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이은 2014년 TV 드라마 속 장애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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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를 보면 심심치 않게 장애인이 등장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TV속에 등장하는 장애인 이라면 다큐나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는 대중을 향한 드라마 속의 장애인 등장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SBS는 ‘원더풀 마마(2013.04.13~2013.09.22)’,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02.13~2013.04.03)’, ‘두 여자의 방(2013.08.05~2014.01.17)’, ‘상속자들(2013.10.09~2013.12.12)’, ‘잘 키운 딸 하나(2013.12.02~)’,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06.05~2013.08.01)’ 등 2013년 내내 드라마 속에 장애인이 등장 시켰으며 KBS는 ‘굿 닥터(2013.08.05.~2013.10.08)’, ‘천상여자(2014.01.06~)’ 등에서 연기자들이 장애인 역을 맞아 열연하였다.
또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애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애인이 주로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이 주를 이루었던 반면 2013년 이후 드라마에서는 청각·언어 장애를 비롯해 시각장애,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와 같은 발달장애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원더풀 마마’에서는 안내상 씨가 청각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장기남 역을, ‘상속자들’ 에서는 김미경 씨가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박희남 역을 맡았다. 또,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송혜교 씨가 시각장애를 가진 오영 역을 맡아 명연기를 펼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두 여자의 방’에서는 이휘향 씨가 의료사고로 인해 지체장애를 갖게 된 엄마 여옥선 역과 김다예 씨가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인해 7살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된 지적장애인 민은채 역을, ‘굿 닥터’에서는 주원 씨가 서번트증후군을 갖고 있는 박시온 역을 맡아 연기하였으며 ‘잘 키운 딸 하나’에서는 하재숙씨가 발달장애 중의 하나인 아스퍼거증후군을 갖고 있는 장하명 역, ‘천상여자’에서는 최재원 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서우현 역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2013년 이후 TV속 드라마의 장애인 등장은 드라마 편수의 증가뿐만 아니라 장애유형도 다양화되고 있어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는 다큐나 오락물과는 달리 15회에서 많게는 100회 이상이 방영되는 형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스토리를 통해 내용이 구성됨으로써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TV 드라마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공자로써는 이에 만족할 수만은 없다.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장애인의 다양한 모습이 전달되고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드라마를 통해 자칫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왜곡이 심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드라마를 마냥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목발을 짚은 지체장애인이나 시·청각장애인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그들의 진솔한 삶을 반영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와 같은 발달장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미흡함을 보여주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신체상의 차이가 없기에 발달장애인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어리숙함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장애가 있음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내제되어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사실 말이나 행동을 통해 어눌함을 표현하는 것 자체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가 오히려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인을 모든 면에서 ‘바보’이거나 ‘천재’로 잘못 인식하게 만들고 특정한 행동이나 말투가 마치 모든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오인되기 쉽고, 드라마에서 등장한 모든 발달장애인이 순하고 말 잘 듣는 착한 ‘천사’ 로 그려지고 있어 미화되거나 왜곡될 우려도 많다는 점이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억지스러운 말과 행동이 때론 눈에 거슬릴 때도 있다.
작가나 연출가 및 연기자가 드라마를 통해 발달장애인을 그려내고자 할 때에는 발달장애인을 왜곡하거나 미화화지 않도록 어설픈 말이나 행동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어설픈 행동의 이면과 그들을 둘러싼 가족 및 환경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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