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여름휴가철 ‘야외활동용 보조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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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부터 시작한 여름휴가 특집 시리즈 ‘캠핑용 보조기구’에 이어 이번에는 야영장은 물론 산이나 들, 해변과 모래사장에서 여름휴가를 좀 더 거칠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휠체어 제품들을 소개하겠다.
지금까지 봐왔던 휠체어들을 세단형 승용차라고 한다면, 이번 호에 소개하는 휠체어는 산길이나 험한 들판에서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든 사륜구동 지프와 같은 휠체어다. 장애가 있기 때문에, 휠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할 수 없다’라고만 여겼던 다양한 활동들이 ‘장애가 있어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누리고 즐길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면 된다’라는 생각에서 나온 제품들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친구들을 살펴보면 탱크 같은 전동휠체어가 있다. 탱크라는 별칭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뭔가 굉장히 튼튼할 것 같은, 강하게 밀어붙이고, 못 갈 곳이 없을 것 같은 제품이다. 이 제품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전동휠체어에 바퀴 대신 다른 장치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어떤 장치가 붙어 있기에 험한 길을 달릴 수가 있을까? 바로 양쪽에 바퀴 대신 탱크나 굴착기 같은 중장비에 사용되는 캐터필러, 즉 무한궤도가 붙어 있다. 덕분에 탱크나 중장비처럼 모래사장은 물론, 진흙 길, 울퉁불퉁한 산길, 심지어 겨울에 눈길까지 바닥 조건이 어떤 곳이든 거침없이 달릴 수 있다. 10㎝ 이하의 장애물이나 턱은 모두 가뿐히 넘어서 건널 수도 있고, 생긴 모습도 작은 불도저처럼 생겨서 어디든지 헤치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다. 다른 전동휠체어들과 마찬가지로 조이스틱을 이용해서 조종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동휠체어를 운전할 수 있는 장애인이라면 충분히 독립적으로 운전해서 적극적인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 전천후 휠체어 |
▲ 해변용 휠체어 |
또 다른 휴가철 레저용 보조기구로 해변용 전동휠체어도 있다. 역시 일반적인 전동휠체어와 같은 기능을 하는 제품인데, 바퀴만 다르게 생겼다. 해변용 전동휠체어는 일반 타이어와는 다르게 두껍고, 통통한 풍선처럼 생긴 큰 타이어가 달려 있다. 모터의 힘으로 굴러가는 구동축의 바퀴가 거의 지름이 50cm에 달할 정도로 크다. 두껍고 큰 바퀴를 가지고 있어서 모래사장에서 바퀴가 빠지거나 헛돌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전기장치를 사용하는 전동휠체어이기 때문에 모래사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물속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한계가 있다.
야영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행 보조기구도 있다. 제조사에서는 어떤 지형에서도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워커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는 제품인데, 실제로는 워커라는 이름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행차라고 불리는 실버카나 롤레이터라는 제품에 가까운 모습이다. 흔히 보행차라면 다리가 조금 불편한 분들이 지팡이 대신 유모차처럼 손잡이를 잡고 밀고 다니는 바퀴 달린 보행 보조용품을 말하는데, 이 제품은 보통 보행차보다 틀이 아주 두껍고 튼튼한데다, 바퀴가 비교되지 않게 크고 튼튼하다. 손잡이를 잡고 사용자가 서게 되는 뒤쪽을 넓게 디자인했으며, 길을 개척하고 방향을 전환하는 앞쪽을 다리미의 삼각형 모양처럼 모았고, 앞바퀴는 살짝 엇갈린 두 개의 바퀴를 달아 놓아 균형도 잘 잡으면서 방향전환도 쉽게 할 수 있는 뛰어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역시 일반 보행차처럼 손잡이 부분에 자전거 브레이크와 같은 브레이크 손잡이가 달려 있고, 걸어 다니다가 힘들면 간이 의자로 활용해 앉아 쉴 수 있는 기능이나, 수납할 수 있는 지퍼가 많이 달린 가방이 있어서 소지품을 넣고 다니기에 편리한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또 바퀴를 분리하지 않고 접어서 보관이나 이동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레저문화에서도 장애인의 참여를 더 많이 고민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소개된 제품이지만, 최근 빠르게 확산하는 국내 캠핑 문화 속에서 이러한 제품들도 함께 보급될 수 있는 시절이 곧 오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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