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교육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왜? > 대학생 기자단


2006년 이후 교육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왜?

본문

“이제 우리가 교육을 찬성하는 것은 사람을 좀 더 일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일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하기위함이다. 학교를 여는 자는 감옥을 닫는다.”
V.위고 - 프랑스 시인 소설가

요즘 광주교육지원청 장애인교원 임용 과정에서 뇌병변 장애인 수험생 차별논 란이 한창 뜨겁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 은 지난 2005년에 개정된 「장애인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직재법)에 따 른 장애인의 교원임용우대정책이 시행 될 때부터 이미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2014년 현재 장애인교원이 3024명으로 2005년 당시 1327명에 비하여 거의 두 배 넘게 늘어났음에도 국가 차원은 물론이고 교육부차원의 지 역 교육청 차원에서도 공식적인 관련 매 뉴얼 한 장, 공식적인 관련 연수 한번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껏 교장 연수차 원의 장애인교원에 대한 교육이 비정기 적으로 한 두 차례 있었을 뿐이다. 심 지어 교육부는 이런 장애인교원 업무를 원래 맡아야 할 교육부 교원정책과에서 관장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도 판단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부서에서 관련 전문성을 가진 행정 인력조차 없다. 이 것은 정책이 시행된 지 10년에 이르도 록 그에 따르는 관련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비슷하게 장 애인 공무원을 뽑는 행정안전부나 서 울시만 보더라도 이미 오래전에 ‘균형 인사 지침’이나, ‘장애인 공무원 인사관 리 매뉴얼’등을 만들어 일선에 배포하 고 장애인공무원에 대한 각종 편의제공 이나 지원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교육 부는 왜 그런 형식적인 자료나 절차조차 없을까?

      ◆ 왜 당국은 유독 장애인교원 문제를 이렇게 외면해 왔을까?

2005년도부터 이 장애인교원임용우대 정책으로 앞으로 싫든 좋든 교육 현장 에서 많은 비장애인(교사, 학부모, 학 생 등)들이 장애인을 교사로서 만나게 됐다.

교육 현장에 교육대상으로서 장애인이 등장한 1977년 이후(특수교육진흥법 제정) 거의 30년 만에 생기는 큰 변화 였다. 각 학교 교무실에서, 각 지역 교육청에서 교사들이 특수교육대상자로 서의 장애인이 아닌, 동료 교사로서의 장애인을 만나는 일이 2005년부터 공 식화 된 것이다.

매년 장애인교원 임용 수를 모니터링하 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의 장애인 교원 관련 사항을 꼬박꼬박 국가보고서 로 만드는 정부가 이러한 실태를 몰랐 을 리는 만무하다. 이 장애인교원임용 우대정책이 시행되면서 각 사범대 교 대에서도 장애인특별전형을 전폭적으 로 실시하기 시작했다. 관련 연구와 용 역을 못했을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이 미 이번 임용차별문제와 장애인교원정 책을 다룬 연구 용역이 2009년 노동부 의 「교원을 중심으로 한 교육청의 장애 인고용 확대방안」 연구 용역 사업으로 구체적인 보고서가 나온 바도 있다. 교 육부가 이런 용역 보고서를 참고로 면 접의 구체적인 매뉴얼이나 지침을 만 들고 해당 교육청이 원칙과 절차를 따 랐다면 이번 광주교육청 사건처럼 ‘뇌 병변 장애는 곧 교사의 무능력’으로 평 가하는 전근대적인 일은 방지할 수 있 었을 것이다.

설사 그런 지침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교육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 법)과 장애인 인권교육을 장애인학생 과 교사들에게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 으니, 이번 광주교육 관련 면접관들처 럼 장차법의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이나 의사소통 대체 수단을 몰랐 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정말 몰랐 다고 한다면 장애인 관련 면접에 전문 성이 떨어지는 사람을 배치했으니 교육 청의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고, 그 해 당 장학사나 관리자 개인들도 의무적으 로 들어야 할 장애인인권교육시간을 제 대로 이수하지 않았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일이 비일 비재하고 서울 이나 인천, 광주 같은 큰 도시의 교육청 에서 장학사 중에 장애인과 관련한 전 공 장학사를 배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 으니 무엇을 더 말하겠는가?

이것은 단 순히 예산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촉박했 거나 ‘잘 몰라서’라는 일반적인 정책미 비와는 다른, 무엇인가 총체적인 외면 이자 전면적인 배척이다.

