 가셨을 텐데, 기대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실망하신 게 기사에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저도 이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는 생존권과 직결될 수 있는데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아쉬웠어요.
박 : 8월호부터 ‘국가별로 본 CRPD 선택의정서 활용 사례’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이 기사는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남 : 우선 UN CRPD가 우리나라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연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어요. CRPD를 보면 UN은 내용을 정말 포괄적으로 정리해 놨죠. 반면 우리나라는 그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해요. 그래서 이 글을 읽으며, CRPD의 내용을 우리나라에도 많이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박 : ‘기자 칼럼’에 남지현 님 인터뷰한 내용이 나오면서 <함께걸음>에 데뷔하셨는데. (웃음)
남 : 데뷔라고 하기엔 제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부끄럽긴 한데, (웃음) 이 글을 시작으로 ‘장애인과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 좋겠어요. (장애인과 주거환경에 대한 내용이) 필요하다는 건 공감하면서도, 전문가가 없다는 이유로 덮어두는 사안이라 아쉬움이 커요.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주거환경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어요.
박 : ‘<함께걸음> 다시 보기’에는 장애인이 분신하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오죠.
남 : 이 내용은 읽으면서도 마음이 너무 아팠고,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글의 내용 중에 중증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있어서 직접 찾아봤는데, 이 글이 25년 전에 쓰여진 거잖아요. 이 글을 읽는데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의 현실과 비교해 보게 돼요. 과연 현재 중증장애인을 위한 대책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을까요? 중증장애인의 삶이 개선되었을까요? 이렇게 과거 내용을 통해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함께걸음> 다시 보기’의 취지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박 : 이번 8월호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이 있나요?
남 : 건국대학교 장애인권 동아리 ‘가날지기’에 대한 글을 인상 깊게 읽었어요. 제가 대학원에 처음 입학했을 때, 동기와 같이 대학교 내에서 장애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인해 보고 장애학생들을 인터뷰해 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경제적인 이유로 진행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실제로 실천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져서 부끄럽기도 하고, 학생들이 멋지기도 해서 기억에 남아요.
박 : 또 기억에 남는 글이 있나요?
남 : ‘만화 연재’는 워낙 내용을 쉽게 구성해서 인상 깊게 읽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당사자들의 삶을 보면서 ‘이런 상황도 겪을 수 있겠구나’, ‘이런 불편함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통해 관점이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렇게 당사자들의 삶을 보면서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박 : 저희 <함께걸음> 외부 필진 분들의 칼럼은 어땠나요?
남 : 모든 칼럼을 다 의미 있게 읽었는데, 특히 명숙 님과 제지훈 님의 칼럼이 기억에 남아요. 명숙 님의 글은 최근 일어난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서 현실성 있게 다가왔고, 권력이라는 틀 안에서는 성차별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도 일어나죠. 또 장애인 가족을 둔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읽었어요. 그리고 제지훈 님의 글은 너무 재미있었어요. 정말 내용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져서 웃으면서 읽었어요. 당사자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지훈 님의 다음 글도 너무 기대가 돼요.
박 : 좋은 말씀으로 모니터링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걸음> 독자 모니터링에 참여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남 : 제가 <함께걸음>을 처음 읽었을 때, 제 고정관념일 수도 있지만 ‘장애’에 관한 이야기만 다룰 줄 알앗어요. 그런데 포괄적인 인권이라던가, 비장애인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를 다룬 걸 보고 정말 좋은 월간지라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환경과 관점의 내용들을 한 번에 접할 수 있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함께걸음>의 독자 모니터링에 참여한 게 2020년도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은 일이 될 것 같아요.
독자 소개
남지현 님은 (주)밀리그램디자인의 연구원이며, 인천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없이 모두가 편하게 거주할 수 있는 주거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걸음> 8월호 인터뷰와 독자 모니터링을 위해 인연을 맺으면서, 준비성과 열정이 뛰어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지현 님의 연구와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거환경이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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