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의사표현의 권리’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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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온 사회가 우울과 비통함이 극에 달한 달이었다. 이로 인해 장애계의 가장 큰 행사인 4월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는 물론 각 지역에서 펼쳐지던 이벤트도 중지되었다. 장애계에서는 가장 활기차고 바쁜 4월이 침통함으로 얼룩진 한 달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올 4월은 발달장애인에게 있어서는 역사적인 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복지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 지난 4월 29일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2012년 5월 31일 제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총 7장, 44개 본칙으로 이루어져 있는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따른 특성 및 복지욕구에 적합한 지원과 권리옹호 등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해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권리를 보호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복지법의 특징 중의 하나는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법률로써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발달장애인은 원칙적으로 자신의 신체와 재산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권리, 발달장애인은 자신과 관련된 정책의 결정과정에서 자기의 견해와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비롯해 발달장애인은 자신에게 법률적·사실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여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받을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권리보장을 위해 자기결정권 보장, 성년후견제 이용 보장, 의사소통지원, 자조단체결성, 형사·사법절차상 권리보장, 발달장애인에 대한 전담조사제, 발달장애인 대상 범죄 방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권리보장을 위한 이러한 구체적인 규정은 발달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발달장애인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있어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복지서비스와 관련해서도 조기진단 및 개입, 재활 및 발달 지원, 고용 및 직업훈련 지원, 평생교육 지원, 문화·예술·여가·체육활동 등 지원, 소득보장, 거주시설·주간활동·돌봄 지원을 명시해 놓고 있으며 보호자에 대한 정보제공과 교육, 보호자에 대한 상담지원, 휴식지원 등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에 대한 지원까지 명시해 발달장애인을 둘러싼 가족의 부양부담도 덜어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이번 법률은 국가와 지방자체단체가 조기발견을 위한 지원 강구, 발달장애 완화와 기능향상을 위한 연구와 조사 지원, 발달장애인의 복지수준 향상과 그 가족의 일상적인 양육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 강구, 발달장애인의 권익옹호를 위한 필요한 지원 실시, 복지시책 홍보와 발달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개선을 명기해 놓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필요한 인력과 예산 확보에 대해서는 강제 규정이 아닌 임의 규정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이번 법률은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에 기반한 권리보장과 지원 및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발달장애인의 권리보장 및 지원을 강화하는 반면, 복지서비스 등 발달장애인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사업 등에 대한 인력과 예산에 대해서는 ‘할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어 차후 법률의 실효성을 갖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예산지원이 요구되는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규정한다고 되어 있어 향후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어떠한 내용이 담기느냐에 따라 발달장애인법이 발달장애인의 삶에 도움이 될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 마련된 발달장애인법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마련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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