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장애 아동학대 의심 사건에 대한 단상 > 현재 칼럼


용인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장애 아동학대 의심 사건에 대한 단상

부실한 통합교육 운영에 예견된 사건

본문

 
 
최근 용인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장애아동 학대 의심 사건(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장애아동 학대 의심 사건으로 명명)이 주목받고 있다. 동의 없이 자녀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내용을 녹음하고 이를 토대로 정서적 학대로 신고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신고한 장애아동 부모가 사회적으로 알려진 유명인이라는 사실과 평소 장애아동의 행동, 교사의 언행, 장애아동 부모의 요구 등이 연일 보도되면서 용인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SNS에서도 각기 교사나 장애아동 부모 입장에 서서 찬반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정보나 사실 파악이 어렵고 양측의 일방적인 정보에 의존하고 있어 사건의 진실을 확인할 수 없는데도 언론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우리 사회 전반이 일희일비하고 있는 현실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분노보다 근본적인 원인 파악 필요
용인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 해당 학교에서만 일어난 이례적인 사건일까?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을 뿐 통합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와 장애아동 및 부모들 간의 크고 작은 마찰은 항상 존재했고 대부분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그동안 통합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세상에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수교사가 처한 상황, 장애아동 부모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 등...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통합교육 현장의 문제를 정리해 본다. 
 
특수교사 법적 배치기준도 이행하지 않은 정부
먼저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특수교육법은 장애아동과 교사 비율을 4:1로 규정하고 있으나 2023년 9월 기준 사립학교 4.5명, 공립학교 4.2명으로 법정 기준이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수교사는 쉬는 시간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등 사실상 노동착취를 당하는 상황이다.
 
특수교사에게만 책임 떠넘기는 학교
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장애아동 교육은 특수교사, 일반교사, 학교장 등 학교 관계자의 협력과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실은 전부 특수교사의 몫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률상 장애아동의 책임은 담임인 일반교사와 학교장이지만 장애아동을 특수교사에게 전담시키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중재를 위한 학교 관계자의 노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특수교사는 통합교육 현장에서 노동착취는 물론 다른 교사들의 협력과 지원 없이 오롯이 장애아동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리 장애아동 교육에 열정이 있는 특수교사라도 책임과 희생이 강요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인간 예의에 벗어난 낮은 인권감수성
한편 혼잣말이라도 장애아동이 듣는 상황에서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고 그 문제의 핵심을 감정조절로 인식하는 특수교사의 태도를 사실 납득하기 쉽지 않다. 사람 앞에서 그 사람을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이고 상식인데도 그렇게 인식하는 모습에 특수교사의 인권 감수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비장애아동 앞에서도 혼잣말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책으로 장애를 배우는 특수교사의 전문성
또 이번 사건에서 특수교사가 비장애인도 잘 사용하지 않는 ‘고약하다’는 글자와 해석을 가르쳤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전문가라는 특수교사에 기대하는 것은 장애아동의 인력과 특성을 이해하고 문제행동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주는 것일 텐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특수교사의 전문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특수교사 양성과정을 보면 대학 4년 기간 중 장애아동을 직접 만나는 것은 한 달간의 교생실습이 전부다. 그러나 실습조차 통합교육 현장에서 바쁜 선배 특수교사에게 실습 지도를 받기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특수교사들은 많은 시간을 책에서 장애를 배우고 학교에 배치되면서 여러 장애아동을 만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교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특수교육계의 낮은 인권 감수성과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이 결국 장애아동 부모의 불안과 불신을 가중하는 것은 아닐까?
 
양육방법을 몰라 불안과 걱정에 쌓인 장애아동 부모
비장애아동은 물론 장애아동에게 학교는 인지학습 이외에 공동생활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한 규칙과 질서를 배우는 중요한 곳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처럼 장애아동 양육방법을 몰라 불안한 부모들은 때론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나 교육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장애아동 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해 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심리지원이나 자녀 양육방법, 장애아동 행동 이해와 대처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부모교육과 필요하면 언제든 물어보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배치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특수교사와 장애아동 부모가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장애아동의 사회통합을 위해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교육의 길을 마련해야 한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2, 제3의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통합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 장기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라 생각된다.
 
 
작성자편집장 이미정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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