장차법을 만들고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했으니 이제 법률적・형식적으 로 드러내놓고 차별하거나 저항할 수 없으니 조용히 방조・방임하는 것으로 외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형 식적으로는 법을 만들고 조약에 가입했 으나 의식과 가치관은 그 형식의 그릇 에 맞도록 발전하지 못하고 여전히 과 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며 교육계가 스스로 자신들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 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계가 장애인 교원문제에 대한 성찰 과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이 미 2012년 법조계에서 최초로 시각장 애인 판사가 나왔을 때 적어도 그 당시 법무부만큼이라도 준비해야 했고 지금 껏 준비할 수 있었다. 정말 교육부가 의 식적으로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을 무 시하지 않았고, 이번 사건처럼 광주교육청이 장애를 이유로 임용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관련 사항을 일이 터지기 전에 전문 국가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에 질의라도 해야 되지 않았을까

      ◆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장애인 교원 차별과 배척

사실 교육계에서 장애인교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대한 역사는 의외로 그 뿌리가 깊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유교의 오랜 전통 때문에 교단의 권위를 훼손한다며 가벼운 장애인조차 교사에 접근할 수 없었던 6·70년대를 돌아보라. 또한, 선진산업국가 건설의 생산성 높아야할 공무원이 장애인일 수는 없다며 국가가 나서서 교대, 사범대에 ‘장애인 입학불허’라는 법적 조치까지 내리는 80년대를 넘어서 OECD에 가입한 90년대를 지나, 2001년에 와서도 ‘어떻게 한 쪽 시력이 없는 사람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는가’라며 서울교대에서 장애인학생을 입학조차 허가하지 않았고, 교사를 하다가 중간에 시각장애 시각장애인이 된(이미 교사로서 실력은 검증된) 교원조차 복직시키지 않았다. 2006년 이후에 정당하게 임용되어 몇 년 동안 교사 업무를 잘 수행해 왔어도 교육청의 인사담당 장학사가 바뀔 때마다, 학교의 관리자가 바뀔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의심받고 검증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해당 직무 전문가들이 장애인들에게 직무 수행 능력을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이유는, 요구하는 이들이 장애인에게 그런 기회를 준 적이 없을뿐더러 그런 기회를 주기 싫어하거나 기회만 주고 제대로 된 지원을 안 했기 때문이다. 이미 기득권을 가진 전문가들은 진입장벽을 높여서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하거나 경쟁자들을 쉽게 생기지 않도록 하지 않겠는가? 이미 우리는 장애인 대학생 문제에서 장애인공무원 문제에서 법조인 영역에서 똑같은 의심, 똑같은 차별, 똑같은 배척 논리를 목격한 바 있다. (다음호에 계속)

# 사건 1.

다리를 절기 때문에 불합격 시켰다

우수한 성적으로 중등교사 임용후보자 필기시험에 합격한 여성이 지체부자유라는 이유만으로 면접고사에서 낙방했다. 부산시 남구 수영동 605 金봉연양(25)은 지난 11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부산시 교위가 시행한 중등교사임용후 중등교사임용후보자 순위고사 과정에 응시, 22.5 대 1 의 경쟁률을 뚫고 필기 시험에 합격했으나 지난 9일 면접고사에서 지체부자유라는 이유로 316명 중 유일하게 낙방했다. (・・・중략・・・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다리를 약간 저는 金 양은 (・・・중략・・・ 부산시 교위 학무국장은 “교원은 모든 면에서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金양은 다리를 절고 발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합격 시켰다” / 金양은 재학중에 중학교에서 교생실습까지 무사히 마쳤는데 부산시 교위가 새삼스럽게 다리가 불편하다고 낙방시킨 것은 큰 모순이라면서 자신의 인권을 되찾기 위해 전국 60만 지체부자유자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행정소송을 제기,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1982년 12월 25일자 동아일보 / 중앙일보)

# 사건 2.

身體障碍者(신체부자유자) 안 뽑는다

- 文敎部(문교부), 신입생 모집요강지침 시달

전국 46개 사범대학(11개 교대포함) 은 대부분 내년부터 지체부자유자를 비롯한 신체장애자를 합격시키지 않고, 교직 과정이 설치된 전국 80개 일반 대학들도 이들의 교직과정이수신청을 받지 않을 방침이다. (・・・중략・・・ 이같은 방침은 문교부가 내년부터 입학 전형의 면접 기준을 대폭 강화해 각 대학에 시달한 사범계대학 신입생모집요강지침에 따른 것이다. 문교부는 이 지침에서 불합격 판정 기준을 ▲공무원채용신체검사규정에 의한 불합격 판정자▲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용모▲신체불구자▲정상체격미달자▲기타교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심신장애자등으로 정하고 이를 각 해당입학전형요강에 명시하도록 했다. (...생략)
(1982년 10월 7일자 중앙일보 )

# 사건 3.

어떻게 한 쪽 시력 없는 사람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는가

2001년 서울교대에서 한 쪽 시력이 없다는 이유로 특차에서 합격하고도 최종 탈락한 김훈태 학생(시각장애6급) 사건은 ‘양안의 시력이 0.04미만인 자’라는 규정을 눈의 합이 아닌 각각의 시력으로 해석하면서 생긴 오류였지만 서울교대 측은 끝까지 “전체교수협의회에서 공무원채용신체검사 규정을 근거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번복할 수 없다. 어떻게 한 쪽 시력 없는 사람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는가, 원근감이 떨어져 공놀이도 제대로 못할 것이다”라며 불합격의 입장을 고집했었다. 이후 법적 소송에 들어가면서 사회 여론화되자, 시급히 불합격 결정을 철회했다.(2004년 1월호, 함께걸음)

# 앞으로 장애인 교원 관련하여 기획 칼럼을 3회에 걸쳐서 연작합니다.
 

작성자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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